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문화회관, 관객과 교감하는 '필하모니 드 파리'처럼 만든다
파리=사지원 기자 2022. 10. 26. 03:03
장 누벨이 설계한 '필하모니 드 파리'
메인홀은 객석이 무대 감싸는 형태, 우주선 모양 외관 디자인도 눈길
세종문화회관 44년만에 리모델링, 원형 보존하되 객석-무대 거리 좁혀
대극장 옆엔 클래식 콘서트홀 조성.. 외부 미디어파사드로 공연 중계
메인홀은 객석이 무대 감싸는 형태, 우주선 모양 외관 디자인도 눈길
세종문화회관 44년만에 리모델링, 원형 보존하되 객석-무대 거리 좁혀
대극장 옆엔 클래식 콘서트홀 조성.. 외부 미디어파사드로 공연 중계
“벽의 요철 무늬는 소리를 분산시키는 효과를 냅니다.”
23일(현지 시간) 프랑스 파리 공연장 ‘필하모니 드 파리’ 피에르 불레즈 홀(메인홀). 티보 말리부아르 드 카마 부관장이 벽과 객석 곳곳의 무늬를 가리키며 설명했다. 홀에는 리허설 중이던 연주자의 피아노 소리가 맑게 울렸다.
공연장을 둘러본 오세훈 서울시장은 “세종문화회관을 광화문광장과 연계해 전면 새단장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세종문화회관이 지어진 1978년 이후 44년 만에 전면 리모델링을 하겠다는 것인데, 목표는 2028년 재개관이다.
○ ‘공연자-관객’ 교감 가능
피에르 불레즈 홀은 층고가 높아질수록 검은색, 갈색, 황금색 순으로 밝아지는 객석의 색감과 비대칭적 디자인이 고풍스러운 이미지를 자아냈다. 카마 부관장은 “바로크식 콘서트장의 분위기를 재현했는데 매우 시적인 공간이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홀은 객석이 무대를 감싼 빈야드(포도밭) 형태로 돼 있었다. 공연자와 관객 간 내밀한 교감이 가능하도록 꾸몄다는 설명이었다. 공연장은 2400석 규모인데, 의자를 빼고 스탠딩석으로 만들면 최대 3600명까지 수용 가능하다. 무대에서 가장 먼 좌석까지의 거리가 불과 32m로, 49m인 세종문화회관 대공연장보다 훨씬 가까웠다.
52m 높이 우주선 모양의 외관 디자인도 돋보였다. 날아오르는 새의 모습에서 영감을 얻어 25만 개의 은회색 알루미늄으로 구성했다고 한다. 금속 소재가 쓰여 다소 차가운 느낌을 주는 외부와 달리 내부에는 목재를 많이 사용해 따뜻한 이미지를 강조했다. 건축계의 노벨상인 프리츠커상을 수상한 건축가 장 누벨이 설계를 맡았는데, 메인홀을 비롯해 250석 규모의 원형극장과 박물관, 아이들이 악기를 체험할 수 있는 ‘어린이 필하모닉’ 등 다양한 부대시설을 갖췄다.
○ 세종문화회관, 50년 만의 탈바꿈
23일(현지 시간) 프랑스 파리 공연장 ‘필하모니 드 파리’ 피에르 불레즈 홀(메인홀). 티보 말리부아르 드 카마 부관장이 벽과 객석 곳곳의 무늬를 가리키며 설명했다. 홀에는 리허설 중이던 연주자의 피아노 소리가 맑게 울렸다.
공연장을 둘러본 오세훈 서울시장은 “세종문화회관을 광화문광장과 연계해 전면 새단장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세종문화회관이 지어진 1978년 이후 44년 만에 전면 리모델링을 하겠다는 것인데, 목표는 2028년 재개관이다.
○ ‘공연자-관객’ 교감 가능
피에르 불레즈 홀은 층고가 높아질수록 검은색, 갈색, 황금색 순으로 밝아지는 객석의 색감과 비대칭적 디자인이 고풍스러운 이미지를 자아냈다. 카마 부관장은 “바로크식 콘서트장의 분위기를 재현했는데 매우 시적인 공간이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홀은 객석이 무대를 감싼 빈야드(포도밭) 형태로 돼 있었다. 공연자와 관객 간 내밀한 교감이 가능하도록 꾸몄다는 설명이었다. 공연장은 2400석 규모인데, 의자를 빼고 스탠딩석으로 만들면 최대 3600명까지 수용 가능하다. 무대에서 가장 먼 좌석까지의 거리가 불과 32m로, 49m인 세종문화회관 대공연장보다 훨씬 가까웠다.
52m 높이 우주선 모양의 외관 디자인도 돋보였다. 날아오르는 새의 모습에서 영감을 얻어 25만 개의 은회색 알루미늄으로 구성했다고 한다. 금속 소재가 쓰여 다소 차가운 느낌을 주는 외부와 달리 내부에는 목재를 많이 사용해 따뜻한 이미지를 강조했다. 건축계의 노벨상인 프리츠커상을 수상한 건축가 장 누벨이 설계를 맡았는데, 메인홀을 비롯해 250석 규모의 원형극장과 박물관, 아이들이 악기를 체험할 수 있는 ‘어린이 필하모닉’ 등 다양한 부대시설을 갖췄다.
○ 세종문화회관, 50년 만의 탈바꿈
서울시는 올 5월 세종문화회관 전면 리모델링 기본계획을 수립하기 위해 연구용역에 착수했다. 공론화 과정을 거쳐 기본계획과 세부계획을 세운 뒤 신속하게 프로젝트를 진행할 계획이다. 목표대로 완공된다면 반세기 만에 ‘대변신’을 하는 셈이다.
시는 먼저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옆에 서울시향 전용 ‘클래식 콘서트홀’을 조성할 방침이다. 강남 지역에는 서초구 예술의전당과 송파구 롯데콘서트홀 등 클래식홀이 있지만 강북권에는 클래식을 제대로 감상할 만한 공연장이 없기 때문이다. 오 시장은 “지금은 시민들이 강남으로 이동해야 제대로 된 클래식 공연을 볼 수 있다”며 “필하모니 드 파리처럼 외관은 멋지고 내부는 음향이 아주 좋은 홀을 만들겠다”고 했다.
필하모니 드 파리에선 정통 클래식뿐만 아니라 재즈, 현대음악 공연도 이뤄진다. 세종문화회관에 클래식 콘서트홀이 생기면 뮤지컬과 오페라를 소화하는 대극장, 연극과 무용을 선보이는 M시어터와 함께 주요 장르를 모두 소화할 수 있게 된다.
○ 대극장 객석 줄이고 광화문광장과 연계
대극장은 내부 공간을 전면 리모델링한다. 외관은 2013년 보존 가치를 인정받아 서울미래유산으로 선정된 만큼 원형을 유지하되, 내부 중심으로 개선하겠다는 구상이다. 먼저 현재 3022석에 달하는 객석을 줄이면서 객석과 무대 간 거리도 좁힐 계획이다.
현재는 전체 좌석 중 10%가량인 300∼400석이 사각지대에 있어 무대가 잘 보이지 않는다. 22m인 무대 폭도 평균 수준(18m)보다 길어 공연 제작에 어려움이 있다고 한다. 시 관계자는 “관객 몰입도를 저해하는 무대 환경을 개선하고 최첨단 음향·조명시설과 디지털 영상 시스템을 구축할 것”이라고 했다.
올 8월 재개장한 광화문광장과의 연계성도 높이기로 했다. 대극장과 새로 지어질 클래식 콘서트홀 사이를 열린 공간으로 조성해 스탠딩 공연, 설치미술 등 다양한 문화 체험 기회를 선사하게 된다. 콘서트홀 외부에 대형 미디어 파사드를 설치해 광화문광장에서 누구나 공연을 볼 수 있도록 하겠다는 계획도 세웠다. 필하모니 드 파리도 옥상에 설치된 거대한 디스플레이로 공연 정보를 안내하고 있는데, 이를 벤치마킹하는 것이다.
시 관계자는 “세종문화회관은 국내 공연예술계를 대표하는 시설이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노후화되고 다양해진 관객 수요를 제대로 담지 못하게 됐다”며 “리모델링을 통해 이곳을 ‘공연예술의 완전체’로 재탄생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시는 먼저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옆에 서울시향 전용 ‘클래식 콘서트홀’을 조성할 방침이다. 강남 지역에는 서초구 예술의전당과 송파구 롯데콘서트홀 등 클래식홀이 있지만 강북권에는 클래식을 제대로 감상할 만한 공연장이 없기 때문이다. 오 시장은 “지금은 시민들이 강남으로 이동해야 제대로 된 클래식 공연을 볼 수 있다”며 “필하모니 드 파리처럼 외관은 멋지고 내부는 음향이 아주 좋은 홀을 만들겠다”고 했다.
필하모니 드 파리에선 정통 클래식뿐만 아니라 재즈, 현대음악 공연도 이뤄진다. 세종문화회관에 클래식 콘서트홀이 생기면 뮤지컬과 오페라를 소화하는 대극장, 연극과 무용을 선보이는 M시어터와 함께 주요 장르를 모두 소화할 수 있게 된다.
○ 대극장 객석 줄이고 광화문광장과 연계
대극장은 내부 공간을 전면 리모델링한다. 외관은 2013년 보존 가치를 인정받아 서울미래유산으로 선정된 만큼 원형을 유지하되, 내부 중심으로 개선하겠다는 구상이다. 먼저 현재 3022석에 달하는 객석을 줄이면서 객석과 무대 간 거리도 좁힐 계획이다.
현재는 전체 좌석 중 10%가량인 300∼400석이 사각지대에 있어 무대가 잘 보이지 않는다. 22m인 무대 폭도 평균 수준(18m)보다 길어 공연 제작에 어려움이 있다고 한다. 시 관계자는 “관객 몰입도를 저해하는 무대 환경을 개선하고 최첨단 음향·조명시설과 디지털 영상 시스템을 구축할 것”이라고 했다.
올 8월 재개장한 광화문광장과의 연계성도 높이기로 했다. 대극장과 새로 지어질 클래식 콘서트홀 사이를 열린 공간으로 조성해 스탠딩 공연, 설치미술 등 다양한 문화 체험 기회를 선사하게 된다. 콘서트홀 외부에 대형 미디어 파사드를 설치해 광화문광장에서 누구나 공연을 볼 수 있도록 하겠다는 계획도 세웠다. 필하모니 드 파리도 옥상에 설치된 거대한 디스플레이로 공연 정보를 안내하고 있는데, 이를 벤치마킹하는 것이다.
시 관계자는 “세종문화회관은 국내 공연예술계를 대표하는 시설이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노후화되고 다양해진 관객 수요를 제대로 담지 못하게 됐다”며 “리모델링을 통해 이곳을 ‘공연예술의 완전체’로 재탄생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파리=사지원 기자 4g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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