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근식은 됐는데"..청주 미성년 연쇄강간범 신상공개 불가 왜?

법과 법 사이 사각지대..복역 후 재범 안하면 공개 못 해
"성범죄자 신상등록 허점..개정안 통과해야"

ⓒ News1 DB

(청주=뉴스1) 김용빈 기자 = 2007년 충북 청주에서 여성과 아동 7명을 연쇄 성폭행해 15년 만기 출소한 A씨(49)의 신상공개는 현행법상 불가능한 것으로 확인됐다.

15년 전 범행으로 최근 신상이 공개된 인천의 연쇄 성폭행범 김근식과는 조금 다른 사례다.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A씨는 2006년부터 2007년 2월까지 충북 청주 일대에서 7명의 여성과 아동을 대상으로 성폭행 등 성범죄를 저질렀다.

6명의 피해자가 미성년이고 심지어 7세와 9세 아동도 있었다.

그는 2007년 징역 15년형을 선고받고 올해 2월 청주교도소에서 출소했다.

인천 김근식은 2006년 5월부터 그해 9월까지 인천과 경기 일대에서 9살부터 17살까지 미성년인 여학생 11명을 성폭행했다.

징역 15년 형을 선고받고 최근 출소를 목전에 뒀다가 다른 성범죄가 드러나면서 다시 구속됐다.

둘 모두 아동‧청소년의 성 보호에 관한 법률(2011년 1월1일 시행)과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2011년 4월16일 시행) 제정 이전 범행으로 신상정보 공개 대상에서 제외됐다.

하지만 A씨와 달리 김근식은 최근 신상 정보가 공개됐다. 둘의 차이는 초범과 재범이라는 점이다.

이전에는 국가청소년위원회에서 청소년 성범죄자 신상 등록과 제한적 열람을 할 수 있도록 했다.

신상 등록을 위해서는 청소년에 대한 강간 및 강제추행 등으로 2회 이상 실형을 선고받고 형을 집행한 자를 대상으로 한다는 조건이 붙는다. 2006년 6월30일 시행으로 그 이전 범죄에는 적용할 수 없다.

현재 드러난 김근식은 첫 범행은 2000년. 당시 미성년을 성폭행한 혐의로 5년 6월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2006년 출소 뒤 16일 만에 다시 범행을 시작해 6월부터 9월까지 4개월 동안 11명의 청소년을 성폭행했다.

김근식은 2회 이상 실형 선고로 국가청소년위원회 신상 등록 조건에 부합했다.

하지만 A씨는 동시 다발적으로 범행을 몰아쳤으나 사건이 하나로 병합돼 재판을 받았다. 결국 단 1회 실형 선고로 국가청소년위원회 신상 등록 조건을 갖추지 못했다.

때문에 현행법과 국가청소년위원회 성범죄자 신상 등록을 모두 피할 수 있었다.

그가 다시 성범죄를 저지르지 않는 이상 신상 등록은 불가하다.

A씨는 출소 전 실시한 정신병질자 선별도구(PCL-R), 일명 사이코패스 검사에서 32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25점 이상을 받은 범죄자는 연쇄살인범 유영철(38점), 아동 성범죄자 조두순(29점) 등이 있다.

40점 만점에 25점 이상이면 사이코패스로 분류한다. 점수가 클수록 재범 위험성 역시 그만큼 높다고 판단한다.

아동학대피해가족협의회 서혜정 대표는 "PCL-R 점수를 보면 재범 위험성이 큰 인물"이라며 "국회에 계류 중인 성범죄자 신상등록 허점 개선을 위한 개정안을 조속히 통과시켜야 한다"라고 말했다.

vin06@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