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인재 양성"vs"불평등 교육" 충북 AI영재고 찬반 대립

(청주=연합뉴스) 윤우용 기자 = 김영환 충북지사와 윤건영 충북교육감이 공약으로 내건 인공지능(AI) 영재고등학교 설립 관련 토론회에서 찬반 의견이 팽팽하게 맞섰다.

충북도의회 교육위원회 주관으로 26일 충북도자연과학연구원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발제에 나선 이인아 서울대 대학원 뇌인지과학과 교수는 "미래사회는 인간의 협업 못지않게 인간과 기계, 인간과 AI 협업이 매우 중요하고 이것이 매끄럽게 돌아가는 사회가 선진국"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현재 AI는 특정 분야에 한정돼 있고 빅데이터가 제한적일 뿐 아니라 자기 학습, 개념학습 등이 불가하다"며 "영재학교를 통한 차세대 AI 핵심 인재 양성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이어진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의 찬반 의견은 크게 엇갈렸다.

최현종 한국교원대 컴퓨터교육과 교수는 "인공지능 전문가 양성을 위한 영재학교가 필요하고 정부도 그 필요성을 인정해 추진하고 있다"며 "충북에는 교사를 양성하는 대학이 있고, 반도체와 바이오 등 관련 산업이 발달한 데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 같은 국책기관이 인접해 인공지능 교육과 연구에 적합하다"고 강조했다.

정초시 전 충북연구원장도 "신성장 동력 6대 사업은 대부분 4차 산업혁명과 깊은 관련이 있고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루려면 이를 견인할 AI 기반의 인력 양성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거들었다.

이요셉 충북학교학부모연합회장은 "충북이 하나로 똘똘 뭉쳐 AI 인재를 많이 배출하는 앞서나가는 교육을 실현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반면 AI 영재고가 사교육을 부추기고 불평등 교육을 초래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박종민 전교조 청주사립지회장은 "전국 영재학교 입학생은 사교육 과열 지구 출신이 대부분"이라며 "교육과정도 없는 AI 영재교육은 다른 특목고와 다를 바 없는 엘리트 교육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영재고 출현은 입시경쟁으로 이어져 사교육 과열과 공교육을 약화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홍성학 충북교육연대 상임대표도 "전국 영재학교 입학생 3분의 2가 서울과 경기 출신이고, 영재고나 과학고 졸업생 4명 중 1명이 의대에 진학한다"며 "영재교육을 별도로 할 게 아니라 일반교육과정에서 상상력과 창의력을 기를 수 있도록 전환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충북도와 도교육청은 전국에 자사고와 영재고, 국제고 51개교가 있는데 유독 충북에만 이런 학교가 없다며 교육 불균형 해소, 미래 신산업 대응 등을 위해 AI 영재고 설립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두 기관은 2027년까지 학급당 학생 수 10명, 학년별로 9학급의 AI 영재고를 설립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충주와 음성, 진천, 보은, 괴산이 AI 영재고 유치 경쟁을 벌이고 있다.

윤 교육감은 환영사 등을 통해 "AI 영재고는 충북 교육은 물론 지역 발전을 위한 핵심 동력으로 우리의 미래를 짊어질 인재의 요람이 될 것"이라고 강조한 뒤 "궁극적으로는 AI를 기반으로 한 바이오 영재를 육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yw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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