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은 우리 손으로 지켜요” 골목 치안 3색 아이디어[현장에서]
중고거래 안전지대 설치 등
3개팀, 맞춤형 치안모델 경쟁
지난 25일 부산 남구 대연동. 경성대 법학과 김수경·김보경·김현경씨와 동의대 경찰행정학과 박은혜씨는 두 달째 매일같이 골목골목을 훑고 다니고 있다. 치안상 문제가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서다. 술에 취해 주저앉아 있거나 쓰러진 사람, 고장 난 가로등, 방치된 쓰레기, 담배 피우는 청소년 등이 있는 곳을 기록지에 남겼다.
고교 동창인 네 사람은 올해 초 부산자치경찰위원회가 추진하는 치안리빙랩 사업에 도전장을 던졌다. 치안리빙랩은 시민이 참여해 맞춤형 치안모델을 발굴하는 사업이다. 네 사람은 대연동 일대 치안상 문제점을 찾아내고 이를 많은 사람이 공유할 수 있는 앱을 개발하겠다는 계획서를 제출했고, 1차 심사에 합격했다.
이들은 “올해 졸업반인데 졸업하기 전에 지역사회에 도움이 되고, 추억도 남길 수 있는 일을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막연한 앱 개발’에서 ‘누구나 확인·이용할 수 있고 자료까지 올릴 수 있는’ 앱을 만들기로 했다. 8월 말 2차 심사에서 우수팀으로 선정됐고, 이후 본격적인 현장 실험에 나서고 있다. 현재는 위치확인시스템(GPS) 기능을 탑재해 치안 취약지역에서 작동하는지 실험 중이다.
경찰관으로 구성된 ‘기억해’팀도 치안리빙랩에 참여하고 있다. 부산 북부경찰서 생활안전과 소속 조혜연 경감, 곽경문 경위, 김지수·양철수·안태윤 경사 등이다. 이들은 중고품 거래 피해 사례가 증가하고 있는 점에 주목했다.
기억해팀은 경찰서 출입문 옆 게시판을 ‘중고거래 안전지대’로 꾸미기로 하고, 산뜻하고 안전함이 느껴지는 장소로 탈바꿈시켰다. 손과 손을 맞대고 사고판다는 의미의 ‘4GO8GO’라는 로고도 만들었다. 이 과정에서 육아카페 회원, 대학교수 등이 참여하는 회의를 9차례 개최하며 의견을 수렴했다.
부산진구청 주무관, 도로교통공단 대리, 경찰서 반장 등 3명으로 구성된 ‘그린로드대장정’팀은 최근 부산진구 양정초등학교 앞 어린이보호구역의 보도와 차도 경계선에 초록색을 입혔다. 운전자가 보호구역의 시·종점부에서는 보호구역을 쉽게 인지하지만, 중간지점에서 진입할 경우 보호구역이란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잦다는 점에서 착안했다.
부산자치경찰위원회는 3개팀의 사업을 보다 구체화하고 현장 실험을 거친 뒤 효과 및 만족도를 분석해 12월 중순 결과를 발표하고, 치안 정책으로 적용할지를 결정한다.
권기정 기자 kwo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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