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하이킥] '文 추천' 정지아 작가 "색깔론, 예전보다 더 노골적이라 참담" 

MBC라디오 2022. 10. 25.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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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아 작가>
- 「아버지의 해방일지」 빨치산 미화하는 소설 아냐
- 정치권 '종북 주사파', '김일성 주의자' 발언은 불편해
- 지금의 진보 · 보수 프레임, 관념적으로 과격한 듯
- 「아버지의 해방일지」가 사회 갈등 해소한다면 꿈같이 좋을 것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프로그램 : 표창원의 뉴스하이킥 (MBC 라디오 표준FM 95.9Mhz / 평일저녁 6시5분~8시)

■ 출연자 : 정지아 작가


◎ 진행자 > SNS에 책 추천 글을 꾸준히 올리고 있는 문재인 전 대통령이 최근에 또 새로운 책을 추천했습니다. 이번 책에는 빨치산이 소재로 담겨 있다는데요. ‘아버지의 해방일지’를 쓰신 정지아 작가님 직접 연결해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정지아 작가님 안녕하세요?


◎ 정지아 > 네 안녕하세요.


◎ 진행자 > 작가님도 물론 보셨을 텐데요. 문재인 전 대통령께서 작가님의 신작 ‘아버지 해방일지’ 추천글을 올리셨습니다. 또 유시민 작가께서도 올해의 책으로 소개하기도 했지 않습니까? 그 홍보효과, 실감하십니까?


◎ 정지아 > 네, 그럼요. 얼떨떨합니다.


◎ 진행자 > 사실 다른 출판사나 작가 분들께서는 이런 ‘아버지 해방일지’ 같은 추천이 올라오면 우리 책은 덜 팔리겠구나, 이런 아쉬움도 느끼실 것 같은데 조금은 부담스러우시겠어요. 그렇죠?


◎ 정지아 > 저보다 좋은 글을 쓴 작가들이 굉장히 많거든요. 그런데 이렇게 많은 독자와 만날 기회를 얻는 작가는 흔치 않은데 모든 분들께 감사하고 더 열심히 써야지 생각하고 있습니다.


◎ 진행자 > 아무래도 그런 의미가 있기 때문에 추천을 하신 것이다라고 생각이 드는데요. 우선 ‘아버지 해방일지’ 좀 전에 제가 소개해 드렸지만 빨치산을 소재로 쓰셨다고 들었고요. 지금 우리 사회에서 상당히 예민할 수 있는 소재일 것 같은데 우선 책 내용 간단하게 소개부터 좀 해주시죠?


◎ 정지아 > 언론 쪽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님이 추천하신 후로 빨치산 이야기 막 이런 말들이 나오는데요. 사실 이 책은 빨치산이 아니라 그냥 아버지 이야기입니다. 자식들은 부모를 잘 모르잖아요. 가신 뒤에야 부모님을 조금씩 이해하고 평생 그리워하는데 이번 제 책 ‘아버지의 해방일지’는 빨치산이었던 아버지가 세상으로 돌아와서 주변 사람들과 그냥 보통 사람들처럼 미워하고 사랑하고 지지고 볶고 살았던 이야기고요. 평생 아버지와 반목했던 딸이 3일간의 장례식을 통해서 아버지라는 빨치산이 아니라 그냥 한 인간을 이해해가는 이야기인데요. 빨치산을 미화하거나 영웅시하는 소설이었다면 문재인 전 대통령이나 유시민 작가께서 추천하셨겠습니까. 그렇게 생각합니다.


◎ 진행자 > 결국 아버지와 딸, 혹은 우리가 살아가는 이야기라는 말씀으로 이해가 되는데요. 지금 말씀 주신 아버지를 미워하거나 혹은 오해했던 딸 아리라는 인물이죠. 그 아리의 어린 시절과 작가님의 실제 어린 시절 비슷한 면이 많다면서요?


◎ 정지아 > 제가 초등학교 중학교 때 아버지가 감옥에 계셨는데요. 당연히 찢어지게 가난 했죠. 그래서 아마 그때까지의 경험이나 심정은 그 주인공과 비슷할 거고요. 그때는 저도 아버지에 대한 원망도 컸고 또 연좌제라는 게 있었으니까 내가 지은 죄가 아닌데 나에게 죄를 묻는 세상에 대해서도 굉장히 냉소적이었습니다. 그런데 저는 아리와 달리 대학 시절부터 부모님을 다 이해했고요. 더 이상 원망하지도 않았고 세상에 대한 원망도 어느 순간에는 다 사라졌습니다. 왜냐하면 누구나 다 자기 짐을 지고 살잖아요. 부르주아의 자식들이라고 고통이 없겠습니까. 그래서 저와 아리는 되게 다르고요. 실제로는. 그래서 소설 속 인물이 아버지를 삐딱하게 보게 만든 것은 빨치산이라는 걸 여전히 아직도 불편해하시는 분들이 많기 때문에 그분들이 조금이라도 수월하게 감정이입을 했으면 싶어서 의도적으로 그렇게 만들었습니다.


◎ 진행자 > 본인의 잘못이 아닌 연좌제, 그리고 세상의 편견, 힘들고 어려운 생활, 그런데 그러한 원망을 대학시절에 극복하셨다면 혹시라도 어떤 특별한 계기가 있으셨나요?


◎ 정지아 > 저희는 어릴 때는 현대사라는 걸 전혀 배우지 않았고 그냥 사회주의자, 빨갱이, 그러면 빨간 괴물인 줄 알았잖아요. 저도 그런 교육을 받고 컸었고 그래서 내 아버지가 나쁜 사람 살인자 강도와 다를 바 없는 나쁜 사람이라고 생각했을 때는 미움과 원망이 있었고요. 대학에 들어가서 현대사를 공부하면서부터는 이게 그냥 좌우대립의 시기였고 그때는 사실은 사회주의가 금기시 된 게 아니었잖아요. 해방 정국에서는. 아버지는 그중에서 한 노선을 선택했고 그 죄를 어쨌건 세상은 자본주의가 되었으니까 그 세상에서 불편을 겪고 계신데 그런 정도로 이해를 했기 때문에 아버지에 대한 원망도 없었고요. 그리고 갈등 없는 세상이 어디 있겠습니까. 그래서 사회주의자를 억압하는 세상에 대해서도 현실적으로는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 진행자 > 현대사를 공부하시면서 지켜보시면서 이해를 많이 하게 되셨다는 말씀이신데 앞서 소개해 드렸던 문재인 대통령의 어떤 추천 말씀을 보면 아버지 해방일지를 추천하는 마음이 무겁다라는 그런 말씀이 있습니다. 아무래도 많은 분들이 해석하기는 최근에 정치권에서 색깔론이 자꾸 제기가 되고 심지어 윤석열 대통령도 종북 주사파라는 용어를 사용하시는 이런 상황이 되고요. 특히 김문수 경사노위 위원장은 문재인 전 대통령을 향해서 김일성주의자다, 국회에서까지 이런 말씀 하시는 모습들, 이거 지켜보시면서 조금 이렇게 불안하거나 불편하지 않으셨어요?


◎ 정지아 > 불안할 건 없었고요. 불편하죠. 그런데 돌이켜 보면 저희 대학 시절부터 늘 들었던 얘기고요 진보를 반대하는 보수진영의 전형적인 프레임인데 다만 21세기에도 저희가 민주정부를 몇 번이나 경험을 하고 난 21세기에도 그런 일이 반복되고 어떤 면에서는 그때보다 더 노골적이라는 게 굉장히 참담하기는 한데요. 저는 딱히 어떤 저는 아버지와 달라서 어떤 정치적 신념을 갖고 있지는 않습니다. 그런데 소설이든 정치든 분열과 증오를 조장하는 것은 옳지 않다라는 정도의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 진행자 > 사실 작가님 말씀 되새기자면 아버지의 해방일지 이건 빨치산이든 이념이든 이런 이야기가 아니라 아버지와 딸, 그리고 가족의 이야기고 살아가는 이야기고 우리들 이야기다라고 말씀을 주셨는데 그래도 말씀하신 것처럼 우리 사회는 지금 각종 갈등 그중에 이념갈등이 또 있습니다. 혹시라도 이 책이 조금 우리 사회의 어떤 갈등을 해소하는 역할을 하기를 바라십니까? 어떠세요.


◎ 정지아 > 그럴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그게 문학하는 사람들의 꿈일 텐데요. 저는 사실은 이게 좌든 우든 이데올로기라는 것이 그냥 다양한 진영의 하나로 존재했던 게 아니라 우리 사회에서는 그것 때문에 동족상잔의 비극이 발생했잖아요. 그리고 좌든 우든 회복할 수 없는 피해를 입었었는데 저라도 그랬을 것 같거든요. 내 눈앞에서 부모 형제가 살해당하고 재산 뺏기고 아버지를 잃고 어머니를 잃고 고아로 피눈물 나는 인생을 살아온 분들이 있단 말이죠. 좌에도 우에도. 그런 상처가 쉽게 사라질 것 같지가 않아요. 가슴 아프게도. 그래서 좌든 우든 피해 당사자들이 살아있는 한 해결의 방법이라는 게 있을까 싶기도 한데 믿는 거라면 세월은 어떻게 해도 흐르죠. 세월이 흐르는 것을 믿고 있을 뿐이고요. 또 하나 바람이 있다면 사실 이 책은 그렇게 거대한 이야기가 아니고요. 저는 제가 지금 구례에 내려와서 살고 있는데 세상에는 구례 같은 곳이 있다는 것 정도 해방일지도 구례 이야기고요. 그걸 기억해 주시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여기는 인구 2만 5천의 작은 동네인데


◎ 진행자 > 화엄사 있고요.


◎ 정지아 > 유명한 관광지죠. 그런데 빨치산 때문에 전국에서도 손꼽힐 정도로 깊은 내상을 입은 곳입니다. 그런데도 이곳 사람들은 잘 어울려 살아요. 살아야 하니까요. 전직 빨치산이라고 물건을 안 팔 수는 없고 이웃인데 영원히 안 보고 살 수 없잖아요. 그래서 속으로는 서로 미워하는 마음도 있었겠지만 서로 서로 엉켜서 함께 살다 보니까 미움이라거나 사랑이라거나 한마디로 정의할 수 없는 끈끈한 유대가 생겨난 것 같아요. 그런데 지금의 진보보수 프레임은 생활에서 탄생한 게 아니라 머리에서 태어난 것 같고요. 그래서 좀 더 관념적으로 과격한 게 아닌가 좀 무섭기도 합니다.



◎ 진행자 > 작가님의 책이 조금이라도 우리의 갈등 완화에 도움이 되길 바라겠습니다. 작가님 말씀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정지아 > 감사합니다.


◎ 진행자 > 정지아 작가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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