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여친 가족까지 괴롭힌 스토커, 검사가 참교육 시켰다

안정훈 2022. 10. 26.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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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기 형사부 우수검사 선정
서울중앙지검 정정욱 검사
접근금지 조치 아랑곳없이
피해자 가족까지 폭행한 스토커
그래도 법원은 두차례 영장 기각
치밀 보완수사로 끝내 구속시켜
지난 5월 20대 남성 A씨는 여자친구 B씨에게 "헤어지자"는 말을 듣자 수차례 문자메시지를 보내거나 전화를 하고 자택 등에 찾아가는 등 스토킹 행위를 벌였다. 이에 법원은 같은 달 A씨에게 B씨에 대한 접근금지 잠정조치를 내렸으나 A씨는 이마저 어기고 여자친구의 집에 찾아갔다. 그는 접근을 만류하던 B씨의 모친을 때리고, 신고하려던 B씨에게도 상해를 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5월과 7월 두 차례에 걸쳐 A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나 법원은 이를 모두 기각했다. 법의 보호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틈을 타 A씨는 지난 9월까지 B씨에게 문자를 보내고 전화 통화를 시도했으며 B씨가 있는 곳에 직접 찾아가 신변을 위협하기도 했다. 그러던 중 법원이 설정한 접근금지 잠정조치 기간도 만료돼 B씨가 범죄에 노출될 가능성은 더욱 높아졌다.

4개월간 지속된 A씨의 스토킹 행위를 종결지은 건 당시 사건을 경찰로부터 송치받은 정정욱 서울중앙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 검사(사법연수원 39기·사진)였다. 정 검사는 사건 송치 이후 A씨의 휴대전화를 압수해 위치정보 등을 분석하고 현장 CCTV 확인 등을 바탕으로 A씨가 입건된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스토킹 행위를 저지르고 있다는 사실을 파악했다. 정 검사는 수사 결과를 기반으로 스토킹처벌법 위반과 상해, 보복폭행 혐의를 적용해 세 번째 구속영장을 청구했고 법원의 영장 발부 끝에 A씨를 구속할 수 있었다. '2전3기' 끝에 이뤄진 구속 성과였다.

정 검사는 이러한 업무 성과 등에 힘입어 대검찰청이 선정하는 '2022년 3분기 형사부 우수 검사'로 발탁됐다. 대검은 정 검사에 대해 "12년8개월 동안 경험과 실력을 바탕으로 다수의 주요 사건들에 대한 실체를 밝혀 엄정하게 처리하고, 피해자를 두텁게 보호하는 등 성심을 다해 본연의 업무를 충실하게 수행했다"며 "특히 사건을 끝까지 책임지는 의지와 성실성이 높은 검사"라고 설명했다.

정 검사는 지난해에도 구속영장이 기각된 피의자에 대한 끈질긴 수사를 통해 기소에 성공한 바 있다. 가해자는 2020년 12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알게 된 13세 미만 아동을 2회 성폭행하고 수회 성착취 영상물을 제작한 혐의를 받았으나 법원은 여러 이유로 그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이후 이를 송치받은 정 검사는 포렌식 자료 추가 분석, 가해자와 아동 간 SNS 대화 내역, 통신기지국 내역 확인 등을 거쳐 피의자의 혐의에 대한 추가 증거를 확보했다. 정 검사는 이를 근거로 재차 구속영장을 청구한 끝에 피의자를 기소하는 데 성공했다.

2017년부터 2020년까지 4년간 서울 강남에 소재한 7층 건물 전체를 안마시술소로 가장한 성매매 업소로 운영하며 100억원 상당의 수익을 취득한 '기업형 성매매 알선' 사건을 적발한 것도 정 검사다. 정 검사는 관련 피의자들이 불구속으로 송치된 사건을 맡아 영업장부·디지털 포렌식 자료 분석, 업소 운영 관련 거래 내역 추적 등의 보완 수사를 바탕으로 이들이 조직적 광고 활동을 통해 기업형 성매매 업소를 운영하며 100억원이 넘는 수익을 거둔 사실을 밝혀냈다. 그 결과 업주를 직접 구속해 기소하고, 장소를 제공한 건물주를 공범으로 인지해 120억원 상당의 건물 전체를 몰수보전했다. 대검은 정 검사가 올해 3분기에만 총 16명의 범죄 혐의를 인지하고 3명을 직구속했다며 "복잡하고 어려운 장기 미제 사건들을 신속하게 처리했다"고 평가했다.

[안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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