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진 가야 위상'..함안 말이산고분군 출토 '상형도기' 보물됐다

경남CBS 최호영 기자 2022. 10. 26.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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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왕국 가야 시대 대표 고분군인 함안 말이산 45호분에서 출토된 상형도기가 모두 국가 보물이 됐다.

경상남도는 아라가야 왕과 귀족들의 무덤 유적인 함안 말이산 고분(사적 제515호)에서 발굴된 집모양 도기 2점, 사슴모양 뿔잔 1점, 배모양 도기 1점, 등잔모양 도기 1점 등 5점이 국가 보물로 지정됐다고 26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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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세기 전반 아라가야 최고지배자 고분에서 일괄 출토
화려하고 독창적인 도기 제작기술
삼국시대 고분 사례 찾기 어려울 정도로 출토 맥락 분명
지난 4년간 가야유물 9건 보물로 지정, 부쩍 달라진 가야 위상
국가 보물로 지정된 함안 말이산 45호분 출토 상형도기 5점. 경남도청 제공


고대 왕국 가야 시대 대표 고분군인 함안 말이산 45호분에서 출토된 상형도기가 모두 국가 보물이 됐다.

경상남도는 아라가야 왕과 귀족들의 무덤 유적인 함안 말이산 고분(사적 제515호)에서 발굴된 집모양 도기 2점, 사슴모양 뿔잔 1점, 배모양 도기 1점, 등잔모양 도기 1점 등 5점이 국가 보물로 지정됐다고 26일 밝혔다.

도기란 진흙으로 빚은 그릇 등을 고온으로 구워 흙 속의 광물질이 자연적으로 유약처럼 흘러내려 토기보다 단단하게 만들어진 자기(磁器)의 하나다.

상형도기가 출토된 말이산 45호분은 5세기 전반 아라가야가 급성장하던 시기에 조성된 최고 지배자의 대형 봉토분이다.

무덤 내부에서 봉황장식 금동관을 비롯해 투구, 큰칼, 말안장 등 260여 점의 유물이 출토돼 발굴 당시 큰 주목을 받았다.

사물의 모습을 본떠 만든 상형도기는 문헌이나 벽화가 거의 전해지지 않는 가야의 특성상 가야인의 생활상을 이해할 수 있는 최고의 유물이지만, 출토지를 알 수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그동안 제대로 된 평가를 받지 못했다.

그러나 '함안 말이산 45호분 출토 상형도기 일괄(5점)'은 삼국시대 고분에서 그 사례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출토 맥락과 세트 관계가 분명하고, 유물의 보존상태도 우수해 학술적 의미가 대단히 크다.

가야의 고분 문화를 알리기에 충분하다는 점에서 국가 보물로서의 가치를 인정받았다.

또 각각의 상형도기는 아라가야의 독특한 문화를 보여준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집모양 도기와 배모양 도기는 형태와 구조 측면에서 당시 실재했던 창고와 배를 그대로 구현한 것으로 보인다. 이는 가야의 가옥과 선박 구조를 본격적으로 연구·복원하는데 중요한 단서다.

함안 말이산 고분군(사적 제515호)이다. 아라가야 지배층의 고분군으로, 탁월한 경관을 갖춘 가야 남부지역 대표 고분군이다. 4~6세기 무렵 조성된 것으로 보이며 200여 기의 고분이 발견됐다. 경남도청 제공


이와 함께 사슴모양 뿔잔과 등잔 모양 도기는 독특한 조형미에 아라가야 고유의 불꽃모양 창문(透窓)을 다리 부분에 표현하는 등 독창적인 아이디어와 상상력을 엿볼 수 있는 유물로, 5세기 전반 아라가야의 높은 수준의 도기 제작 기술을 알 수 있다.

경남도 정연보 문화유산과장은 "이번에 보물로 지정된 말이산 출토 상형도기들은 가야를 넘어 삼국시대 전체로 봐도 최고 수준의 유물"이라며 "역사적 가치가 높은 도내의 가야유적과 유물을 문화재로 지정해 체계적으로 보존·관리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4년간 도내 가야유물 9건이 국가 보물로 새로 지정되면서 삼국 위주의 고대사에서 소외됐던 가야 문화의 위상이 부쩍 달라진 점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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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CBS 최호영 기자 isaac0421@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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