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가했더니 애들이 죽어"…광명 세모자 사망 진범은 아버지

119에 신고한 친부, 범행 자백…긴급체포

[이데일리 김화빈 기자] 경기 광명에서 세 모자가 숨진 사건과 관련, 수사 중인 경찰이 피해 여성의 남편이자 두 아들의 친부인 40대를 긴급체포했다.

세 모자 숨진 채 발견된 광명아파트에서 경찰 과학수사대가 나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긴급 체포된 A씨는 전날 오후 8시를 전후로 광명시 소하동 아파트에서 40대 아내 B씨와 10대 아들들인 중학생 C군 및 초등학생 D군을 흉기로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일가족을 살해한 후 집을 나가 범행에 쓴 흉기와 당시 입었던 셔츠·청바지 등을 아파트 인근에 버린 뒤 귀가했다. 귀가 후에는 오후 11시 30분께 “외출 후 집에 돌아오니 아이가 죽어있다”며 119에 신고했다.

경기 광명경찰서는 현장 감식을 하고, 주변 수색 및 CCTV 분석하는 등 수사를 벌였다. 경찰은 이튿날인 이날 오전 11시께 아파트 주변을 살펴보던 중 A씨가 버려둔 흉기와 옷가지를 발견했다.

경찰은 버려진 옷가지가 CCTV상에 잡힌 A씨의 남방·청바지와 동일한 점, A씨가 귀가할 때 다른 옷을 입고 있는 점을 수상히 여겨 추궁했고, A씨는 살인을 자백했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A씨는 1년여 전 회사를 그만둔 뒤 백수로 지내다 최근 들어 B씨와 자주 다퉜다. 이혼 문제로 갈등을 빚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현장에서 만난 한 주민은 “어젯밤 10시께 갑자기 무거운 물체를 떨어뜨리는 것 같은 ‘쿵’ 소리가 여러 번 났다”며 “너무 시끄러워서 관리사무소에 알려야 할지 고민하다가 잠들었는데 오늘 아침 사건이 난 걸 알고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와 피해자의 휴대전화를 모두 확보해 곧 포렌식을 할 예정”이라며 “범행 동기에 관해서는 좀 더 조사를 해봐야 알 수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조사를 마치는 대로 A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숨진 세 모자의 시신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 의뢰할 방침이다.

김화빈 (hwaa@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