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쟁때 형성…상인들 노력으로 다시 활기
지역 랜드마크 시계탑 살린 조형물로 거리 홍보
[편집자주] 제주의 '골목과 시장'이 변했다. 조용했던 거리가 카페와 음식점이 들어서고 볼거리가 늘면서 관광객이 즐겨 찾는 명소가 됐다. 거리들과 맞닿아 있는 전통시장(상점가)도 옛 정취에 문화, 예술이 더해지면서 이색적인 즐거움을 준다. 제주여행에서 그냥 지나치면 아쉬움이 남는 골목길·전통시장을 소개한다.
(제주=뉴스1) 강승남 기자 = 제주 서귀포시 서부지역의 중심 대정읍. 이 곳에는 반세기 이상 한 자리를 지킨 명물 '시계탑'이 있다.
1967년 건립된 이 시계탑 앞은 시계가 귀했던 시절 만남과 헤어짐의 장소였다. 수많은 사람들이 이 곳을 오고가는 사이 시계탑은 대정지역의 '랜드마크'가 됐다.
사람들이 모이자 거리는 활기를 띠었다. 다양한 업종의 가게들이 문을 열었고, 인근 안덕과 한경 지역의 주민들까지 필요한 물건을 사러 이 곳을 찾았다.
그러나 2000년대 초반 시계탑 인근 하모리 공유수면 매립지로 상권의 중심이 서서히 옮겨가면서 예전의 영광은 시들고 거리는 조용해졌다.
그러기를 20년.
다시 시계탑 인근 거리가 활기를 찾고 있다. 거리를 살리기 위해 상인들이 직접 나서면서다.
시계탑 주변 상인들은 '모슬포시계탑상인회(회장 유관수)'를 결성했고, '시계탑상가거리'를 명칭으로 골목형 상점가로 등록했다. 국토 최남단 상점가인 셈이다.
시계탑 상가거리에는 105개 점포 운영되고 있다. 대정의 중심 상권이었던 만큼 현재도 다양한 업종들이 영업하고 있다. 대정읍에 훈련소가 있었던 6·25전쟁(한국전쟁) 당시부터 상권이 형성됐을 정도로 역사가 오랜 거리인 만큼 노포들도 많다. 이 거리에서만 최근 빵집과 미용실, 냉우동전문식당, 사진관, 쌀집 등 6곳이 백년가게 공모를 신청했다.
백년가게는 한우물 경영, 집중 경영 등 지속 생존을 위한 경영비법을 통해 고유의 사업을 장기간 계승 발전시키는 가게다. 업력은 30년 이상이어야 한다.
골목형 상점가로 등록하면서 거리도 조금씩 변하고 있다. 정부와 제주도의 지원을 받아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면서다. 상인회는 거리에 있는 가게에 미니 안내판을 지원했다.
올해 12월에는 거리 일부 구간을 '차 없는 거리'로 만들고, 제1회 청소년가요제를 진행한다. 세대간 공감을 이루고, 상권도 활성화하겠다는 취지다.
또 내년에는 도시재생사업 등과 연계게 거리를 상징하는 '시계탑'을 교체하고, 시계탑 상가거리를 알릴 수 있는 조형물도 설치한다는 계획이다.
유관수 상인회장은 "지금이야 대정읍에도 여러 곳에 상권이 형성됐지만, 예전에는 시계탑 상가거리가 유일했다"며 "상인들을 중심으로 마을주민과 협력해 다시 상권을 살리려고 하고 있고, 지금 그 출발선에 있다"고 말했다.
대정읍 지역은 오름과 해안 등 수려한 경관을 지닌 곳이다. 하지만 그 이면 곳곳에는 일제강점기부터 제주 4·3, 6·25전쟁 등 시대의 아픔이 곳곳에 서려 있다.
대표적인 곳을 꼽으면 송악산과 알뜨르비행장 일대다. '뜨르'는 제주어로 '넓은 평야'를, '알'은 '아래'라는 뜻이다. '알뜨르'는 모슬봉 아래 위치했다고 해서 유래한다. 일본군이 1931년 건설한 건설한 비행장(알뜨르비행장)은 1945년 종전 때까지 약 15년간 일본군의 주요 군사거점이었다. 제주도는 이곳에 제주평화대공원을 조성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알뜨르비행장 부근에는 한국전쟁 시기 예비검속돼 211명이 집단학살된 섯알오름 4·3 유적지도 있다.
해안절경이 수려한 송악산에는 일본군이 파 놓은 14개의 갱도진지가 있다.
또한 6·25전쟁 당시 훈련소가 있던 모습들도 남아있다. 이 가운데 제주 육군 제1훈련소 정문을 비롯해 제주 육육군 제1훈련소 지휘소, 제주 구 해병 훈련시설, 강병대교회, 육군 98병원 병동한국전쟁 관련 국가 등록문화재로 등록될 만큼 귀중한 유산이다.
※이 기사는 제주특별자치도·제주도경제통상진흥원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ks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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