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터 전 국방장관 별세…사드배치 결정·미군 내 ‘유리천장’ 없애
버락 오바마 미국 정부에서 마지막 국방장관을 지낸 애슈턴 카터 전 장관이 25일(현지시간) 별세했다. 향년 68세.
카터 전 장관의 가족들은 이날 성명에서 카터 전 장관이 보스턴의 자택에서 갑작스러운 심장 이상 문제로 숨졌다고 밝혔다고 미국 언론들이 전했다.
카터 전 장관은 1993년 국방부 차관보를 시작으로 차관, 부장관, 장관을 모두 거쳤다. 워싱턴포스트는 군 복무 경험이 없는 카터 전 장관이 30년 넘게 미국 국방정책 결정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전했다.
예일대를 거쳐 영국 옥스퍼드대에서 이론물리학 박사학위를 받은 그는 하버드대 벨퍼 국제문제연구소장으로 재직하다 국방부에 국제안보정책 담당 차관보로 입문했다. 당시 소련 해체 이후 핵 확산 방지를 위한 넌-루가 위협감축 협력프로그램, 핵확산금지조약(NPT) 연장 관련 업무에 주력했으며, 1994년 북핵 제네바 합의에도 관여했다.
2015년 2월 국방장관에 발탁된 그는 오바마 정부의 아시아 재균형 정책 기조에 따라 중국의 군사적 확장을 견제하고, 이슬람국가(IS) 확산에 대응하는 데 신경을 쏟았다. 중국과의 남중국해 갈등에서 강경한 목소리를 냈고, 발트해 연안국을 포함해 옛 소련 내 미군 주둔을 확대하는 방안을 지지하면서 오바마 행정부 내 다른 인사들과 갈등을 빚기도 했다.
한반도 사정에도 정통한 그는 2016년 7월 한반도에 고고도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를 결정했다. 또 북핵·미사일 위협에 대한 대응을 강조하면서, 2015년 인준 청문회 당시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위협에 대비해 미 본토 방어를 위한 미사일 방어(MD) 체계 강화 방침도 밝혔다.
미국 내에서는 미군의 다양성 확립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장관 재직 시절 여군에게 모든 전투병과를 개방했고, 트렌스젠더의 군 복무도 허용했기 때문이다. 카터 전 장관은 이에 대해 “(군인) 개개인의 자질과 무관한 장애물이 우리가 임무를 가장 잘 완수할 병사를 모집·유지하는 일을 가로막아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애도 성명을 내고 “그는 핵 억제, 핵무기 확산 방지, 미사일 방어, 알카에다와 IS와의 싸움 등 우리 시대 주요 국가안보 문제에서 리더였다”고 밝혔다. 오바마 전 대통령도 별도 성명을 통해 “군대를 더 강하고 현명하게, 더 인간적이고 효과적으로 만들기 위해 애쉬의 전략적인 조언에 의지했다”고 말했다. 카터 전 장관이 퇴임 후 교수로 재직했던 하버드대 케네디스쿨도 이날 홈페이지에 게재한 성명에서 “카터 전 장관은 기술과 안보 사이에 다리를 놓았고 세계를 더 안전한 곳으로 만들었다”고 밝혔다.
워싱턴 | 김유진 특파원 y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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