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년 된 세종문화회관, 외관 빼고 싹 바뀐다
외벽에 공연 중계 시스템 설치..개관 50돌 맞는 2028년 완료
세종문화회관이 1978년 개관 이후 50주년을 맞는 2028년을 목표로 재정비에 들어간다. 대극장 외관은 살리고, 내부는 전면 개조해 클래식홀을 새로 만든다. 공연 실황을 광화문광장에서 볼 수 있도록 건물 외벽에 상영 시스템도 설치한다.
서울시는 지난 5월 발주한 세종문화회관 개축 프로젝트를 위한 연구용역 결과가 나오는 대로 여론 수렴 과정을 거쳐 기본계획을 수립할 예정이라고 25일 밝혔다.
서울시의 기본 구상을 보면 대극장 외 별관 등의 공간은 재구성해 서울시향 전용 ‘클래식 콘서트홀’을 새로 조성한다. 서초구 예술의전당과 송파구 롯데콘서트홀에 이어 서울의 세 번째 클래식홀로 강북권에서는 첫 번째다. 클래식홀이 생기면 세종문화회관은 뮤지컬·오페라(대극장), 오케스트라(클래식), 연극·무용(M씨어터) 등 모든 장르를 수용할 수 있는 무대를 갖추게 된다. 최첨단 음향과 조명, 디지털 영상 시스템도 도입해 다양한 공연을 준비할 예정이다.
회관 외벽에는 영상 시스템을 설치해 공연장 밖 광화문광장에서도 누구나 무료로 공연 실황을 관람할 수 있게 만들 계획이다. 공연장과 공연장 사이에는 광장에서 바로 접근할 수 있는 열린 공간으로 조성해 스탠딩 공연이나 세미나, 설치미술, 미디어 전시 등을 선보이는 자리로 구성한다.
서울미래유산이자 건축적 상징성이 있는 대극장은 외관 디자인은 유지하고 내부를 전면 개축한다. 지금은 객석 수(3000석)가 무대에 비해 많아 평균 10% 정도가 사석이 됐고, 무대와 객석 사이 거리(55m)도 멀어 몰입도가 떨어진다는 지적이 있었다. 공연장 평균(18m)보다 넓은 무대 폭(22m)도 줄여서 관람의 집중도를 높일 방침이다.
오세훈 시장은 이날 프랑스 파리 북동부 19구의 ‘필하모니 드 파리’(Philharmonie de Paris)를 방문해 세종문화회관 새 단장에 활용할 수 있는 설계 등을 둘러봤다고 서울시가 밝혔다. 건축가 장 누벨이 설계한 이 문화시설은 높이 52m의 우주선 모양의 외관 디자인으로 유명하다. 서울시는 “국내 공연·예술계를 대표하는 세종문화회관은 ‘살아있는 역사’이지만 건물이 노후화됐고 관객 수요 다양화, 문화 환경에 맞춰 변화가 필요하다”며 “지난 8월 재개장한 광화문광장과 연계해 서울을 대표하는 ‘감성 문화 플랫폼’으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김보미 기자 bomi83@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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