둔촌주공 '7000억' 차환 투자자 외면.. 시공단, 자체 자금조달 나섰다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 재건축 사업이 프로젝트파이낸싱(PF) 차환 발행 실패로 난관에 봉착했다. /사진=뉴스1

국내 최대 재건축 사업으로 꼽히는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새 단지명 '올림픽파크레온')이 7000억원 규모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 차환 발행에 실패해 사업비 조달에 난관을 겪고 있다. 둔촌주공은 조합과 시공사업단(현대건설·HDC현대산업개발·대우건설·롯데건설)이 공사비 증액 문제로 갈등을 겪다가 올 4월 이후 이달까지 6개월 동안 공사가 중단돼 최근 재개했다.

26일 금융투자업계와 건설업계에 따르면 BNK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등은 오는 28일 만기가 도래한 둔촌주공 PF 자산유동화 전자단기사채(ABSTB) 차환과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발행을 시도했지만 투자자를 구하지 못했다.

금리 인상 여파로 부동산 거래시장이 얼어붙고 레고랜드 채무불이행(디폴트) 사태로 채권시장 자금경색이 시작되면서 투자자를 구하기가 쉽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둔촌주공 재건축 조합은 지난 8월 NH농협은행 등 24개 금융회사로 구성된 대주단에 사업비 대출 7000억원의 연장을 요청했다가 거절됐다. 조합은 시공사업단의 보증을 제공받아 ABSTB를 발행, 사업비 대출을 상환했다. 이때 발행한 ABSTB의 차환 발행에 실패한 것이다.

시공사별 보증금액은 사업 지분에 따라 현대건설 1960억원, HDC현대산업개발 1750억원, 대우건설 1645억원, 롯데건설 1645억원이다. 회사별로 금융기관 등을 통해 자금조달을 추진한 후에 최종적으론 자체자금으로 사업비를 마련해야 한다. 내년 초 일반분양을 목표하고 있어 성공할 경우 이후에는 선분양대금을 받아 공사비를 조달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와 한국은행은 지난 23일 회사채와 부동산 PF 시장 불안에 대응하기 위해 '50조원 플러스 알파(+α)' 유동성 지원책을 내놓았다. 다만 사업 지연 가능성과 추가 비용이 늘어남에 따라 조합원의 추가 분담금도 증가할 수 있게 됐다.

앞서 둔촌주공 재건축 사업은 공사비 2조6000억원에 시공계약을 체결했다가 2020년 물가상승 등을 반영해 3조2000억원으로 증액하는 내용의 안건을 놓고 조합과 시공사업단이 다툼을 벌였다. 지난 4월15일 공정률 52% 상태에서 공사가 중단됐다가 최근 재개했지만 그동안 발생한 손실을 포함 도급금액은 4조3400억원으로 다시 증가했다.

현재 조합 등은 일반분양가가 3.3㎡당 3200만원일 경우 1인당 추가 분담금이 약 1억8000만원 발생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일반분양가를 높이면 조합원 추가 분담금이 줄어들 수 있다. 시공사업단 관계자는 "일반분양가 3.3㎡당 4000만원 이상이 책정되는 경우 조합원 추가 분담금이 발생하지 않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는 2019년 고분양가 심사제도를 통해 둔촌주공 일반분양가를 3.3㎡당 2900만원으로 책정했으나 이후 2020년 민간 분양가상한제가 도입됨에 따라 둔촌주공은 HUG 심사가 아닌 분양가상한제를 적용받게 됐다. 정부는 물가상승 등을 반영해 분양가상한제 규제를 완화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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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노향 기자 merr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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