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찌꺼기의 화려한 변신…“27만원씩 벌어서 손주 용돈 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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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자리가 생겨 감사한 마음으로 동료들과 즐겁게 일하고 있어요."
광주시는 올해 예산 3억원을 들여 5개 구 시니어클럽의 커피 찌꺼기 새 활용 사업을 추진했다.
노인 일자리 사업단에서 커피전문점 10곳을 방문해 커피 찌꺼기를 수거해 5개 구 시니어클럽으로 전달한다.
박지영 서구 시니어클럽 실장은 "보건복지부에서 커피 찌꺼기 새 활용 사업을 노인 일자리 전국 시범사업으로 선정했다. 내년부터 다른 자치단체에서도 이 사업을 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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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 일자리도 농가 이익도 ‘쑥쑥’
“일자리가 생겨 감사한 마음으로 동료들과 즐겁게 일하고 있어요.”
광주광역시 서구 시니어클럽 노인 일자리 사업에 참여하는 조봉숙(69)씨는 25일 “집에서 쉬는 날엔 출근하는 날이 기다려질 정도로 행복하다”고 말했다. 조씨는 일주일에 세차례 출근해 커피 찌꺼기로 탈취제를 만드는 일을 한다. 다달이 24만6천원의 노령연금을 받는 조씨는 시니어클럽에서 월 30시간을 일해 월 27만원을 번다. 조씨는 “일해서 받은 돈으로 손자들에게 도움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커피 찌꺼기가 탈취제와 퇴비로 화려하게 변신하면서 일자리도 만들고 있다.
광주시는 올해 예산 3억원을 들여 5개 구 시니어클럽의 커피 찌꺼기 새 활용 사업을 추진했다. 노인 일자리 사업단에서 커피전문점 10곳을 방문해 커피 찌꺼기를 수거해 5개 구 시니어클럽으로 전달한다. 광주 5개 구 시니어클럽별로 65살 이상 노인 20명씩 100명이 커피 찌꺼기를 건조한 뒤 밀가루와 소금을 넣어 반죽해 탈취제를 만든다. 5개 구 시니어클럽은 한달 평균 8만개의 탈취제를 만든 뒤, 행정복지센터를 통해 시민들에게 무료로 나눠주고 있다.
광주시는 최근 보건복지부가 주관하는 ‘노인 일자리 및 사회활동 지원사업 평가’에서 노인 일자리를 만들어낸 공으로 최우수상을 받았다. 지난해 광주 서구 시니어클럽에서 처음 시범사업으로 시작해 올해 5개 구까지 늘린 이 사업은 내년부터 전국으로 확산할 것으로 전망된다. 박지영 서구 시니어클럽 실장은 “보건복지부에서 커피 찌꺼기 새 활용 사업을 노인 일자리 전국 시범사업으로 선정했다. 내년부터 다른 자치단체에서도 이 사업을 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커피 찌꺼기를 매립하거나 소각하면 이산화탄소가 다량 발생한다. 아메리카노 한잔에 들어가는 커피 원두 15g 중 99.8%인 14.97g이 커피 찌꺼기로 버려진다. 국회입법조사처 자료를 보면, 국내 커피 찌꺼기 발생량은 2012년 9만3397t에서 2019년 14만9039t으로 약 60% 늘었다. 커피 찌꺼기는 환경부에서 순환자원으로 인정받으면서 퇴비나 펠릿 등 자원으로 재활용되고 있다.
전남 나주 혁신도시에 자리한 전력거래소는 커피 찌꺼기로 퇴비를 만들어 활용하는 친환경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전력거래소는 올해 협약을 맺은 27개 공공기관 및 업체 등과 협력해 커피 찌꺼기 15t을 수거할 방침이다. 나주지역자활센터에서 미리 협약을 맺은 카페에 일주일에 두차례 방문해 커피 찌꺼기를 수거한다. 김은아 나주 커피전문점 절굿대 달토끼 대표는 “커피 찌꺼기를 90% 이상 버렸는데, 퇴비를 만들어 농가에서 재활용한다고 하니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전력거래소는 지난해 커피 찌꺼기 10t을 수거해 비료공장으로 보내 퇴비 5천포대를 생산하도록 한 뒤 전량 구매해 관내 농가에 무상 공급했다. 강정선(47·나주시 산포면)씨는 “일반 퇴비보다 부식이 덜 되고 악취가 나지 않아 좋더라”고 말했다. 전력거래소는 광주의 가배하우스와 협력해 커피 찌꺼기를 가정용 난방연료인 펠릿으로 만드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김혜진 전력거래소 이에스지(ESG)경영팀 주임은 “커피 찌꺼기 재활용을 통해 환경 문제 해소에 기여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정대하 기자 daeh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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