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산 높이가 1950m라는데.. 백록담 정상엔 표지석도 안 보여
임재영 기자 2022. 10. 26. 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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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오전 한라산 정상인 백록담으로 가는 관음사탐방코스에 단풍나무, 졸참나무, 서어나무, 마가목 등이 울긋불긋 물들었다.
한라산 최정상 높이를 수정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토지리정보원이 발표한 한라산 서쪽 최정상의 높이는 1950m가 아니라 1947.3m다.
국토지리정보원이 2008년 한라산 백록담 서쪽 정상에 삼각점을 설치해 높이를 측량한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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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방 가능한 백록담 동쪽 분화구
해발고도 1929m로 정상에 못미쳐
국토지리정보원은 1947.3m 제시
해수면 기준점-장비 따라 오차 생겨
해발고도 1929m로 정상에 못미쳐
국토지리정보원은 1947.3m 제시
해수면 기준점-장비 따라 오차 생겨
23일 오전 한라산 정상인 백록담으로 가는 관음사탐방코스에 단풍나무, 졸참나무, 서어나무, 마가목 등이 울긋불긋 물들었다. 깊어가는 가을을 보여주듯 고지대에서 저지대로 단풍이 물결처럼 번지고 있는 풍경이 한눈에 들어왔다. 백록담 분화구 동릉 정상에 오르자 가을의 정취를 즐기려는 탐방객들로 북적이고 있었다. ‘한라산천연보호구역 白鹿潭(백록담)’이라고 쓰인 표지석 앞에 인증샷을 찍으려는 이들이 긴 줄로 늘어서기도 했다.
최근 일회용 컵을 줄인 실적을 한라산 높이에 비교한 자료가 나온 이후 실제 높이에 대한 논란이 불거졌다. 기자는 백록담 현장을 직접 찾아가 보기로 했다. 이날 현장에는 탐방객이 대기하는 표지석 주변에 나무 표지 2개가 설치돼 있었다. 그런데 아무리 둘러봐도 ‘남한 최고봉 1950m’를 알리는 안내판이나 표지는 보이지 않았다. 서울에서 온 김애숙 씨(53)는 “남한 최고봉에 발을 딛는 것이 내 인생의 버킷리스트 중 하나”라며 “힘들게 올라왔는데 보통 산 정상에 해발고도를 적은 표지가 없어서 의아했다”고 말했다.
현재 등산객들은 관음사 탐방로와 성판악 탐방로를 통해 백록담 분화구의 동쪽 능선 정상만 갈 수 있다. 이곳의 해발고도는 1929.4m. 남한에서 두 번째로 높은 지리산 천왕봉 해발고도(1915m)보다는 높지만 엄밀히 말해 한라산 정상은 아니다. 실제 정상은 서벽 분화구 꼭대기로 반대편에 있기 때문이다. 동릉에 최고점을 알리는 표지석을 세울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타원형의 분화구 능선을 따라서 서쪽 정상에 갈 수는 있지만 현재는 일반인이 출입할 수 없는 통제구역이다.
한라산 최정상 높이를 수정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토지리정보원이 발표한 한라산 서쪽 최정상의 높이는 1950m가 아니라 1947.3m다. 국토지리정보원이 2008년 한라산 백록담 서쪽 정상에 삼각점을 설치해 높이를 측량한 결과다. 국토지리정보원은 국토의 평면적인 정보를 집계하면서 해발고도에 대한 정보를 부가적으로 제공하고 있다. 국토지리정보원 관계자는 “국내 해발고도는 통상적으로 인천만의 평균해수면을 기준으로 하지만 제주의 경우 제주항의 평균해수면을 기준으로 측량을 하고 있는데 기준점이나 관측 장비 등에 따라 높이에 오차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제주도 세계유산본부가 2016년 한라산 천연보호구역 학술조사를 하면서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으로 측량했을 때 정상 높이는 1946.6m였다. 2006년 제주산업정보대 양영보 교수는 한라산 해발고도를 1947m로 밝히기도 했다.
한라산국립공원관리사무소 관계자는 “한라산 높이가 1950m가 아니라는 측량 결과가 나왔지만 (1950m에 대한) 상징성이 너무 크다 보니 아직 탐방안내 지도 등에서 수정을 하지 않았다”며 “이제는 산 높이를 공인하는 행정 결정과 절차가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한라산 높이는 1901년 독일인 지리학자이자 언론인인 지그프리트 겐테가 기압계를 이용해 1950m라고 밝힌 것이 근대적인 측량 방법의 시초다. 이후 일제강점기인 1910년대에 제작한 5만분의 1 지도에 한라산 최정상 높이가 1950m로 기록됐다. 1966년 국토지리정보원 전신인 건설부 국립건설연구소가 한라산 높이를 삼각 측량해 1950.11m로 재확인한 후 이 수치가 사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일회용 컵을 줄인 실적을 한라산 높이에 비교한 자료가 나온 이후 실제 높이에 대한 논란이 불거졌다. 기자는 백록담 현장을 직접 찾아가 보기로 했다. 이날 현장에는 탐방객이 대기하는 표지석 주변에 나무 표지 2개가 설치돼 있었다. 그런데 아무리 둘러봐도 ‘남한 최고봉 1950m’를 알리는 안내판이나 표지는 보이지 않았다. 서울에서 온 김애숙 씨(53)는 “남한 최고봉에 발을 딛는 것이 내 인생의 버킷리스트 중 하나”라며 “힘들게 올라왔는데 보통 산 정상에 해발고도를 적은 표지가 없어서 의아했다”고 말했다.
현재 등산객들은 관음사 탐방로와 성판악 탐방로를 통해 백록담 분화구의 동쪽 능선 정상만 갈 수 있다. 이곳의 해발고도는 1929.4m. 남한에서 두 번째로 높은 지리산 천왕봉 해발고도(1915m)보다는 높지만 엄밀히 말해 한라산 정상은 아니다. 실제 정상은 서벽 분화구 꼭대기로 반대편에 있기 때문이다. 동릉에 최고점을 알리는 표지석을 세울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타원형의 분화구 능선을 따라서 서쪽 정상에 갈 수는 있지만 현재는 일반인이 출입할 수 없는 통제구역이다.
한라산 최정상 높이를 수정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토지리정보원이 발표한 한라산 서쪽 최정상의 높이는 1950m가 아니라 1947.3m다. 국토지리정보원이 2008년 한라산 백록담 서쪽 정상에 삼각점을 설치해 높이를 측량한 결과다. 국토지리정보원은 국토의 평면적인 정보를 집계하면서 해발고도에 대한 정보를 부가적으로 제공하고 있다. 국토지리정보원 관계자는 “국내 해발고도는 통상적으로 인천만의 평균해수면을 기준으로 하지만 제주의 경우 제주항의 평균해수면을 기준으로 측량을 하고 있는데 기준점이나 관측 장비 등에 따라 높이에 오차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제주도 세계유산본부가 2016년 한라산 천연보호구역 학술조사를 하면서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으로 측량했을 때 정상 높이는 1946.6m였다. 2006년 제주산업정보대 양영보 교수는 한라산 해발고도를 1947m로 밝히기도 했다.
한라산국립공원관리사무소 관계자는 “한라산 높이가 1950m가 아니라는 측량 결과가 나왔지만 (1950m에 대한) 상징성이 너무 크다 보니 아직 탐방안내 지도 등에서 수정을 하지 않았다”며 “이제는 산 높이를 공인하는 행정 결정과 절차가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한라산 높이는 1901년 독일인 지리학자이자 언론인인 지그프리트 겐테가 기압계를 이용해 1950m라고 밝힌 것이 근대적인 측량 방법의 시초다. 이후 일제강점기인 1910년대에 제작한 5만분의 1 지도에 한라산 최정상 높이가 1950m로 기록됐다. 1966년 국토지리정보원 전신인 건설부 국립건설연구소가 한라산 높이를 삼각 측량해 1950.11m로 재확인한 후 이 수치가 사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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