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탈북여성 고독사.. 숨진지 1년 만에 발견.. 5차례 찾아간 공무원, 문 열 권한 없어 돌아가

이소정 기자 2022. 10. 26.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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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대 탈북 여성이 서울의 한 임대주택에서 사망한 뒤 백골에 가까운 상태로 발견됐다.

지방자치단체 공무원들이 5차례 이 여성의 집을 방문했으나 고독사 징후를 파악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서울 양천경찰서에 따르면 19일 양천구의 한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 임대아파트에서 탈북 여성 A 씨의 시신이 발견됐다.

주민센터 관계자는 "지방이나 해외에 오래 머무는 탈북민이 적지 않아 고독사 가능성은 생각하지 못했다. 우리는 강제로 문을 열 권한도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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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가구'로 분류돼 방문했지만
'징후' 파악못한채 안내문만 붙여
"市 공무원에 강제 개방권한 줘야"
40대 탈북 여성이 서울의 한 임대주택에서 사망한 뒤 백골에 가까운 상태로 발견됐다. 지방자치단체 공무원들이 5차례 이 여성의 집을 방문했으나 고독사 징후를 파악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서울 양천경찰서에 따르면 19일 양천구의 한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 임대아파트에서 탈북 여성 A 씨의 시신이 발견됐다. 시신을 발견한 사람은 계약 갱신 시점이 지났는데 연락이 안 되자 현관문을 강제로 열고 들어갔던 SH공사 직원이었다. 경찰은 A 씨의 죽음이 범죄와 관련되진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또 겨울옷을 입은 채로 발견된 것으로 볼 때 고독사한 후 최소한 1년 가까이 흐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A 씨는 통일부 산하 남북하나재단에서 상담사로 활동하며 성공한 탈북민 사례로 언론에 소개되기도 됐다. 하지만 2017년 말 일을 그만두고 지인들과 연락도 끊긴 것으로 알려졌다.

신변 이상 징후가 관계 기관에 처음 포착된 건 2020년 12월이었다. SH공사에 따르면 A 씨는 이때부터 임차료와 관리비를 체납했고 지난해 1월 재계약 시점에도 연락이 되지 않았다. SH공사는 지난해 3월부터 보건복지부와 남북하나재단에 여러 차례 관련 내용을 통보했다. 복지부는 지난해 6월 이후 A 씨를 위기 가구로 분류하고, 지자체에 5차례 명단을 보냈다.

동 주민센터 복지 담당자는 지난해 6월부터 올 7월까지 5차례 A 씨 집을 방문했지만 고독사 징후를 파악하지 못했다. 현관문이 잠겨 있고 인기척이 느껴지지 않자 복지 신청 안내문만 남기고 돌아왔다고 한다. 주민센터 관계자는 “지방이나 해외에 오래 머무는 탈북민이 적지 않아 고독사 가능성은 생각하지 못했다. 우리는 강제로 문을 열 권한도 없다”고 했다. 통일부는 “(행정력 낭비 지적이 있어) 지자체 조사에서 제외된 탈북민에 한해 안전 여부를 확인한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위기 가구의 연락이 두절될 경우 시 공무원에게 출입문 강제 개방 권한을 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재훈 서울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지금은 공무원이 강제로 문을 열면 민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다”면서 “경찰 도움을 받아 문을 강제 개방할 수 있도록 관련 제도를 정비해야 한다”고 했다.

이소정 기자 sojee@donga.com
김보라 인턴기자 고려대 한국사학과 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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