찐팬도 뉴비도 감탄한 '갓 오브 워 라그나로크'

문원빈, 홍수민 기자 2022. 10. 25. 2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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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작 팬에겐 최고의 후속작..뉴비도 쉽게 몰입할 수 있어

- 갓 오브 워 라그나로크 공식 트레일러

"역대급 흥행 거둔 명작이 보여준 또 하나의 발전"

'갓 오브 워'는 출시 3일 만에 전 세계 판매량 310만 장을 달성했다. 이는 시리즈 사상 가장 빠른 판매 속도일 뿐만 아니라 2018년 '마블스 스파이더맨' 출시 전까지 플레이스테이션4 독적잠 최고의 초동 판매량이다.

국내 시장 흥행도 역대 시리즈 중 최고 수준이다. 몬스터 헌터: 월드를 제외한 기대작이 없었던 2018년 상반기 플레이스테이션 타이틀 판매 성적을 견인했고 동시에 발매된 플레이스테이션4 PRO 한정판 에디션도 전량 매진됐다.

게임성은 명불허전이다. 2018년 최고의 액션 어드벤처 게임상, 최고의 기획상 부문 수상과 함께 최다 GOTY에 올랐고 2019년에는 영국 아카데미, BAFTA 최고 게임상을 포함해 수많은 상을 휩쓸었다.  

이후 출시 한 달 만에 전 세계 판매량 500만 장을 돌파했다. 플레이스테이션4 외에 다른 플랫폼으로 출시되지 않은 독점작으로 역대급 판매 속도를 보여줬다. 유명 평론가들은 게임을 체험하자마자 1000만 장 판매를 예견했다.

평론가들의 예상대로 2019년 5월 21일 소니는 판매량 1000만 장을 돌파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갓 오브 워의 인기는 식지 않았다. 출시된 지 2년이 넘은 2021년 10월까지 꾸준하게 판매되어 이제는 2000만 장 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

이 정도로 역대급 흥행력을 자랑한 갓 오브워가 후속작 '라그나로크'로 게이머들과 마주한다. 출시일이 다가오자 "이제 플레이스테이션5를 사야 할까?", "이번 작품도 전작처럼 역작일까?"라는 의견이 많이 들리고 있다.

 

■ 찐팬 문원빈 기자의 첫 인상 "명작이 더 발전했네"

소니의 리뷰 규정으로 다룰 수 있는 내용이 제한적이다. 이에 따라 그래픽, 스토리 기대감, 전투, 플레이 방식에 대해서만 언급하고자 한다. 먼저 카메라 앵글은 전작과 동일하다. 이에 영화와 같은 몰입감 넘치는 연출은 그대로 유지됐다.

그래픽부터 살펴보면 플레이스테이션5 기준 60프레임 해상도는 가변 4K를 지원한다. 모든 컷인이 실시간 렌더링으로 만들어진 덕분인지 퍼포먼스 모드는 확실히 안정적이었다. 품질 위주 세팅으로 전환하면 눈에 띄게 상승한 비주얼 퀄리티를 실감한다. 눈호강만큼은 제대로였다. 그러나 30프레임으로 내려가니까 확실히 만족감을 느끼기 어려워 고사양 PC에서 즐기고 싶었다.

기기 사양이 좋아졌기 때문에 캐릭터, 배경 묘사는 당연히 전작에 비해 한층 세밀해졌다. 다만 전작이 플레이스테이션4 프로의 성능을 극한까지 끌어올려서 그런지 액션과 연출 대비 시각적 만족도에서 "우와"라는 감탄사가 나올 정도는 아니다. "갓 오브 워에 걸맞게 잘 만들었다" 정도다. 캐릭터 모션, 사물 처리, 퍼즐을 진행할 때 이질감은 전혀 없었다.

스토리에 대해선 스포일러 방지를 위해 언급하지 않겠다. 전작을 즐긴 유저라면 당연히 크레토스가 오딘과 토르를 상대할 것은 짐작할 수 있다. 아직 초반부라 어떤 전개로 흘러갈 지 알 수 없지만 개연성 걱정은 하지 않아도 괜찮다. 전작과 연결됐다.

전작의 마지막에서 '로키'와 같은 복선을 뿌려놓은 것은 신의 한 수였다. 자칫 단조롭게 흘러갈 수 있는 스토리에 변수를 기대하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개발팀은 "전작의 내용을 떠올려봐"라고 말하듯 초반부터 놀랄 만한 장면을 연이어 제공했다. 덕분에 후반부를 더욱더 기대하면서 플레이했다.

플레이 방식은 퍼즐과 전투가 적절히 조화된 전작과 비슷하다. 난이도는 점점 높아지는데 이미 전작을 경험했다면 익숙한 방식이다. 약간의 피지컬을 요구하는 퍼즐도 존재한다. 단순히 난이도를 높이려고 피지컬을 요구하는 것이 아닌 상황 자체로 납득되는 수준이다. 전투에서 퍼즐로 이어지는 과정도 매끄럽게 연결되어 하나하나가 재미 요소다.

초반부터 리바이어선 도끼와 혼돈의 블레이드를 모두 사용하는 것이 인상적이다. 전작에서의 성장이 어느 정도 반영된 부분이다. 물론 전작에서 마법이 모두 사라져 강화와 파츠 착용은 다시 해야 한다. 퍼즐도 두 가지 무기를 상황에 맞춰 사용하기 때문에 초반부는 전작보다 한층 즐거웠다.

퀘스트 진행 방식은 메인 퀘스트와 서브 퀘스트가 정반대 방향에서 이뤄진다. 이는 아쉬웠다. 서브 퀘스트가 메인 퀘스트만큼 서사를 잘 꾸민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굳이 메인 퀘스트와 동선을 정반대로 구분할 필요가 있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전투는 듀얼센스로 액션성과 조작감이 살아났다. 듀얼센스와 갓 오브 워 라그나로크의 조합은 정말 환상적이다. 캐릭터의 상황과 활동에 따라 진동이 다르니까 전투 외에 상황에서도 생동감이 넘쳤다. 특히 리바이어선 도끼를 던져 각종 기믹을 해결했을 때의 짜릿한 손맛은 최고였다.

강력한 적과 전투를 펼치는 급박한 상황에서도 진동 변화가 잘 전달됐다. 리바이어선 도끼를 던져 적을 얼리고 혼돈의 블레이드로 적을 난도질하다가 리바이어선 도끼를 다시 불러 마무리하는 연계 플레이도에도 미세한 진동 차이를 뒀다. 개발팀이 듀얼센스의 특징을 활용하기 위해 꽤나 많은 공을 들였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BGM도 전투에 알맞은 분위기로 잘 꾸며졌다. 

전작 플레이어 입장에서 갓 오브 워 라그나로크는 '완벽한 게임'보다 '발전된 게임'이다. 쓸모 없었던 버튼들에 새로운 기능을 추가하고 강화에 대한 목적성과 개성을 끌어올리는 등 전작에서 아쉬웠던 부분들이 대거 개선되니까 "전작에서 이걸 어떻게 참았지"라는 생각도 들었다.

다만 새로운 무언가를 위해 도전하는 요소가 없는 것은 아쉽다. 최고의 만족도를 위해 억지로 기대를 억누른 것도 있지만 한 마디로 갓 오브 워 라그나로크는 기대 이상보다 기대에 부합한 게임이었다.  

 

■ 뉴비 홍수민 기자의 첫 인상 "초짜도 명작은 금세 알아본다"

사실 갓 오브 워 시리즈에 관해 아는 게 하나도 없었다. 유명한 콘솔 시리즈라는 것만 알 뿐, 플레이는커녕 플레이 영상조차 한 번도 본 적 없는 생 초짜였다. 누군가는 돈을 주고라도 사고 싶어하는 '안 본 눈'이라고나 할까.

처음 갓 오브 워 라그나로크를 접했을 때 "시리즈에 관해 아무것도 모르는데 재미있게 플레이할 수 있을까"라는 걱정부터 들었다. 시작 전에 찾아보니 2005년부터 이어진 유서 깊은 시리즈라는데, 뉴비 입장에서 시리즈의 역사가 길수록 심리적인 진입 장벽이 높아지는 것도 사실이기 때문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아무런 문제도 없었다. 게임에서 짤막하게 'GOD OF WAR의 지난 이야기'라는 시네마틱으로 그간의 여정을 요약해서 보여주지만, 그것 없이도 인게임에서 주요 이슈들을 친절하게 설명해준다. 충분히 이해하고 이들의 모험을 즐길 수 있다.

이야기는 핌불의 겨울, '핌불베르트'에 시작된다. 끝나지 않는 겨울 핌불베르트는 대표적인 라그나로크의 전조 중 하나다. 라그나로크가 일어나기 전 3번의 여름 동안 해가 뜨지 않고, 3번의 겨울 동안 전쟁이 이어지며, 마지막 3번의 겨울 동안 해와 달이 삼켜지고 하늘이 피로 가득 차는데 핌불베르트는 이 마지막 3번의 겨울을 일컫는 말이다. 

무뚝뚝하고 고압적인 아버지 크레토스와 그런 아버지에게 불만이 가득해보이는 사춘기 소년 아트레우스의 관계는 시종일관 위태로워 보인다. 아버지는 아들이 전쟁이라는 위험에 빠지길 원치 않고, 아들은 어머니의 일족인 거인족으로부터 물려받은 '로키'라는 정체성과 사명에 대해 알고 싶어한다.

자식을 마음 깊이 아끼지만 표현하지 못하는 부모와 부모를 경애하지만 자신의 의사를 존중받고 한 개인이자 주체로서 인정받고 싶어하는 자식의 갈등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흔히 벌어지는 일이다.

스포일러가 될 수 있어 자세히 언급할 수는 없지만, 결국 자식 이기는 부모 없다는 옛 말이 틀리지 않았다. 신적인 존재도 자식 농사가 뜻대로 되지 않는 것은 어쩔 수 없는 모양이다. 이 삐걱대는 부자뿐 아니라, 라그나로크와 관련된 다른 등장인물들의 서사도 흥미진진하게 이어진다. 북유럽 신화에 관한 기본적인 지식이 있다면 더욱 즐겁게 플레이할 수 있다. 게임 내에서 변주되는 신화적 요소들이 제법 재미있기 때문이다.

갓 오브 워, 전쟁의 신이라는 타이틀에서 전투를 빼놓을 수는 없다. 도끼와 블레이드를 이용해 근거리 및 원거리 공격을 할 수 있었는데, 트리거 입력에 따라 다른 기술을 사용하는 것은 물론 전투 도중 무기를 스왑해 상태 이상 및 추가 데미지를 입히는 등 전략적인 전투를 펼칠 수 있다. 경험치나 룬을 통해 추가적인 기술의 입수도 가능하다.

특히 플레이스테이션5의 듀얼 센스를 이용한 손맛이 압도적이었다. 진동의 강약이나 종류가 바뀌고, 트리거의 압력이 변하는 등 상황에 맞는 다채로운 촉감으로 게임에 더욱 몰입할 수 있다. 초반부 진행이기 때문에 난이도 높은 적이 나오지는 않았지만, 소위 말하는 필드의 잡몹을 잡을 때와 강력한 네임드를 잡을 때 전투의 체감이 전혀 달라서 놀라웠다.

전투는 물론이고 각종 이벤트 컷씬 및 퍼즐 요소에도 이 듀얼 센스는 제 몫을 톡톡히 해낸다. 밧줄이나 도르래를 당길 때의 드르륵 하는 느낌은 정말 실제와 흡사해서 소름이 돋을 정도다. 손에 꼽을 정도로 듀얼 센스를 잘 활용한 게임이다.

기자와 같이 콘솔 게임의 전투에 익숙하지 않은 유저도 난이도 조절과 장비 강화 등으로 체감 난이도를 대폭 낮출 수 있으니 겁내지 않아도 된다. 전투 중 부활 기능 및 보스전 직전 자동 세이브에서 뉴비도 겁먹지 말라는 개발사의 따뜻한 마음이 느껴졌다.

도끼와 블레이드를 이용한 퍼즐 기믹도 쏠쏠한 재미요소 중 하나였다. 길을 잃고 헤메지 않도록 화살표로 진행 방향을 표시해주는 친절함, 아트레우스와 미미르의 상냥한 조언 등으로 퍼즐 기믹에 익숙하지 않은 초심자도 어렵지 않게 해낼 수 있다.

물론 후반부에서는 피지컬과 뇌지컬을 동시에 요구하는 악독한 퍼즐 기믹이 등장할 수도 있지만 이건 초반부 리뷰니 감안해야 한다. 인터넷으로 찾아보니 전작에서도 종치기 퍼즐이라는 악명 높은 퍼즐이 등장한다는데 개인적으로 기대하고 있다.

총평하면 전반적으로 만족스러운 게임이다. 크레토스의 주름 하나, 스쳐 지나가는 물결 및 나뭇잎 하나도 섬세하게 구현된 그래픽은 게임의 진행에 절로 몰입하게 만들었다. 이동 중 부자와 미미르의 잡담도 이전 시리즈 및 메인 스트림과 관련된 떡밥을 던지기 때문에 전혀 지루하게 느껴지지 않았다. 한참 집중하고 있는데 "잡담은 여기까지"라며 칼같이 끊는 크레토스가 서운하게 느껴질 정도로 감정이입 요소까지 확실했다.

 

■ 플레이스테이션 있다면 필수 구매 게임

플레이스테이션이 있다면 반드시 구매할 가치가 있다. 다만 이 게임을 하기 위해 플레이스테이션을 사기에는 고민할 필요가 있다. 이 게임이 실망스럽다는 의미가 아니다. 

스토리가 중요한 게임인 만큼 엔딩까지 감상하면 평가가 달라질 수 있겠지만 9시간 정도 즐긴 시점에선 훌륭한 작품이다. 전투 액션과 조작의 재미는 충분히 전작을 넘어섰고 비주얼도 만족스럽다. 근사한 후속작이다. 전작을 즐겼다면 당연히 망설이지 말고 예약 구매해도 좋다.

다만 고가의 게임 기기를 장만할 작품은 아니라는 의미다. 페르소나5, 몬스터헌터 월드, 갓 오브 워, 니어 오토마타 등 과거 출시된 플레이스테이션 독점작들은 게임 기기 구매 욕구를 확실하게 불러일으켰다. 주변에도 해당 게임들을 즐기려고 플레이스테이션4 PRO 매물을 찾아 헤멘 지인들이 많다. 이 작품에선 그 정도의 감동을 받진 못했다. 혹시 모른다. 풀 버전 리뷰에선 답변이 다를 지도.

한편,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출시일이 연기된 게임들이 이제서야 쏟아질 예정이다. 갓 오브 워 라그나로크는 시작점이다. 2023년 출시작만 봐도 포스포큰, 데드스페이스 리메이크, 마블스 스파이더맨2, 파이널판타지7 리버스, 파이널판타지16, P의 거짓, 스텔라 블레이드 등 기대작들이 즐비하다.

특히 파이널판타지 시리즈와 스텔라 블레이드 등 독점작은 게임 기기가 없으면 즐길 수 없다. 만약 신작 라인업들을 보고 플레이스테이션5 구매를 슬슬 계획했던 유저라면 갓 오브 워 라그나로크를 출발점으로 삼길 강력 추천한다.

moon@gameto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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