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케팅, 비녀, 자개소반 충전기…MZ세대들이 빠진 '전통문화'
경복궁, 덕수궁 투어 예약 위한 '궁케팅'
'고려청자 케이스', '자개소반 무선충전기', '비녀' 등 박물관 굿즈도 인기
뚱카롱, 도시락 케이크 등 'K-디저트' 유행
■ 진행 : 유상원 아나운서
■ 제작 : 김선영 PD
■ 대담 : 한동대학교 언론학회 언로너스 이지현 학생
◇ 유상원> 네. 이어서 청년들과 함께하는 최신정보수다, 청정수 시간입니다. 오늘은 한동대학교 언로너스의 '이지현' 학생과 함께합니다. 안녕하세요?
◆ 이지현> 네 안녕하세요, 한동대학교 이지현입니다.
◇ 유상원> 예, 오늘은 <젊은이의 우리 문화 즐기기>에 대해서 준비하셨다고요.
◆ 이지현> 네, 최근 MZ세대들이 한국 문화를 본인들만의 방식으로 즐기고, 또 전파하고 있다고 하는데요. 한국의 전통문화와 현재 유행하는 한국문화 두 가지로 나누어 설명하려 합니다.
◇ 유상원> 우리의 전통문화와 유행하는 문화 두 가지 가운데, 그러면 먼저 전통문화 유행에 대해서 설명해 주시죠. 인기를 얻게 된 계기, 어디 있을까요?
◆ 이지현> 네. 이전까지는 '전통문화'라고 하면, 이미 잘 알고 있고 고리타분하다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었을 거고, 대중적으로 많이 접하지 못해서 낯설다고 생각한 분들도 많았을 텐데요. 콘텐츠의 홍수 시대에서, MZ세대들은 기존의 대중적인 콘텐츠에서 찾아볼 수 없었던 매력을 전통문화를 통해서 새롭게 발견하기도 하고, 젊은 예술가들이 전통문화를 대중적으로 새롭게 표현한 것에서 매력을 발견하기도 한 거죠. 전통문화를 색다르게 즐기기도 하지만, 우리 문화를 대하는 가치관도 조금 달라졌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 유상원> '고리타분하다', '딱딱하다' 이런 선입견들을 없애려는 시도가 젊은이들 사이에서 전통문화 유행을 불러온 것이 아닌가 이런 생각을 하게 되는데요. 대표적으로 어떤 게 있을까요?
◆ 이지현> 네. 혹시 '궁케팅'을 들어 보셨나요? 궁케팅은 궁궐과 티켓팅을 합친 신조어예요. MZ세대들 사이에서 궁궐투어를 하는 것이 유행인데, 궁궐투어를 예약하기 위해서는 온라인으로 해야 합니다. 궁궐투어가 인기가 많아서 경쟁이 치열하다 보니까 이러한 신조어가 나온 건데요. 궁케팅은 대부분 예매 시작이 얼마 안 돼서 바로 마감이 되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대표적으로 어제까지 진행됐던 경복궁 생과방 행사는 전석 예약제로 운영이 됐는데, 티켓팅이 풀리자마자 전석 마감됐다고 합니다. 경복궁 생과방은 '국왕과 왕비'의 후식과 별식을 준비하는 곳이라고 하는데요. 이 행사는 조선왕조실록 내용을 토대로 실제 임금이 먹었던 궁중 병과와 궁중 약차를 오늘날에도 즐길 수 있도록 구성된 행사라고 합니다.
◇ 유상원> 임금이 먹었던 후식을 즐길 수 있다… 미리 알았으면 저도 궁케팅을 해봤을 텐데 아쉽네요. 다른 또 궁궐 투어가 있을까요?
◆ 이지현> 네, 덕수궁이 또 MZ세대들에게 핫플레이스로 자리잡았는데요. 그중에서도 단연 석조전의 인기가 하늘을 치솟습니다. 석조전은 1910년에 완성된 대한제국의 대표적인 서양식 건물인데요. 고종에 의해서 황제국이 선포된 후에 대한제국 황국의 정전으로 만들어졌고, 엄격한 비례와 좌우대칭이 돋보이는 근대 건축물이라고 합니다. 문화재청에서는 1930년대 이후 여러 용도로 사용되면서 원형이 많이 훼손된 석조전을 원형대로 복원해서 2014년에 '석조전 대한제국역사관'으로 개관했다고 합니다. 아무래도 이국적인 건물이 궁궐 안에 있다는 게 색다르기도 하고, 경치가 아름다워서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는 것 같아요.
덕수궁은 관람일 일주일 전 오전 10시부터 예약이 가능한데요. 제가 오늘 확인해 보니까 평일은 자리가 남아 있는데 주말은 꽉 찼더라고요. 주말에 가시려면 토요일이나 일요일 10시에 '덕수궁관리소' 홈페이지에서 궁케팅을 하셔야 할 것 같아요. 오전 9시 30분과 오후 4시 30분에는 심화해설도 있다고 하니까 원하시는 분들은 시간을 맞춰서 신청하시면 됩니다.
◇ 유상원> 예. MZ세대들 사이에서 궁궐투어가 상당히 좀 유행인 것 같네요. '궁케팅' 설명을 해주셨고요. 궁궐투어 외에 또 전통문화 어떤 것들이 인기가 있을까요?
◆ 이지현> 네, MZ세대들 사이에서는 지금 전통 소품이 유행 중인데요. 국립중앙박물관의 온라인 기념품 홈페이지 '뮤지엄샵'에서는 전통문화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소품들을 판매하고 있어요. 이 기념품 홈페이지에서 현재 가장 인기 있는 것은 자개소반 무선충전기, 전통차 티백세트, 반가사유상 미니어처, 고려청자 케이스 등입니다. 특히 자개소반 무선충전기는 자개소반 모양을 작게 본따 스마트폰 등을 충전시킬 수 있는 소품인데요. 아이디어가 기발하기도 하고 한국의 멋이 그대로 표현돼서 더욱 인기가 있는 것 같습니다. 저도 자개소반을 작게 표현한 게 귀엽게 느껴져서 사고 싶은 욕구가 샘솟더라고요.
그런데 자개소반 충전기와는 달리 본따서 만든 제품은 아니지만, 고려청자 케이스도 인기가 상당한데요. 정말 청자로 만들거나, 그 모양이 똑같지는 않지만, 청자 무늬와 색감을 스마트폰 케이스나 무선이어폰 케이스에 활용해서 너무 옛스럽지 않고 트렌디하게 표현해서 인기를 끌고 있어요.
이렇게 전통찻잔, 댕기 등이 젊은 세대들에게 인기가 있는 가운데, 인기 걸그룹 아이브의 멤버 장원영 씨가 최근 파리에서 열린 한 브랜드 행사에서 비녀를 꽂고 나타나서 화제를 불러 일으켰는데요. 장원영 씨는 파리에 한국의 멋을 알리고 싶다고, 일부러 한국에서 비녀를 가지고 와 착용하게 됐다고 말씀을 하셨다고 합니다. 그래서인지 비녀도 더더욱 주목을 받고 있어요.
◇ 유상원> 네. 요즘 스마트폰을 소중하게 잘 쓰시다 보니까 이와 관련된 소품들, 이를테면 자개소반 무선충전기나 고려청자 케이스가 젊은이들 사이에서 유행인 것 같습니다. 이렇게 소품으로 구매하고, 이것을 세계로 알릴 수도 있다고 하니까 전통문화 유행이 계속해서 이어졌으면 좋겠다 이런 생각도 좀 들고요. 그리고 현대적인, 지금 유행하는 문화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 이지현> 네. K-드라마, K-스타일 등으로 많이 들어 보셨을 'K-어쩌구'에 대해서 소개해 드리려 합니다. 그중에서도 전통문화는 아니지만 알록달록 예쁜 K-디저트의 유행에 대해서 말씀드리려고 하는데요. 마카롱은 몇 년 전부터 꾸준히 유행 중인 프랑스 디저트잖아요. 일반적으로 프랑스식 마카롱은 겉의 과자인 꼬끄와 안의 촉촉한 크림인 필링의 두께가 비슷하다고 합니다. 하지만 K-마카롱은 필링이 프랑스식 마카롱보다 두세 배는 많은 일명 '뚱카롱'이 유행인데요. 필링 안에 과일이나 과자, 초콜릿, 떡 등 속재료를 가득가득 넣은 한국식 마카롱이 먹방으로도 유행하면서 오히려 다른 나라에 k-마카롱을 전파하고 있다고 합니다.
또 도시락 케이크도 몇 년 전부터 유행인데요. 한 손에 쏙 들어오는 작은 도시락통에 원하는 문구와 그림을 그려서 만들어 주는 도시락 케이크는 주문 제작을 할 수 있기 때문에 기념일에 빠질 수 없는 디저트가 됐죠. 도시락 케이크를 만드는 영상이 동영상 플랫폼인 유튜브에서 해외 이용자들에게 인기가 많다고 합니다.
방금 소개해 드렸던 디저트들은 한국의 전통 음식은 아니지만 예쁘고 먹음직스럽게 한국식으로 재해석해서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해외 MZ세대들의 취향을 저격했는데요. 과거 우리나라 전통을 해외에 전파해야겠다는 일념해서 조금 변형된 우리식, 그러니까 K-음식을 전파하는 것으로 문화 교류 흐름이 변한 것 같습니다.
◇ 유상원> 네. 국내에서 인기 있는 것도 사실 세계적으로 관심을 많이 끌기 때문에 최근에 K자를 붙여서 'K-어쩌고라고 표현을 많이 합니다만. 꼭 전통문화가 아니더라도 이런 식으로 좀 세계인들도 공유할 수 있도록 변형된 한국문화를 알리는 것도 상당히 중요할 것 같아요. 비슷한 사례들이 또 있을까요?
◆ 이지현> 네. 비슷한 예시로, 예전에는 외국인들이 된장찌개나 김치, 불고기 등의 우리나라 음식을 요리할 때 완벽하게 구현하지 못하면 '어, 저기에서 소금을 저렇게 넣으면 어떡한담!', '병에다 김치를 담다니, 한국 전통을 못 살렸다!'하고 우리 전통문화의 완벽한 고증, 구현을 바랐었는데요. 요즘은 유튜브에 외국인들이 한국 음식을 할 때 완벽하지 않더라도 칭찬하면서, 다른 문화의 요리방식이 섞여도 그 자체를 존중하고 칭찬해서 퍼뜨리는 것이 MZ세대들의 한국문화 알리기 방식이라고 합니다. 그야말로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아!' 프로젝트인 거죠.
◇ 유상원> 그렇죠. 앞서 말씀하셨던 것처럼 마카롱에 필링을 많이 넣는다든지, 알리오 올리오에 마늘을 듬뿍 넣는다든지 하면서 한국인 입맛에 맞추어 다른 문화권 음식을 즐기는 경우가 많지 않습니까? 그런 것처럼 우리나라 음식도 꼭 우리식대로만 고집할 필요는 없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최근 다른 나라에서도 우리나라 문화를 주목하고 있는 것 같아요. 어떻습니까?
◆ 이지현> 네. 이제 한국이 문화강국이 된 것은 청취자분들도 모두 알고 계실 텐데요. 그래서인지 우리나라의 이웃 나라인 일본의 MZ세대들 사이에서도 한국문화가 매우 유행이라고 합니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우리나라에서 한창 달고나 커피가 유행했었잖아요. 일본 MZ세대들 사이에서 홈카페를 통한 달고나 커피 만들기가 유행이라고 합니다. 또한 한국 편의점 음식을 사서 한국식 자취방 인테리어로 꾸민 집에서 홈파티하는 사진이 SNS를 통해서 유행하고 있다고 해요. 그리고 코리아타운에서는 한국 프랜차이즈 식당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하는데요. 과거에는 매워서 못 먹던 한국음식들도 지금은 퓨전으로 만들지 않고 기꺼이 매운맛을 즐기며 한국 프랜차이즈 식당 음식을 그대로 즐기고 있다고 합니다. 아무래도 유튜브를 통한 요리 영상과 먹방이 영향을 많이 끼친 것 같아요.
◇ 유상원> 네. K-컬쳐, 이 K-문화가 다방면에서 세계인들의 인기를 끌고 있지 않나 하는 부심이 생기네요. 오늘 청년들과 함께하는 최신정보수다, 청정수에서는 'MZ세대의 우리 문화 즐기기'를 주제로 이야기 나눴습니다. 한동대학교 이지현 학생이었어요. 고맙습니다.
◆ 이지현>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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