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성규 SFC바이오 대표 "천연물 의약품 개발할 것"

임현지 기자 2022. 10. 26.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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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박 라이코펜 추출 특허…산업포장 수상
소엽·관중 추출물로 치매 치료제 연구 중
재배부터 제품화까지 '바이오팜 밸리' 도입
12일 서울 종로구 SFC바이오 본사에서 김성규 대표를 만났다. 사진=임현지 기자

[스포츠한국 임현지 기자] 건강기능식품은 인체에 유용한 기능성을 가진 원료나 성분으로 제조한 식품을 말한다. 바쁜 현대인이 식사로 채우지 못하는 각종 영양소를 간단히 섭취할 수 있도록 가공해 만들어졌다. 과거엔 중장년층이 건강관리를 위해 챙겨 먹는 식탁 위 '영양제'였지만, 최근에는 그 용도와 범위가 확대되면서 관련된 마케팅 또한 감각적으로 변화하고 있다.

SFC바이오는 천연물 소재로 제품을 제조하는 바이오 기업이다. 이 기업은 주니어부터 시니어까지 인간의 전 생애 주기를 아우르는 건기식·의약품을 연구 개발한다. 누구나 부담 없이 영양을 섭취할 수 있도록 '푸드메디신(Food Medicine)'이라는 개념을 도입, 다양한 제품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푸드메디신을 한 줄로 정의하자면 '먹을수록 건강해지는 맛있는 식품'이다. 회사의 대표 제품으로는 수박에서 추출한 라이코펜으로 만든 음료 '수박소다'와 파이인 '수박통통' 등이다. 라이코펜 추출과 수용화 등에서 특허를 획득했으며, 정부로부터 국가 기여도를 인정받아 대통령 명의의 산업포장을 받기도 했다.

지난해에는 소엽과 관중이라는 식물에서 치매 예방에 효과가 있는 아사론 유도체를 추출해 중국과 미국에서 특허를 획득했다. 이를 통해 고령화 시대 대비 알츠하이머 예방 및 악화 지연에 도움이 되는 제품을 개발, 대중화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스포츠한국은 지난 12일 SFC바이오 창업주인 김성규 대표를 만나 천연물 건기식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목이버섯에서 시작해 수박과 소엽 등으로 이어진 그의 연구는 '자연이 전달하는 천연소재들을 중심으로 천연물 의약품과 건강기능식품의 가치를 창조해 생명 연장의 미래를 제시'한다는 회사의 비전과 맞닿아 있었다.

김 대표는 최근 천연물 연구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 작물 재배부터 개발까지 한 번에 이뤄지는 '바이오팜 밸리'를 구축했다. 그는 바이오팜 밸리에 대해 기후 위기에 영향을 받지 않으면서 제품의 질과 생산성을 향상하는 것은 물론, 지역 농민과 상생할 수 있는 개발 방법이라고 소개했다.

김 대표는 "바이오팜 밸리라는 새로운 농업 생산 패러다임을 적용해 수익 창출 및 고품질 소재 등으로 경쟁력을 갖춰 천연물 소재연구기업의 기반을 더욱 확고히 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다음은 김 대표와의 일문일답.

김성규 SFC바이오 대표. 사진=SFC바이오 제공

-SFC바이오는 어떻게 창업하게 됐나.

대학 졸업 후 대웅제약에서 제약 영업을 했고 풀무원으로 옮겨 건강기능식품 영업을 맡았다. 영업을 하다 보니 체계적으로 마케팅을 공부하고 싶어 경영학 석사를 취득했다.

이후 건강한 먹거리를 만들기 위해 직접 회사를 설립하게 됐다. 설립 초기에는 목이버섯 식이섬유를 활용한 변비 치료제 원료 등 천연물 연구개발(R&D)에 매달리게 되면서 전문지식에 대한 갈증이 생겼고, 그래서 마흔두 살에 약학 공부를 시작해 중앙대학교 대학원에서 약학 박사 학위를 받게 됐다.

천연물 R&D는 제품화가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하지만 탄탄한 연구개발 능력을 갖추면서 식품업계에서 금세 주목받기 시작했다. 사업하면서 승승장구만 있지는 않았지만 이를 극복해 나가면서 새로운 교두보, 더 성장하는 기회로 삼게 됐다. 차별화된 아이디어와 기술 개발만이 우리 같은 중소기업의 살길이라는 뚝심으로 연구개발에 매달리며 새로운 방향들을 만들어갈 수 있는 계기가 됐다.

-라이코펜 관련 특허로 정부로부터 산업포장을 받았는데 해당 내용이 궁금하다.

천연 항산화 작용을 하는 라이코펜은 주로 토마토와 수박 등 빨간색 과일과 채소에 많다. 하지만 이를 상하기 쉬운 수박에서 추출하려면 갈변 현상과 냄새 같은 문제가 발생해 그간 원료화에 성공한 사례가 없었다.

SFC바이오는 세계 최초로 수박에서 라이코펜을 추출하는 데 성공했다. 이 과정에서 '초임계 이산화탄소를 이용한 라이코펜 추출', '수박 과피(果皮)로부터 수용성 식이섬유 및 시트룰린을 추출하는 방법' 등 수박 관련 4건의 국내외 특허도 보유하게 됐다. 이를 인정받아 제21회 농림축산식품과학기술대상 시상식에서 대상인 산업포장을 수훈했다.

라이코펜 추출물이 담긴 '수박소다'. 사진=SFC바이오 제공

-라이코펜을 활용한 식품 수박소다와 수박통통 등을 출시했는데, 이들 제품이 일반 음료나 간식과 다른 점은 무엇인가?

수박 과육에서 라이코펜을 추출하는 데 성공 후 이를 농축해 제품에 응용했는데, 3년 이상 매달리면서 개발한 것이 '수박소다'다. 2016년 출시되자마자 '수박 특유의 맛을 잘 살렸다' 등의 평가를 받으며 2000만개 이상 팔린 히트 상품이 됐다.

이어 수박맛 초코파이인 '수박통통'을 출시했다. 수박 성분의 포집(일정한 물질 속에 있는 미량 성분을 분리해 잡아 모으는 일)으로 수박향이 유지될 수 있도록 연구했고, 이를 인정받아 수박통통은 2017년 5월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주최 '서울식품산업대전'에서 디저트 부문 우수상품으로 선정됐다.

-산업포장 등 상을 많이 받았는데, 또 다른 상도 있나.

지난해 말에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최하고 한국빅테이터학회, 정보통신산업진흥원이 주관하는 '대한민국 디지털경영혁신대상'에서 과학·산업기술부문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상을 수상했다.

이 상은 과학, 생명 및 환경 분야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기술을 보유한 기업에게 수여하는 상이다. 디지털 혁신을 통해 뉴 노멀(New Normal) 시대 경영혁신을 실현한 기업을 선정하는 것이다. 당사는 기능성 특화 작물을 활용해 치매, 위장질환, 관절염 등 도움을 주는 소재 개발로 경쟁력을 높였다고 인정받았다.

특히 세계 최초로 천연 추출물에서 의약품과 동등한 알츠하이머성 치매 치료 효능이 있다는 것을 밝혀낸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SFC바이오 단국대학교 연구소. 사진=SFC바이오 제공

-현재 치매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는 의미인가.

급속한 고령화에 따른 국내 치매 환자 수가 급증하고 있음에도 명확한 치료 및 예방약이 부재한 상태다. 현재 처방되고 있는 약물은 인지기능 저하를 일시적으로 유지하고 증상을 완화할 수는 있다. 그러나 근본적인 치료약이나 예방약은 개발에 난항을 겪고 있는 실정이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의료기관에서 치매 진단을 받은 환자는 2020년 기준 87만여 명으로, 2012년 당시 약 22만명에서 8년 만에 2배 이상 증가했다.

천연물 소재 의약품이 치매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천연물 소재 의약품은 기존 신약 개발 과정보다 요구되는 시간과 비용이 적으며, 다양한 경험적 지식을 확보하고 있어 관련 의약품 개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천연물을 소재로 한 치매치료제라, 감이 오지 않는데.

당사의 천연물 혁신식의약 연구소 연구진은 맞춤형혁신식품 및 천연안심소재기술개발사업을 통해 소엽추출물이 알츠하이머치매 주요기전인 베타아밀로이드 응집 및 신경독성 억제를 함으로써 신경세포 보호 효과가 있음을 확인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가이드라인에 따른 알츠하이머형 치매동물모델을 통해서 동물의 인지행동학적 지표에 대해 평가한 결과, 소엽추출물을 섭취한 경우 ▲기억력 개선 ▲공간학습 및 인지력 개선 ▲사물 인지 능력 ▲새로운 사물에 대한 반응성 및 학습효과 등에서 높은 효과를 나타낸 것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천연물 소재인 소엽추출물 유효성분 안정화를 위해 소재 및 제품 생산 공정을 확립했고, 연구개발 착수 3년 만에 소엽추출물을 활용한 고령친화식품 개발에 성공했다. 관련 연구는 과학기술논문인용색인(SCI)급 등에 논문을 게재하고 국내외 특허를 여러 건 획득하는 등 세계적으로도 그 성과를 얻고 있다.

현재 알츠하이머성 치매 예방 관련 제품 개발 및 치매 치료제로 임상시험용 신약(IND)을 신청하는 것이 목표다.

-치매치료제를 건기식으로 먼저 출시하겠다는 소식이 있었다. 그렇게 하는 이유가 있을까.

건기식은 일반 식품과 의약품의 중간 단계에 위치해 있다. 확보된 과학적 증거를 토대로 '질병발생 위험감소 기능'이 인정되는 부분들이 있어 의약품 개발과정에서 건기식 시장 진출도 가능하다.

또 최근 건강을 스스로 챙기려는 '셀프 메디케이션'에 이어, 건강을 즐겁게 관리한다는 '헬시플레저(Healthy Pleasure)'가 새로운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해 국내 건기식 시장이 전년 대비 2.4%로 성장한 5조454억원 규모를 형성하고 있는 만큼, 자사가 연구한 원료들을 통해 건기식 시장에 참입하는 것은 꼭 필요한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현재 진행 중인 임상시험에서 인지기능 개선 효과가 입증되면 신물질을 건강기능식품 개별 인정형 원료로 등록하고, 두뇌 건강 개선 기능성 식품을 내놓을 계획이다.

SFC바이오의 바이오팜 밸리. 사진=SFC바이오 제공

-스마트팜 기반의 바이오팜 밸리도 운영하고 있는데 이는 무엇이며, 왜 도입하게 됐나.

최근 농생명소재 생산성과 품질 향상을 위한 기술집약형 생산체계화 요구가 증대되고 있다. 그 대안이 바로 '스마트팜'이다. 스마트팜은 기존 관행적 경험적 농업기술에 의존하지 않고 언제 어디서나 적절한 환경제어를 통해 최소한의 노동력 에너지 자원 투입을 통해 생산성을 극대화하는 기술이다.

이를 구현하기 위해 스마트팜은 일반적으로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인공지능(AI), 자동화시스템 및 로봇기술들을 시설원예(비닐·유리온실), 축사, 과수원 등에 접목한 지능화 된 농장형태다.

당사는 단순히 스마트팜 개념을 넘어서 바이오팜 개념으로의 확장을 목표로 경북 상주시 스마트팜 혁신밸리 실증단지에 500평규모의 유리온실을 임대했다. 이곳에서 치매 예방 효과가 있는 소엽과 관절염 개선 효과가 있는 신품종인 안티스페릴등을 직접 재배하고 있다.

종자부터 시작해서 재배, 연구, 완제품화까지 수직계열화를 하는 것이 목표다. 원료에서 특정 성분은 매우 적은 함량이다. 많은 양을 심어야 판매할 수 있는 만큼의 성분을 추출할 수 있다.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농민들로부터 작물을 수매하면 농촌을 살리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또 스마트팜을 활용하면 기후 변화에 상관없이 연구를 할 수 있다. 향후에도 이곳을 바이오소재 및 바이오의약품 생산의 기지로 활용해 천연물소재연구기업의 기반을 공고히 할 방침이다.

-앞으로의 계획이 있다면?

SFC바이오는 지금까지 천연식물의 기능성 물질 데이터를 기반으로 소엽 및 관중 추출물에서 알츠하이머 예방 물질 확보, 베타카리오필렌 함유 정향추출물을 활용한 환자식 개발, 고기능성 국내산 수박 '리코후레쉬'를 활용한 제품 출시 등 건강한 먹거리 개발에 앞장서고 있다.

'재배, 원료개발, 제품화, 유통까지 사업화 연계기술개발(R&BD) 시스템을 확립한 동시에 진행하면서, 천연물 소재 개발을 끊임없이 해나갈 것'이다. 앞으로도 과학적 방법으로 안정성 테스트 및 표준화를 거쳐 식품에 기반을 두지만 의약품에 가까운 제품, 안전과 효능을 극대화한 원료가 들어간 제품을 개발해 출시뿐 아니라 '천연물 의약품' 개발을 위한 목표를 향해 지속적으로 연구개발할 것이다.

 

스포츠한국 임현지 기자 limhj@hankook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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