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겨울 평년과 같거나 더 추울 듯… “영하 · 영상 널뛰기 할 것”
■ What - 때이른 추위… 기상청 날씨 전망
17년만에 ‘10월 대설특보’ 발효
내달 하순도 평년보다 추울 듯
초겨울 등 특정 시기 한파 몰려
평균 기온은 큰 차이 없을 수도
라니냐 · 북극 해빙 · 제트기류 등
변수 많아 맹추위 예측 어려워
평년보다 이르게 초겨울 날씨가 찾아오면서 시민들이 빠르면 내달부터 본격화될 겨울 한파를 걱정하고 있다. 최근의 추운 날씨는 대륙의 찬 공기가 내려오면서 시작됐는데, 겨울이 일찍 찾아온 만큼 여느 때보다 강추위가 닥치는 것 아니냐는 우려 섞인 전망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3년 연속 이어진 라니냐와 북극 해빙 면적 변화 등의 요소는 올해 우리나라에 춥고 건조한 겨울을 예고하고 있다. 그렇지만 제트기류의 이동 경로 등의 변수도 남아있어 다가올 겨울 기상 전망에는 복잡한 방정식이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성큼 다가온 초겨울, 10월 이어 11월 하순에도 평년보다 기온 낮을 가능성 = 단풍이 채 들기도 전인 10월 중순부터 초겨울을 느끼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때 이른 추위로 지난 18일 서울에서 평년보다 10일이나 일찍 첫서리가 내렸고 강원 춘천에는 얼음이 얼었기 때문이다.
강원도와 경기도 곳곳에서 기온이 영하로 내려가면서 10월에 한파특보는 물론 17년 만에 대설특보(24일 강원 산지)가 내려지기도 했다. 이는 대륙의 차가운 공기가 급격히 한반도 쪽으로 확장한 탓으로, 이후 평년 수준을 되찾았다가 11월 중반 들어 다시 평년과 비슷하거나 그보다 낮아질 가능성이 크다. 기상청에 따르면 11월 3~4주 기온이 평년과 비슷하거나 낮을 확률이 각각 40%였다.
강수량의 경우 평년보다 적을 확률이 3주는 40%, 4주는 50%에 달했다. 이르게 찾아온 겨울의 문턱에서 점차 건조하고 추운 날씨를 향해 간다는 것이다.
◇최근 춥고, 메마르고, 변덕스러웠던 겨울…올해도? = 현재까지 전망을 보면 올해 겨울도 춥고 건조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은 최근 발표한 3개월(11월~2023년 1월) 기상전망을 통해 올겨울은 평년과 비슷하거나 그보다 추워질 확률이 80%에 달한다고 예측했다. 11월과 12월은 기온이 평년과 비슷하거나 낮을 확률이 각각 40%, 1월은 평년과 비슷할 확률이 50%였다. 강수량의 경우 11월은 평년보다 적을 확률이 50%, 12월과 1월은 평년과 비슷하거나 적을 확률이 각각 40%로, 다소 건조할 것으로 예상됐다. 앞서 여름에 발표했던 ‘2022년 겨울(12월~2023년 2월) 기후전망’에서도 기상청은 올겨울 기온이 평년과 비슷하거나 낮을 확률이 80%라고 밝혔다.
이는 최근 몇 년간의 겨울 양상이 올해도 반복될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2021년 1월 8일 서울의 기온이 20년 만에 가장 낮은 영하 18.6도로 떨어지는 등 한파가 몰려왔고 전국 강수량도 역대 일곱 번째로 적었다. 올해 2월까지 이어진 겨울에도 한파에 더해 겨우내 강수량이 기록적으로 적었다. 기상청이 올해 초 발표한 지난 겨울(2021년 12월~2022년 2월) 기후 분석 결과를 보면, 이 시기 전국 강수량이 13.3㎜(평년 강수량 75.7㎜의 14.7%)로 1973년 이후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
다만 한파가 겨울 내내 불어닥치기보다 추운 시기와 그렇지 않은 시기가 번갈아 나타나며 기온이 널뛰기할 가능성이 있다. 기상청은 전망자료에서 올겨울 “찬 대륙고기압과 이동성 고기압의 영향을 주기적으로 받아 기온변화가 매우 크고, 찬 대륙고기압 확장 시 기온이 큰 폭으로 떨어질 때가 있다”고 언급했다. 이는 추위가 초겨울 등 특정 시기에 집중돼 한파가 오더라도 겨울 전체 평균 기온은 평년과 큰 차이가 나지 않을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지난 1월의 경우 8일 평균기온이 영하 12.3도였다가 23일 7.4도로 높아지는 등 1월 기온 변동 폭이 역대 가장 컸다. 시민들은 급격한 기온변화에 강한 추위를 호소했지만 지난겨울 전체 평균 기온으로 보면 평년과 큰 차이가 나지 않았다.
◇올겨울 기상전망의 가늠자는…전 세계 이상기후 속출로 “예단하기 힘든 겨울 올 것” 우려도 = 다가올 겨울 날씨를 결정지을 주요 변수로는 라니냐와 북극 해빙 등이 꼽힌다. 특히 라니냐가 3년 연속 이어지고 있고 북극 해빙이 녹는 현상도 가속화하고 있는데, 이들 요소는 최근 몇 년간 우리나라의 겨울 날씨에 지속적으로 영향을 미쳤다. 라니냐가 발생하면 우리나라 동쪽 지역에 저기압이 발달하고 서쪽에는 고기압이 발생해 그 사이로 차고 건조한 북풍이 유입, 우리나라의 기온을 낮추고 대기를 메마르게 한다. 또 북극 해빙 면적이 작아지면 우리나라로 찬 공기가 유입될 가능성이 커진다.
그러나 이들 요소만 가지고 올해 기록적 한파가 찾아올 것이라고 단언하기는 어렵다. 극지방의 추운 공기가 남하하는 것을 막아주는 제트기류도 중요 변수인데, 구불구불한 선을 그리면서 이동하는 이 기류가 어느 지역에 어떤 형태로 걸쳐지는지에 따라 우리나라의 기온 분포도 달라질 수 있다.
북극 해빙이 줄어들면 힘이 약해진 제트기류가 불규칙하게 흐르게 되는데 우리나라에도 이를 따라 찬 공기의 축이 서해 혹은 동해 중 어느 쪽을 중심으로 내려올지, 한파의 정도는 어떨지 예측하기 어려워진다.
이외에도 라니냐로 인해 저기압이 동쪽으로 이동하기 전 남서쪽에 위치할 때 따뜻한 남풍을 불러오는 ‘라니냐의 이중성’도 한파 예측을 어렵게 하는 요인이다. 올여름 폭우처럼 이상기후가 일상화된 상황에서 전문가들과 베테랑 예보관들조차 기존 공식으로는 다가올 날씨를 예측하기 어려워진 측면도 크다.
인지현 기자 loveofall@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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