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버랜드 축제서 본 그 장미, 日 세계대회 최고상 받았다

도쿄/성호철 특파원 2022. 10. 26. 0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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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상을 받은 장미 '퍼퓸 에버스케이프(Perfume Everscape)'./삼성물산 제공

한국에서 태어난 신(新)품종 장미가 일본의 기후현에서 열린 국제 장미 대회에서 최고상을 수상했다. 일본 기후현에서 열린 20회 ‘기후 국제 장미대회’는 24일 삼성물산 리조트부문인 에버랜드 식물컨텐츠그룹이 만든 장미 품종인 ‘퍼퓸 에버스케이프(Perfume Everscape)’에 심사 최고점에 수여하는 ‘세계장미협회상’과 최고 품종을 인정하는 금상을 수여했다. 개최지인 기후현과 가니시는 현지사(우리나라의 도지사)상과 시장상도 한국산 신품종에 줬다.

기후 장미대회에선 세계 각국에서 출품된 41개의 장미 품종이 경쟁했다. 장미대회는 신품종의 씨앗을 제공받아, 2년동안 심사위원들이 직접 기르면서 채점하는 방식이다. 대회를 주최하는 기후 장미원은 약 80만㎡ 부지에 장미 6000여 품종을 전시하는 곳이다. 신품종 장미를 개발한 삼성물산 식물컨텐츠그룹 하호수 프로는 “사과와 복숭아향 중간쯤 되는 상큼하면서도 달콤한 과일향이 나는 장미”라며 “보통 정원용 장미는 오전에는 향이 강하다가 오후에는 약해지는데 이 품종은 오후에도 강한 향이 난다”고 말했다. 신품종 장미는 일년에 3~4차례 꽃을 피우는데다 여름철에 유행하는 흑반병도 좀처럼 걸리지 않을 정도로 내병성도 강하다.

한국은 독자적인 장미 품종이 없어, 정원용 장미는 모두 프랑스·영국·일본 등에 로열티를 주고 재배하고 있었다. 한국산 품종이 없으니, 해외로 정원 장미 품종을 수출한 사례도 없다. 에버랜드가 한국산 장미 품종에 도전한 건 2013년이었다. 연간 1500회 이상 인공 교배해 28종의 에버랜드 신품종 장비를 개발했다. 국내 시장이 겨우 100억원밖에 안되는 작은 시장에 삼성이 도전한 건, ‘한국 장미는 에버랜드’라는 자부심 때문이다. 에버랜드는 용인 자연농원 시절인 1976년 개장 당시에 122품종의 장미 3500그루를 심었고 1985년에는 국내 처음으로 꽃을 테마로 한 ‘장미 축제’를 열었다.

삼성물산의 이준규 식물컨텐츠그룹장은 “최고상을 받은 품종에는 벌써부터 해외 바이어들이 로열티 구매 상담이 들어왔다”며 “일본과 유럽에 품종 출원을 마무리하면 현지 업체들과 판매 계약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 그룹장은 “돈이 많은 삼성이니까 장미도 한다는 말을 듣긴 하지만, 면적당 관리 인력은 에버랜드가 지자체 장미원보다 적다”며 “꽃은 정원사의 발자국 소리를 듣고 자란다는 말처럼, 장미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이룬 성과로 봐달라”고 말했다.

삼성물산 리조트 부문은 에버랜드가 자체 개발한 장미 품종 '퍼퓸 에버스케이프(Perfume Everscape)'가 일본 기후현에서 열린 '기후 국제 장미대회'에서 최고상인 금상 등 4개 부문을 석권했다고 25일 밝혔다. 사진은 기후세계장미대회에서 기타 겐지 심사위원장이 퍼퓸 에버스케이프 개발에 참여한 에버랜드 하호수 프로(왼쪽)에게 금상을 수여한 후 기념 촬영하는 모습.[에버랜드 제공]/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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