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문예재단, 도의회 반대에도 100억 건물 매입 후 손배 소송까지

제주특별자치도의회 문화관광체육위원회(위원장 이승아)는 26일 제410회 임시회를 속개, 구만섭 제주도 행정부지사 등이 참석한 가운데 제주문화예술재단 등을 상대로 행정사무감사를 실시했다.(제주도의회 제공)2022.10.26/뉴스1

(제주=뉴스1) 홍수영 기자 = 제주문화예술재단(이하 문예재단)이 지난 6월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 제주도의회의 중단 요구에도 제주시 삼도2동의 구 아카데미(재밋섬) 건물을 100억원에 매입해 도마에 올랐다. 특히 ‘1원 계약금’에 ‘20억원 위약금’의 계약으로 손해배상청구 소송도 제기돼 비판이 쏟아졌다.

제주특별자치도의회 문화관광체육위원회(위원장 이승아)는 26일 제410회 임시회를 속개, 제주문화예술재단 등을 상대로 행정사무감사를 실시했다.

이날 집중 질타를 받은 재밋섬 건물 매입은 2018년부터 제주아트플랫폼 조성사업의 일환으로 추진됐다. 이 사업은 건물 매입비 100억원 등 막대한 기금이 투입되지만 ‘계약금 1원, 계약 해지 시 손해배상비 20억원’ 조건의 계약으로 논란이 이어졌다. 2019년에는 제주도감사위원회로부터 기관 경고도 받았다.

지난 3월 지난 11대 도의회 문화체육관광위는 6·1 지방선거까지 건물 매입 절차를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제주도는 지난 5월 중도금과 잔금을 지불해 매입 절차를 마무리했다.

그럼에도 건물 소유주였던 주식회사 재밋섬파크는 계약조건보다 3년여 간 중도금 및 잔금 지불이 지연된 점을 이유로 지난 8월 19억9000만원의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문예재단에 제기한 상태다.

이와 관련 양영식 의원(더불어민주당·연동갑)은 “지난 도의회에서 차기 도정이 충분한 공론화 후 건물 매입 등을 진행하라고 누차 요구했다. 그런데도 행정이 독단적으로 건물 매입을 추진했다”며 “계약서부터 마무리까지 모두 의혹 투성이”라고 비판했다.

같은당 정민구 의원(삼도1·2동)은 “재밋섬 건물 매입만의 문제인지 문예재단 운영과 구조의 문제인지 짚고 넘어가고 싶다”며 “재단은 건물을 활용할 능력이 없다고 판단된다. 제주도가 책임지고 활용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요구했다.

같은당 이승아 위원장(오라동)은 언론보도를 인용하며 “제주도 관계자는 아트플랫폼 조성사업을 늦출 수 없다고 말했는데 세부 내용, 향후 계획도 논의되지 않은 상황에서 졸속행정을 하겠다는 뜻이냐”고 질타했다.

같은당 양경호 의원(노형동갑)은 “개인도 아닌 출연기관이 1원 계약금, 20억원 위약금이라는 상식을 벗어난 계약을 한 것은 도민들의 눈높이에 맞지 않다”며 “추진 과정에서 제주도감사위와 감사원의 감사, 검찰조사도 있었다. 아무런 문제가 없었던 게 아니다”고 꼬집었다.

이어 “건물 매입 잔금이 지방선거 20일, 이사장 임기 만료 7일을 앞두고 지급됐다. 제주도는 소송이 제기될까봐 잔금을 냈다고 했지만 결국 잔금납부지연 손배소 소송이 들어오지 않았냐”고 따져 물었다.

답변에 나선 구만섭 제주도 행정부지사는 “건물 계약에는 민법상 문제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제주도가 손해를 보지 않기 위해서는 잔금 지급 시기를 늦출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소송과 관련해서는 “상대방이 특약에 대해 이해하는 부분이 달라 제기된 것으로 법원이 판단할 사항”이라고 밝혔다.

gwi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