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업·5대그룹마저…'레고랜드 사태'로 초유의 돈맥경화

김도훈 기자 2022. 10. 26.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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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강원도의 레고랜드 사태가 초유의 '돈맥경화'로 번지고 있습니다. 초우량기업조차 돈을 구하기가 어렵습니다. 최문순 전 지사 때 레고랜드를 개발한 회사의 빚보증을 섰는데, 새로 취임한 김진태 지사가 빚을 못 갚겠다고 한 게 발단입니다. 지방정부도 이러면 다른 채권은 어떻게 믿냐는 이런 불안감이 큽니다. 채권시장이 사실상 마비됐습니다. 이제는 신용등급이 가장 좋은 공기업이나 5대그룹조차 자금을 구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레고랜드 사태의 파장을 먼저 살펴보고, 김진태 지사의 발언을 팩트체크하겠습니다.

김도훈 기자입니다.

[기자]

레고랜드 사태의 후폭풍은 갈수록 커지고 있습니다.

기업들이 단기자금을 조달하는 기업어음 금리는 오늘 채권시장에서 4.51%로 급등해 한달 전 3.22%에서 1%p 넘게 올랐습니다.

4%를 넘어선 건 금융위기 때인 2009년 이후 13년만에 처음입니다.

이렇다보니 신용등급이 좋은 공기업과 대기업도 회사채 판매에 어려움을 겪습니다.

신용등급 AA인 LG유플러스는 최근 회사채 1500억원 가량을 발행했지만, 기관투자자 수요예측에서 주문량을 1000억원도 채우지 못해 남은 500억원 어치를 주관사가 떠안아야 했습니다.

신용등급 AA인 LG유플러스 회사채에서 수요 미달은 창사 이래 처음입니다.

한국전력처럼 신용등급이 AAA급인 공기업 공사채도 유찰되는 사태가 반복됩니다.

한국가스공사와 한국수력원자력도 안팔리긴 마찬가지입니다.

[홍성기/나이스신용평가 실장 : 채권시장에서 우량한 신용등급의 채권 발행도 여의치 않은 상황이 발생했습니다. 자금 조달이 쉽지 않은 상황은 다소 이례적인 것 같은데요. 단기적으로 회복은 쉽지 않은 것 같고, 앞으로 좀 더 두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투자자를 찾기 어렵다보니 회사채를 발행할 땐 이자를 평소보다 더 많이 줘야 합니다.

실제 베터리 업체 SK온은 투자유치금 조달에 어려움이 예상되자 이자율을 연 5.5%에서 7.5%로 크게 올렸습니다.

당장 자금을 조달하더라도 기업 입장에선 나중에 갚아야 할 이자 부담이 커지는 셈입니다.

중소, 중견기업의 상황은 더 심각합니다.

회사채 발행은 꿈도 못꾸고 은행 문턱도 넘지 못해 도산을 걱정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습니다.

(영상디자인 : 유정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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