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과학용어의 조건] ⑦ 연령대 관계없이 "방역용어는 쉬워야"

고재원 기자 ,박정연 기자,이영애 기자 2022. 10. 26.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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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10명 중 6명은 방역용어를 만들 때 연구자 입장에서 정확한 표현보다는 대중이 이해하기 쉬운 용어를 선정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동아사이언스가 지난 7일 국민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응답자들은 방역 용어 선정 기준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요소로 "대중이 느끼기에 쉬워야 한다"를 선택했다.

대중들이 이해하기 쉬운 용어를 사용해야 한다는 '대원칙'을 제외하면 세대별로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소의 우선순위는 조금씩 차이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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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10명 중 6명은 방역용어를 만들 때 대중이 이해하기 쉬운 용어를 선정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게티이미지뱅크

국민 10명 중 6명은 방역용어를 만들 때 연구자 입장에서 정확한 표현보다는 대중이 이해하기 쉬운 용어를 선정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른바 '대중을 위한 용어'를 원하는 것이다. 연령에 관계없이 일치된 의견을 내놨다. 

동아사이언스가 지난 7일 국민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응답자들은 방역 용어 선정 기준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요소로 “대중이 느끼기에 쉬워야 한다”를 선택했다. 응답자 중 68%가 이같이 답했다. 이어 “연구자들이 생각하기에 가장 정확한 표현”(15.2%), “제일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는 표현”(11.6%), “전문가가 선정한 표현(5.0%)” 순으로 나타났다.

이런 경향은 연령대를 가리지 않고 뚜렷하게 나타났다. 10대(57.1%), 20대(64.7%), 30대(62.0%), 40대(71.0%), 50대(69.4%), 60대 이상(78.3%) 등 모든 연령층에서 “대중들이 느끼기에 쉬운 용어를 사용해야 한다”는 선택지가 가장 높은 응답률을 보였다.

두 번째로 응답률이 높았던 “연구자들이 생각하기에 가장 중요한 표현”의 경우 10대 응답자는 22.3%가 선택한 반면 60대 이상 응답자의 선택률은 8%에 그쳤다. 대중들이 이해하기 쉬운 용어를 사용해야 한다는 ‘대원칙’을 제외하면 세대별로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소의 우선순위는 조금씩 차이가 있었다. 

'방역 용어를 선정하거나 새로 만들 때 가장 주의해야할 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는 질의에도 난이도를 중시한다는 비슷한 경향이 나타났다. '난이도, 이해하기 쉬워야 한다'에 49.9%, '정확성, 정확히 지칭해야 한다'에 37.6%, '지속성, 오래 쓸 수 있어야 한다'에 12.4%가 응답했다. 한 응답자는 기타 의견으로 "목적성이 있어야 한다"며 "이해하기도 쉬워야 하지만 단어가 주는 느낌, 뉘앙스도 중요하다"고 답했다. 

이번 설문조사에선 각 연령대가 선호하는 방역용어의 특징에 대한 사람들의 일반적인 관념도 빗나갔다. 고령층은 한자어를, 영어에 익숙한 20대는 외래어를 선호할 것이란 생각은 실제 응답자들의 답변과는 달랐다.

기본적인 방역용어로 가장 선호하는 언어체계로 ‘한자어’를 선택한 응답자는 전 연령대 중 10대(18.8%)와 20대(18.6%)가 가장 많았다. 청장년층은 30대 8.9%, 40대 10.4%, 50대 9.2%, 60대 이상 13.1% 이 선택해 오히려 청소년보다 선호도가 낮았다.

실제 한자어 방역용어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청소년 응답자들은 많았다. 순우리말로 ‘목밑샘’인 한자어 ‘갑상선’의 순화 필요성에 대해 10대 응답자 56.3%는 “순화할 필요가 없다”고 답했다. 40대(47.2%), 50대(48.1%), 60대 이상(49.1%) 등 보다 높은 응답률이다.

물론 고령층이 더 전문적인 영어를 사용한 용어를 지양하는 경향도 나타났다. ‘구연산’, ‘레몬산’, ‘시트르산’ 중 가장 전문적인 용어에 해당하는 시트르산을 선택한 응답자는 20대(9.0%)와 10대(6.3%)가 가장 많았다. 40대(2.6%), 50대(1.5%), 60대 이상(0.6%) 응답자는 해당 용어에 대한 선호도가 상대적으로 낮았다. 

국어문화원연합회와 '의과학용어 이해도 높이기' 기획의 일환으로 진행된 이번 조사는 20대부터 60대까지 남성과 여성 각 500명이 설문에 응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

[고재원 기자 ,박정연 기자,이영애 기자 jawon1212@donga.com,hesse@donga.com,ya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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