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하이밍 “한국 언론 지나친 부정적 보도가 韓中 불화 초래”

김은중 기자 2022. 10. 26. 1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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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가 26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 클럽 토론회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싱하이밍(邢海明) 주한 중국대사가 26일 올해로 수교 30년을 맞은 한중관계 관련 “가장 큰 외부 요인은 미국이며 내부 요인은 민심”이라며 “한국 일부 언론이 중국에 대해 지나치게 부정적 보도를 한 점이 현재 양국 국민 감정의 불화를 초래한 주요 원인”이라고 했다. 이른바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태’ 후 줄곧 악화일로였던 한중관계 악화의 원인을 언론 탓으로 돌린 것이다.

싱 대사는 이날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 참석해 모두 발언에서 “매우 안타깝고 걱정스럽다”며 이같이 말했다. 국내에서 2030세대를 중심으로 반중(反中) 감정이 상당한 것 관련 싱 대사는 “한국 언론의 자유를 매우 존중하지만 부정적 보도에 지나치게 초점을 맞추고 과장한다면 부정적 민심을 유도한다”고 했다. 싱 대사는 “객관적이지 않고 심지어 사실에 어긋나는 보도는 언론의 원칙과 윤리에 맞지 않다”며 “양국 여론과 우호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했다.

싱 대사는 이날 한국의 동맹국인 미국을 향해서도 “영원히 세계의 우두머리여야 한다는 고정관념이 있다” “자신들이 하는 일은 모두 정의롭고 보편적 가치에 부합한다고 여기며 그들과 다른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복종하지 않으면 혼낸다”라고 날을 세웠다. 윤석열 정부 출범 후 한미가 ‘글로벌·포괄적 전략 동맹’을 선언하고 외교·안보를 넘어 경제 등에서도 가까워지고 있는 상황을 의식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싱 대사는 “자신은 하느님의 선민이고 미국의 제도가 가장 우월하기 때문에 미국이 영원한 세계의 맏형이어야 한다는 고정관념이 있고 동맹이라 해도 이익을 건드리면 가차없이 압박한다”며 “이 점은 한국분들도 깊이 느끼셨을 거라 생각한다”고 했다.

이날 싱 대사 발언은 주재국 언론에 대한 불편한 감정을 공개 석상에서 여과없이 드러낸 것이라 이례적이라는 얘기가 나왔다. 하지만 한국 내 중국에 대한 여론 악화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자위적 수단으로서의 사드 배치에 따른 일방적 경제 보복 ▲“6·25는 남침이 아닌 남북 간 내전”이라는 역사 왜곡 시도 등에서 기인한 측면이 크기 때문에 논란이 예상된다. 싱 대사 발언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3연임이 확정된 20차 공산당 당대회 직후 나온 것이라 중국의 이른바 ‘늑대 전사 외교’를 예고한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한편 싱 대사는 북한의 연쇄적 도발로 한반도를 둘러싼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는 것 관련 “중국은 대립적으로 가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구체적으로 이야기 할 수 없지만 여러 쪽과 접촉해서 강대강으로 가지 말자고 하는데 미국이 중국말을 듣겠나”라며 “중국은 계속 비핵화, 평화,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라는 것”이라고 했다. 싱 대사는 유엔 안보리에서 중국, 러시아가 대북 제재에 소극적이라는 지적에 대해서는 “묵인하지 않는다”라며 “우리는 우리대로 한반도 평화를 위해, 대화를 통해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중국식으로 노력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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