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그룹 조선 3사 노조 모두 파업 가결

현대중공업·현대미포조선·현대삼호중공업 노조
26일 각각 쟁의행위 투표에서 가결
현대중 노조 "조선업 초호황이지만 여전한 저임금이 배경"

현대중공업 노조의 쟁의행위 찬반투표 개표가 26일 오후 진행되고 있다. 이날 현대중공업그룹 조선 3사 노조 모두 동시에 파업을 가결했다. /사진=현대중공업 노동조합 제공

【파이낸셜뉴스 울산=최수상 기자】 올해 임단협에서 난항을 겪어 온 현대중공업그룹 조선 3사(현대중공업·현대미포조선·현대삼호중공업) 노조가 동시에 파업을 가결했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26일 쟁의행위(파업) 찬반투표 결과, 전체 조합원 7776명 중 5224명(67.2%)이 투표에 참가, 이중 4912명(재적 대비 63.2%)이 찬성했다고 밝혔다.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에는 현대일렉트릭, 현대건설기계 노조도 포함돼 있다.

현대미포조선 노조는 재적 대비 71.9%, 현대삼호중공업 노조는 재적 대비 73.8%가 파업에 찬성표를 던졌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개표 후 보도자료를 내고 파업 찬성 배경에는 조합원들의 어려운 삶이 있다고 설명했다.

노조는 "모든 언론이 대한민국 조선업이 초호황을 맞이해 일감이 넘친다는 칭찬 일색이지만 정작 조선소 현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은 여전히 저임금을 벗어나기 위해 장시간 노동을 해야 가족들을 부양할 수 있는 현실에 분노하고 그 분노가 이번 쟁의 찬성표로 나타난 것이다"라고 밝혔다.

3사 노조는 이번에 처음으로 파업 찬반투표 일정을 맞춰 지난 24일부터 사흘간 동시에 투표를 진행했다.

이들 노조 집행부는 향후 정책회의를 열고 공동 파업 여부와 일정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3사 노조가 파업 투표를 함께 진행하고, 공동 파업을 일정을 논의하는 것은 회사를 넘어 그룹사를 압박하려는 의도로 분석된다.

이들 노사는 모두 올해 임금 및 단체협상 교섭에서 별다른 진전이 없는 상황이다.

노조는 공동 요구안으로 기본급 14만2300원(호봉승급분 제외) 인상, 임금피크제 폐지, 노동이사제 조합 추천권 도입, 교육비 지원 현실화, 사회연대기금 10억원 출연 등을 요구했다.

이들 노조 대표는 27일 울산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향후 투쟁 방향 등을 밝힐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