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민주당 진보파 ‘러시아와 협상’ 촉구 서한 하루 만에 철회 소동

이본영 2022. 10. 26.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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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민주당의 진보파 의원들이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 러시아와의 직접 협상을 요구하는 서한을 보냈다가 하루 만에 철회하는 소동을 빚었다.

민주당의 진보적 인사들이 참여하고 있는 '의회진보모임' 회장인 프라밀라 자야팔 하원의원은 전날 백악관에 보낸 서한을 철회한다고 25일 밝혔다.

민주당 하원의원 30명이 서명한 이 서한은 바이든 대통령이 "협상을 통한 분쟁 해결과 휴전"에 이르기 위해 "활발한 외교적 노력"을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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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우크라 침공]

미국 민주당 ‘의회진보모임’ 회장인 프라밀라 자야팔 하원의원. AFP 연합뉴스

미국 민주당의 진보파 의원들이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 러시아와의 직접 협상을 요구하는 서한을 보냈다가 하루 만에 철회하는 소동을 빚었다.

민주당의 진보적 인사들이 참여하고 있는 ‘의회진보모임’ 회장인 프라밀라 자야팔 하원의원은 전날 백악관에 보낸 서한을 철회한다고 25일 밝혔다. 자야팔 의원은 “서한 초고는 몇 달 전에 썼는데, 한 직원이 검토하지 않고 보냈다”고 했다.

민주당 하원의원 30명이 서명한 이 서한은 바이든 대통령이 “협상을 통한 분쟁 해결과 휴전”에 이르기 위해 “활발한 외교적 노력”을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들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세계적으로 빈곤과 기아가 심화되고 휘발유와 식량 가격이 상승했다며, 미국의 최우선 목표는 분쟁의 신속한 종결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적대 상황 종식을 위해 러시아에 대한 제재를 일부 해제하는 것도 검토하자고 했다.

이 서한은 민주당 내부에서도 러시아군이 수세에 몰린 상황에서 불필요하게 유화적이라는 등의 비판을 불렀다. 이 모임 소속이지만 서한에는 서명하지 않은 루빈 가예고 의원은 트위터를 통해 “전쟁을 끝내는 방법? 빨리 승리하면 된다. 어떻게 빨리 승리하냐고? 우크라이나에 러시아를 무찌를 무기를 주면 된다”고 밝혔다.

시점이 더 안 좋았던 것은 공화당이 11월 중간선거에서 하원을 장악할 경우 차기 하원의장으로 유력시되는 케빈 매카시 원내대표가 최근 “우크라이나에 백지수표를 써주지 않겠다”며 우크라이나 지원에 제동을 거는 듯한 발언을 했기 때문이다. 자야팔 의원은 서한이 매카시 의원의 원조 중단 위협과 비슷한 맥락에서 받아들여지는 것은 유감이라면서도 “서한은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집중력을 흩트리는 것이라서 철회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백악관은 전날 협상 여부와 시기는 우크라이나가 결정하는 것이라며 서한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밝힌 데 이어 이날도 “우크라이나에 대한 우리의 지지는 전쟁이 끝날 때까지 강력하게 유지될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서한에 서명한 일부 의원들은 철회 선언에도 불구하고 “토론을 막으면 안 된다”며 기존 입장을 바꾸지 않았다.

워싱턴/이본영 특파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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