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왕설래] 템플스테이 20년

박완규 2022. 10. 25. 2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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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전통 사찰은 대부분 산에 있다.

산사는 우리나라의 독특한 자연환경이 낳은 불교 유산이다.

미술사학자 유홍준은 "이로써 우리는 '대한민국은 산사의 나라다'라는 것을 국제적으로 공인받은 셈"이라며 "'오는 사람 막지 않고 가는 사람 잡지 않는' 절집은 우리 산천에 있는 문화유산으로서 누구에게나 마음을 다스리고 서정을 키워주는 열린 공간으로 기능해왔다"('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산사 순례')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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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전통 사찰은 대부분 산에 있다. 산사는 우리나라의 독특한 자연환경이 낳은 불교 유산이다. 2018년 법주사, 마곡사, 선암사, 대흥사, 봉정사, 부석사, 통도사 등 7곳이 ‘산사, 한국의 산지승원’이란 이름으로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됐다. 미술사학자 유홍준은 “이로써 우리는 ‘대한민국은 산사의 나라다’라는 것을 국제적으로 공인받은 셈”이라며 “‘오는 사람 막지 않고 가는 사람 잡지 않는’ 절집은 우리 산천에 있는 문화유산으로서 누구에게나 마음을 다스리고 서정을 키워주는 열린 공간으로 기능해왔다”(‘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산사 순례’)고 했다.

템플스테이는 전통 사찰에 머물면서 한국 불교의 전통문화와 수행 정신을 체험하는 것을 말한다. 템플스테이 프로그램은 새벽과 저녁의 예불과 여럿이 힘을 합해 일하는 울력, 불교식 식사인 발우공양, 스님과의 차담 등으로 진행된다. 참가자들은 속세와 단절된 산사에서 적막한 시간을 보내면 저절로 자신을 돌아보게 된다. 흥미로운 경험이 아닐 수 없다.

템플스테이는 2002년 한·일 월드컵을 계기로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당시 부족한 숙박 시설 문제를 해결하고 우리 전통문화를 알리기 위해 조계종이 정부 지원을 받아 33개 사찰에서 처음 운영했다. 지금은 천태종, 태고종 등 9개 종단의 사찰을 아우르는 범종단적 사업으로 커졌고, 템플스테이 운영 사찰은 142곳에 이른다. 전병길 동국대 호텔관광외식경영학부 교수의 ‘템플스테이 20년의 성과와 발전방향’ 보고서에 따르면 2002∼2021년 템플스테이에 참가한 연인원이 601만여명에 달하는데 이 중 65만여명이 외국인이다. 템플스테이는 이제 세계인이 주목하는 한국의 대표적인 문화 관광 자원으로 자리잡았다.

템플스테이를 한마디로 정의하면 ‘쉼의 시간’이라 할 수 있다. 철학자 이주향은 저서 ‘나를 만나는 시간’에서 템플스테이 참가자가 집중하게 되는 대상이 바로 ‘나’, “나의 몸과 나의 감정, 나의 기억, 나의 행태 같은 것들”이기 때문에 쉼이라 느낀다고 했다. 아무런 잡념 없이 먼 산을 보기만 해도 무언가 차오르는 것을 깨닫는다. 이를 통해 자아를 되돌아보게 되는 것이다.

박완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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