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의 아들이 제국을 정복했다"
인도인들 기쁨 두 배로
인도계 리시 수낵 전 재무장관이 25일(현지시간) 영국의 57대 총리직에 오르면서 인도 사회는 축하 분위기로 뒤덮였다. 올해 인도는 영국 식민지배로부터 독립한 지 75주년을 맞았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인도 신문들은 지난 24일 수낵 전 장관의 총리 임명이 유력하다는 소식을 1면 주요 기사로 비중 있게 다뤘다. 타임스오브인디아는 경쟁자 페니 모돈트가 경선에서 탈퇴하자 “수낵이 영국 차기 총리가 될 것”이란 속보를 내보냈고, 인도 NDTV 방송은 “인도의 아들이 제국을 정복하다”라는 헤드라인까지 내걸었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도 트위터에 직접 축하 글을 남겼다. 그는 수낵 전 장관을 “인도와 영국을 잇는 ‘살아있는 다리’ ”라 부르면서 그의 취임 소식을 ‘스페셜 디왈리’라 표현했다. 영국의 총리 교체 소식이 힌두교 최대 축제인 디왈리를 맞은 인도에 축제 분위기를 배로 더해줬다는 찬사였다.
인도인들에게 있어 수낵 전 장관의 총리 임명 소식은 여러 면에서 특별하다. 인도가 영국 식민지배에서 벗어난 지 75주년이 되는 올해 인도계 출신인 그가 영국의 첫 비백인 총리가 됐다는 점에서 그러하다.
인도의 유명 작가 아누지 다르는 수낵 전 장관이 총리가 되는 것이 “믿을 수 없을 정도의 위업”이라며 기뻐했다. 라그하브 차다 인도 하원의원은 “오늘 인도는 디왈리와 독립 75주년을 기념하면서 영국의 인도 출신 총리를 보게 됐다”며 “역사는 원처럼 돌고 돈다”고 축하했다.
수낵 전 장관이 힌두교도라는 점에 주목한 이들도 있었다. 인도 집권 인도국민당(BJP)의 당수인 프리티 간디는 워싱턴포스트와 인터뷰하면서 “공개적으로 자신의 문화와 뿌리를 인정하고 존중하는 자랑스러운 힌두교도의 부상을 크게 반긴다”고 말했다.
인도계 영국인들도 그의 임명을 환영했다. 노팅엄에 거주하고 있는 보수당원 라비 쿠마르(38)는 “내가 한창 자랄 때인 1980~1990년대까지만 해도 백인이 아닌 총리는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면서 “내게 영국은 항상 백인들의 국가였고, 우린 이민자들의 자녀였다. 그래서 인도계 영국 지도자의 탄생은 더욱더 경이롭다”고 로이터통신에 밝혔다.
김혜리 기자 harr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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