우크라 “겨울 전력난 감당 못하니 귀국하지 마라”
난민 귀국 땐 ‘에너지 부족’
내년 봄까지 귀환 연기 촉구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첫 겨울이 다가오고 있다.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내 전력 시설을 집중적으로 공격하면서 시민들이 겨울철을 나는 데 필요한 에너지가 부족해질 우려가 커지고 있다.
BBC에 따르면 이리나 베레슈크 우크라이나 부총리는 25일(현지시간) TV 연설에서 외국에 거주 중인 자국 난민들이 귀국하려면 내년 봄까지 기다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들이 올겨울 돌아온다면 러시아군의 공격으로 이미 위태로운 전력 시설이 버티지 못할 것이란 이유에서였다. 그는 “지금 돌아오는 것은 자신과 자녀 그리고 힘없는 친척들까지 위험에 빠뜨리는 행위”라 말했다.
유엔난민기구는 지난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로 약 770만명이 유럽 전역으로 피란을 간 것으로 추정한다. 우크라이나 인구 4400만명 중 약 20%가 유럽으로 빠져나간 셈이다.
러시아군은 지난 8일 크름대교(케르치해협대교) 폭발사건 이후로 우크라이나 내 전력·수도 등 기반시설을 겨냥한 보복 공습을 이어가고 있다. 우크라이나 당국에 따르면 지난 10일부터 러시아군이 공격한 전력 시설은 약 300개로, 우크라이나 전력 체계의 40%가 심각하게 손상됐다. 헤르만 할루센코 우크라이나 에너지부 장관은 국민에게 전력 사용을 최소 20%씩 줄여달라고 부탁하기도 했다.
우크라이나에선 러시아군이 남부 헤르손 지역의 주요 수력발전소를 폭파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현재 점령 중인 헤르손을 빼앗길 경우 자존심에 상처를 입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상류에 있는 댐을 폭파해 도시를 물바다로 만들어버릴 수도 있다는 것이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지난 21일 “러시아군이 카호우카 댐을 파괴하면 자포리자 원전 냉각수가 부족해지고, 수십만명이 홍수 피해를 입을 것”이라 경고했다. 이에 러시아 측은 오히려 우크라이나군이 댐을 미사일로 공격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우크라이나가 책임을 뒤집어씌우려 한다고 주장했다.
김혜리 기자 harr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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