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기 사고 3분내 도착, 제주공항 소방구조대가 맡는다"
1993년 전남 해남군에서 추락한 아시아나항공기는 국내 최대 항공사고
1994년 제주공항에서 대한항공기 화염 휩싸였지만 인명피해는 없어
공항내 항공기 사고에 특별대응위해 공항소방구조대 창설
사고 현장 3분 이내 도착..365일 24시간 제주공항 상주하는 안전지킴이
▶ 글 싣는 순서 |
①"내가 누군줄 알아?" 제주공항 항공보안검색 요지경 ②"내 얼굴이 신분증?" 대통령도 예외없는 항공보안검색 ③스튜어디스, 항공승객 안전 지키는 '감정 노동자' ④"항공기 사고 3분내 도착, 제주공항 소방구조대가 맡는다" (계속) |
* 국내에서 발생한 최대 항공 참사는 아시아나기 추락사고입니다
1993년 7월26일 오후 3시50분. 승객 104명과 승무원 6명을 태우고 서울에서 목포로 가던 아시아나 항공기 737-500기가 전라남도 해남군 화원면 마천리 뒷산에 추락했습니다. 추락 충격으로 기체가 크게 파손되면서 승객과 승무원 66명이 숨졌습니다. 국내 항공사고중 최악의 참사입니다. 목포 상공의 악천후 속에서 무리하게 착륙을 시도한 조종사 실수로 결론났지만 항공사의 무리한 운항스케줄과 지방공항의 열악한 안전실태 등이 복합적으로 빚어낸 인재라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그 해 3월 구포역 열차전복 사고와 10월 서해 훼리호 사고와 함께 육해공 3대 대형사고로 기록되고 있습니다.
* 제주공항 활주로에서 화염에 휩싸였던 대한항공기,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어요
1994년 8월10일 오전 11시25분. 김포를 출발해 제주공항에 착륙하던 대한항공 항공기 A300-600가 강한 돌풍을 만났습니다. 정상 속도를 넘어선 항공기는 속도를 줄이지 못하면서 중심을 잃고 활주로를 벗어난 뒤 담에 충돌했습니다. 충돌 여파로 연료탱크가 파손된 항공기는 누출된 항공유에 불이 붙으면서 굉음과 함께 폭발했습니다. 하지만 폭발에 앞서 화재 속에서도 승객과 승무원 160명이 질서정연하고 신속하게 대피해 9명만이 가벼운 부상을 입었을 뿐 숨진 사람은 단 1명도 없었습니다. 사고를 낸 캐나다인 기장과 부기장은 항공법 위반과 업무상 과실치상 등의 혐의로 불구속 입건됐습니다.
* 외국 공항에서도 대한민국 국적기 사고로 수많은 사람이 희생됐죠
1976년 8월2일 이란 테헤란 공항을 떠난 대한항공 B707기가 인근 산악에 추락해 5명이 숨진 게 외국 공항에서의 국내 항공기 첫 사망사고로 기록됐습니다. 1978년 4월21일에는 대한항공 B707기가 소련 무스만스크에서 항로 이탈로 피격돼 비상착륙했지만 2명이 숨졌습니다. 1983년 9월1일 대한항공 B747기가 소련 캄차카 근해에서 피격돼 탑승객 269명 전원이 숨졌고, 1987년 11월29일 대한항공 B707기가 미얀만 안다만 해상에서 북한공작원에 의해 공중 폭파해 115명이 희생됐습니다. 1997년 8월6일 대한항공 B747-300기가 미국 괌공항 착륙중 야산에 추락해 225명이 숨진 사고 역시 대한민국 국적기의 대표적인 항공사고입니다.
* 공항내 항공기 사고에 특화돼 만들어진 게 '공항소방구조대'입니다
항공기가 바퀴없이 동체착륙할 경우 날개가 파손, 활주로와의 마찰열로 날개 안에 있던 연료에 불이 붙을 가능성은 매우 높아지는데요. 항공유 특성상 불이 붙는 온도인 발화점이 높은 반면 일단 불이 나면 폭발과 함께 대규모 인명피해를 동반합니다. 특히나 서서히 불이 번지는 게 아니라 갑작스럽게 불이 붙은 뒤 단시간에 기체가 화염에 휩싸이기 때문에 최대한 단 시간에 탈출과 진화가 인명피해 최소화와 직결됩니다. 이처럼 공항 주변 8km 이내 모든 항공기 사고 대응을 위해 설립된 게 바로 '공항 소방대'입니다.
* '3분 이내 사고 현장 도착', 공항소방구조대의 불문율입니다.
항공기 사고는 주로 이·착륙때 발생합니다. 항공기 사고의 90% 이상이 이·착륙에 몰려 있고, 비행중에는 10%에 불과합니다. 이·착륙 5분 이내, 공항 또는 근처에서 사고 날 확률이 높은 이유입니다. 제주공항 소방대는 항공기가 공항내 불시착할 경우 3분 이내 도착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관제탑의 "사고지역으로 출동, 인명구조 실시하라"는 지시가 나오면 제주공항 소방대의 모든 인원과 차량이 현장으로 출동해 진화 또는 인명구조에 나섭니다. 공항 안이라도 모든 화재사고의 지휘권은 관할 소방서장에게 있기 때문에 소방서장 지휘 아래 움직이고, 잔해물을 수습 또는 보관합니다.
* 기체로 불이 확산되기 전에 끄는 게 최대 목표입니다.
우리가 바퀴로 알고 있는 랜딩기어가 내려오지 않는 등 예정된 사고 때 기장은 공항 관제탑에 소방차 대기 요청을 합니다. 제주공항 소방구조대는 활주로 대기지점에 있다가 항공기를 따라가며 진화를 하게 되는데요. 특히 동체착륙할 경우 기장이 활주로에 포말소화약제를 뿌려달라고 요청 하면 화재 예방 차원에서 포말을 미리 살포하기도 합니다. 당연히 사고 항공기는 포말이 뿌려진 활주로를 따라 미끄러지면서 착륙하게 되겠죠. 1994년 8월10일 제주공항에 착륙한 대한항공기가 미끄러지며 폭발한 사고는 있었지만 아직까지 제주공항에서 동체착륙한 경우는 없습니다.
* 제주공항 소방구조대, 24시간 공항에 상주하며 안전을 책임집니다.
제주공항 소방구조대는 365일 24시간 언제나 13명이 필수인원으로 제주공항에 발생할지도 모를 항공사고에 대비해 근무중입니다. 주간에는 이보다 2배 가량 많은 20여명이 근무를 서고 있습니다. 국토교통부 관제사들이 근무하는 관제탑과 공항 소방대는 직통전화와 직통벨로 연결돼 있어 출동 신호가 떨어지면 활주로 대기지점으로 곧바로 출동이 이뤄집니다. 앞서 말씀드린대로 3분 이내로 사고 현장에 도착해야 합니다. 또 사고가 나면 활주로에 있는 모든 항공기는 멈춰서고, 도착 예정이던 항공기들은 정리될 때까지 공중에서 선회하거나 가까운 공항으로 착륙해야 합니다. 단 한명의 인명피해도 허락지 않는다는 사명감에 가득 찬 이들의 눈빛이 지금 이 시각도 활주로를 응시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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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CBS 박정섭 기자 pjs011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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