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밀수에 '통조림 캔'까지... 경찰, 110억원어치 압수

필로폰 3㎏ 밀수한 일당 6명 구속
총책, 모친·딸 등 가족 동원하기도

약 11만8,000회 투약분 필로폰을 통조림 캔 속에 숨겨 동남아시아에서 국내로 들여와 유통하려던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경찰청 제공

통조림 캔에 넣은 마약을 국내로 몰래 들여와 유통한 일당이 검거됐다. 총책은 범행에 가족까지 동원한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는 26일 동남아시아에서 필로폰 3㎏을 밀수입해 국내에 유통시킨 일당 8명을 검거하고, 이 중 6명을 구속했다고 밝혔다. 총책 60대 A씨 등 해외로 도주한 2명은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지명수배했다.

경찰 수사 결과, 이들은 올해 4월 세관 감시를 피하기 위해 통조림 캔 속에 필로폰을 은닉해 포장한 뒤 국제특급우편으로 국내 반입을 시도하다 적발됐다. A씨는 동남아 현지에서 마약류 소지 등 혐의로 체포돼 교도소에 구금됐지만, 텔레그램 메신저를 이용해 밀수를 총괄 지휘했다. 딸인 20대 B씨는 범죄수익금을 집에 보관하다가 불구속 입건됐다.

경찰은 검거 과정에서 필로폰 3.54㎏(110억8,000만 원 상당ㆍ11만8,000명 투약분)과 범죄수익금 4억5,400만 원을 압수하고, 3억3,400만 원은 기소 전 추징보전 조치했다.

2019년 해외로 도주한 A씨는 이 사건 외에도 마약류 밀수입 등 혐의로 경찰과 검찰에 5건의 지명수배가 내려진 상태다. 특히 지난해 5월엔 헤로인 1,208g 밀수에 어머니를 가담시키기도 했다. 그는 2020년 7월 현지에서 필로폰 1㎏을 소지하고 한국에 수출한 혐의로 붙잡혀 징역 22년을 선고받았다. 현지에서 형을 마치기 전에 범죄인인도는 이뤄지지 않는다.

경찰 관계자는 “마약류는 해외에서 국내로 유통되는 것을 미리 차단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며 “향후 관세청과 협력해 마약류 밀수 및 대규모 유통 사범 검거에 수사력을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도형 기자 namu@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