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부모와 못 사는 아동한테 “부모 관심” 물은 ‘이주호 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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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가 이사장을 지낸 아시아교육협회가 아동양육시설 학생들을 대상으로 인공지능(AI) 활용 교육 연구를 진행하면서 '부모님과의 관계' 등을 묻는 부적절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편, 이날 도종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서울시교육청으로부터 제출받은 협회의 수행 연구 지출 세부내역을 보면, 포항 아동양육시설을 포함해 모두 6건의 연구에 ㄱ사 학습기기가 사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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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양육시설 학생 대상 부적절 설문조사
“가정에서 상처 받은 아동에 대한 배려 없어”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가 이사장을 지낸 아시아교육협회가 아동양육시설 학생들을 대상으로 인공지능(AI) 활용 교육 연구를 진행하면서 ‘부모님과의 관계’ 등을 묻는 부적절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25일 <한겨레> 취재를 종합하면, 협회는 지난해 2월부터 10월까지 포항의 한 아동양육시설 초·중학생 35명에게 ㄱ사의 학습기기를 나눠주고 성적 향상도를 알아보는 연구를 진행했다. 문제는 연구가 끝난 직후 실시한 설문조사였다.
해당 아동양육시설에는 보호자가 없거나 보호자로부터 학대받은 아동, 보호자의 질병 등으로 가정에서 보호하기 어려운 아동이 입소해 있다. 그런데 협회의 설문조사 문항을 보면 ‘ㄱ사 기기로 학습하면서 가장 좋은 점’의 답변 예시로 ‘부모님이 내가 하는 공부에 관심을 가져주어서 좋다’가 있었다. ‘ㄱ사 기기에서 조금 더 도움 받고 싶은 부분’의 답변 예시로는 ‘부모님과 관계를 좋게 하는 방법을 알려주면 좋겠다’가 포함됐다. 응답자는 각각 2명, 0명에 그쳤다. 심지어 협회는 연구 결과 보고서에 “대부분의 아동들이 부모님과의 관계가 원만하며, 대화가 많고 자신이 가정에서 사랑받고 있다고 느끼는 것으로 관찰되었다”고 쓰기도 했다.
김성천 한국교원대 교수(교육정책학)는 “가정에서 상처받은 아동에 대한 배려 없이 다른 연구에 쓴 설문조사 문항을 그대로 가져다 쓴 것으로 보인다”며 “연구의 질뿐만 아니라 윤리적 문제까지 관리하는 것이 리더의 역할인데 이사장이었던 이 후보자에게 도의적인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도종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서울시교육청으로부터 제출받은 협회의 수행 연구 지출 세부내역을 보면, 포항 아동양육시설을 포함해 모두 6건의 연구에 ㄱ사 학습기기가 사용됐다. ㄱ사는 이 협회에 1억원을 기부했는데, 기기 대여료로 기부금보다 많은 1억3600만원을 ‘회수’한 것이다.
교육계 일각에서는 협회가 사교육업체의 사업 확장을 위한 연구를 대신 수행한 게 아니냐는 지적까지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ㄱ사 학습기기를 사용한 연구가 끝날 때마다 협회가 실시한 설문조사 문항 가운데는 ‘친구에게 ㄱ사 학습기기를 추천해줄 마음이 드는지’ 등 협회가 표방한 ‘교육격차 해소’ 연구 목적과 동떨어진 홍보성 문항도 포함되어 있다. 김영식 좋은교사운동 공동대표는 “비영리 사단법인이 이런 설문을 했다는 것 자체가 (향후) 기업 홍보를 위한 연구로 볼 수밖에 없다”며 “매우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ㄱ사에 지급된 대여료와 관련해 교육부 인사청문회준비단 관계자는 이날 <한겨레>에 “ㄱ사는 기업의 사회적 기여 차원에서 연구에 참여했고, 학습기기 대여료도 시중가격보다 훨씬 낮게 책정했다”고 해명했다.
이유진 기자 yjlee@hani.co.kr 김민제 기자 summe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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