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대선자금 이어 2014년 '李측근 뇌물죄' 겨냥
유동규 등 김용·정진상에
1억5천만원 제공 진술 확보
검찰, 뇌물죄로 수사할 듯
내달 구속만료 남욱·김만배
유동규처럼 석방 가능성
檢, 대장동팀 800억 동결 청구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관련 '불법 대선자금' 의혹으로 확대된 '대장동·위례신도시 개발 의혹' 수사가 2014년의 뇌물죄 수사로 번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과 '천화동인 4호' 소유주 남욱 변호사가 최근 검찰에 "2014년 지방선거 전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 측근에게 총 1억5000만원을 줬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지면서다. 검찰은 이와 함께 '대장동 일당'이 지난해 대선을 앞두고 이 대표 측근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에게 8억4700만원을 줬다는 정치자금법 위반 의혹을 수사하고 있다.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3부(부장검사 강백신)는 2014년 '대장동 일당'이 김 부원장과 정진상 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에게 각각 건넸다고 하는 1억원과 5000만원의 행방에 대해 수사하고 있다. 특히 검찰은 해당 자금이 대장동 사업 5개 블록에 대해 분양대행을 한 분양대행업체 대표 이 모씨가 남 변호사에게 준 돈의 일부라는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 분양대행업자가 민간 부동산 개발업자에게 분양대행 사업 수주를 위해 뒷돈을 주고, 이를 다시 부동산 개발업자가 지방선거를 앞두고 대장동 등 인허가권자인 성남시장 재선 출마자 측근에게 전달했다는 의혹이다.
해당 의혹에 대해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죄를 적용할 경우 공소시효(10년)가 아직 남아 있다고 볼 수 있다. 돈을 받은 것으로 지목된 김 부원장은 당시 성남시의원이었다.
앞서 검찰은 지난해 11월께 대장동 사업 관계자에게서 "2014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이씨가 남 변호사에게 12억원가량을 전달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이씨가 대표로 있는 분양대행업체는 2014년 위례신도시 개발사업(A2-8블록) 분양대행을 맡았고 이후 화천대유자산관리가 시행을 맡은 대장동 5개 블록 아파트 분양대행을 모두 맡았다. 이씨는 국정농단 사건을 맡은 박영수 전 특별검사의 인척이다. 검찰은 지난 19일 김 부원장을 체포하고 이틀 뒤 구속한 뒤 그를 수시로 불러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한다. 김 부원장의 구속수사 기간은 최대 다음달 7일까지다.
법조계에서는 남 변호사와 김만배 씨의 석방 여부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남 변호사와 김씨의 구속 기간은 다음달 21일과 25일 각각 만료될 예정이다. 지난 20일 구속 1년 만에 석방된 유 전 본부장처럼 이들도 석방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김씨는 대장동 사건으로만 재판을 받고 있는 만큼 석방 가능성이 크다.
유 전 본부장은 지난해 10월 특가법상 뇌물죄, 같은 해 11월 특가법상 배임죄로 구속기소된 뒤 올해 5월 석방을 앞두고 추가 구속영장이 발부돼 1년간 구속된 상태였다가 지난 20일 석방됐다. 검찰은 위례신도시 개발 의혹과 관련해 유 전 본부장을 추가 기소하며 대장동 사건과 재판을 병합해 달라고 법원에 신청했지만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고, 그 결과 유 전 본부장은 석방된다. 이를 두고 민주당을 중심으로 '검찰이 불법 대선자금 진술을 받는 대신 유 전 본부장을 석방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돼왔다. 이 같은 의혹을 갖고 있는 이들은 최근 남 변호사가 불법 대선자금 의혹과 관련해 검찰 수사에 협조적인 만큼 검찰이 그를 석방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수사팀은 지난달 초 남 변호사와 김씨 등 '대장동 일당'에 대해 800억원의 자산을 동결시켜 달라는 '몰수 추징 보전'을 청구했다. 이들이 대장동·위례신도시 개발 사업에 있어서 유 전 본부장과 짜고 사업 정보를 미리 빼돌린 만큼 해당 수익이 범죄수익이라는 취지다.
한편 '50억원 클럽' 의혹으로 재판을 받고 있는 곽상도 전 의원은 "(대장동 사건이) 이제 세월이 흐르니까 이재명 게이트인 게 드러나지 않느냐"고 말했다. 곽 전 의원은 이날 서울중앙지법에서 특가법상 뇌물죄 혐의와 관련해 재판에 출석한 뒤 휴정 시간에 기자들과 만나 '이재명 불법 대선자금' 의혹에 대해 "흥미롭게 보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윤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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