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지·주꾸미·오징어 먹고 마비된다?

권대익 2022. 10. 26. 1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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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우린(Taurine)은 아미노산 일종으로 낙지ㆍ주꾸미ㆍ오징어 같은 해산물에 많이 포함돼 있다.

연구팀에 따르면 정맥 울혈성 척수 병증 환자가 주꾸미ㆍ낙지ㆍ오징어 등 타우린이 많이 함유된 음식을 먹었을 때 제대로 걷지 못할 정도로 심각한 마비 증상이 왔다.

이미 질환에서 회복된 환자들은 타우린이 들어간 음식을 먹어도 더 이상 마비 증상이 나타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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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맥 울혈성 척수 병증 의심해야
게티이미지뱅크

타우린(Taurine)은 아미노산 일종으로 낙지ㆍ주꾸미ㆍ오징어 같은 해산물에 많이 포함돼 있다. 원기를 회복하는 효과가 있어 자양 강장 드링크 제품에도 활용된다.

이런 가운데 희소 뇌혈관 질환의 하나인 ‘척추 동정맥 기형(Spinal Arteriovenous Malformation)’으로 인해 발생하는 ‘정맥 울혈성 척수 병증(Venous Congestive Myelopathy)’ 환자의 마비 증상 악화가 타우린과 관련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서대철 강남베드로병원 신경중재의학과 임상과장 연구팀은 이 같은 연구 결과를 내놓고 관련 논문을 대한신경중재치료의학회지(Neurointervention)에 게재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정맥 울혈성 척수 병증 환자가 주꾸미ㆍ낙지ㆍ오징어 등 타우린이 많이 함유된 음식을 먹었을 때 제대로 걷지 못할 정도로 심각한 마비 증상이 왔다.

연구팀은 이런 현상이 타우린 섭취와 관련 있음을 증명하기 위해 해당 질환에서 회복된 환자들에게도 타우린이 함유된 음식물을 섭취하도록 했다.

이미 질환에서 회복된 환자들은 타우린이 들어간 음식을 먹어도 더 이상 마비 증상이 나타나지 않았다.

서대철 임상과장은 “정맥 울혈성 척수 병증 환자가 타우린이 함유되는 음식을 먹었을 때 증상이 악화된다면 치료한 뒤 완전히 회복될 때까지 해당 음식물을 섭취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척수 병증은 척추 손상 및 감염 등 여러 가지 원인에 의해 발생할 수 있다. 특히 정맥 울혈성 척수 병증은 동맥과 정맥의 비정상적인 교통으로 인한 동정맥 션트(Arteriovenous Shunt)가 정맥 압력을 높이면서 척수 신경세포의 주위 환경에 악영향을 끼쳐 발현된다. 감각이 점점 없어지고 걷기 힘들어지는데 증상이 악화하면 대소변도 제대로 눌 수 없게 된다.

또한 정맥 울혈성 척수 병증은 여러 척추 동정맥 기형 가운데에서 특히 척추 경막 동정맥루(Spinal Dural Arteriovenous Fistula)에 의해 잘 발생한다.

척추 경막 동정맥루는 희귀 척추 혈관 기형 질환 가운데 가장 많이 발생한다. 경막(Dura)에서 동정맥 션트가 발생하면 정맥 혈류가 척추강 밖으로 배출되지 않고 척수 정맥(Medullary Vein)을 통해 역류한다.

이에 따라 정맥 압력이 상승하면서 ‘뇌혈관 장벽(Blood Brain BarrierㆍBBB)’이 손상되는데 그 결과로 발생하는 것이 바로 정맥 울혈성 척수 병증이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dkw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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