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일류 기업 이끈 영원한 삼성맨.. 'KH 유산'으로 빛나다
이재용 등 유족·경영진 선영 방문
이건희 컬렉션 2만3000여점 기증
감염병·소아암 지원 1조원 기부
"문화유산 등 사회 환원 큰 귀감"
李 '뉴삼성' 메시지 나올지 관심

이 부회장과 현직 사장단 60여명은 추모식을 마친 뒤 경기 용인시에 있는 삼성인력개발원으로 이동해 고 이건희 회장 2주기 추모 영상을 시청하고 오찬을 함께했다.
삼성은 별도의 공식 추모 행사를 열지 않고 사내 사이트에 온라인 추모관을 개설해 ‘오늘 우리는 회장님을 다시 만납니다’라는 추모 동영상을 게재했고, 임직원이 방명록에 댓글 형식으로 추모글을 남길 수 있도록 했다. 온라인 추모관에는 “어느덧 시간이 많이 흘렀지만 아직 회장님의 지혜를 빌려 지내고 있네요. 많이 그립습니다” 등의 댓글이 달렸다.
고 이건희 회장은 ‘한국의 삼성’을 ‘세계의 삼성’으로 성장시킨 뛰어난 경영자라는 평가를 받는다. 그는 1993년 ‘마누라와 자식만 빼고 다 바꾸라’며 ‘삼성 신경영’을 선언하고 경영 전 부문에 걸친 대대적인 혁신을 추진했다. 이를 계기로 삼성은 양을 중시하던 기존의 경영 관행에서 벗어나 질을 중시하는 경영으로 탈바꿈했고, 초일류 기업으로 발돋움하게 됐다.
고인은 심근경색으로 쓰러진 뒤 6년5개월여간 투병하다 2020년 10월25일 새벽 별세했다. 그로부터 2년이 흘렀지만 그가 남긴 미술품 등 이른바 ‘KH(이건희) 유산’은 지금도 사회 곳곳에서 강력한 힘을 발휘하고 있다. 이 부회장 등 유족은 지난해 4월 고인이 평생 모은 문화재와 미술품 2만3000여점을 국가 기관 등에 기증하고, 감염병 극복 지원(7000억원)과 소아암 희귀질환 지원(3000억원) 등 3대 기증 사업(KH 유산)을 추진한다고 밝힌 바 있다.
미술계에서는 겸재 정선의 ‘인왕제색도’(국보 216호), 이중섭의 ‘황소’ 등이 포함된 방대한 규모의 ‘이건희 컬렉션’ 기증이 국민의 문화 향유권을 크게 높였다고 평가한다. 부인인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은 지난해 7월 국립중앙박물관 특별전을 관람하면서 “소중한 문화유산을 국민에게 돌려드려야 한다는 고인의 뜻이 실현돼 기쁘다”고 말했다. 국립중앙박물관과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진행된 특별전은 매회 매진을 기록하며 ‘이건희 컬렉션 신드롬’을 불러일으켰다. 현재까지 72만명이 감상했다.
감염병 극복을 위해 기부하기로 한 고인의 유산 7000억원 중 5000억원은 한국 최초의 감염병 전문 병원인 중앙감염병전문병원 건립에 사용될 예정이다. 첨단 설비를 갖춘 120∼150개 병상으로 국내 민간 병원 중 최대 규모다. 또 2000억원은 질병관리청 산하 국립감염병연구소의 최첨단 연구소 건축과 필요 설비 구축, 감염병 백신과 치료제 개발을 위한 제반 연구 지원 등 감염병 대응을 위한 인프라 확충에 사용된다.
가정 형편이 어려운 소아암과 희귀 질환 환아들을 지원하기로 한 3000억원은 향후 10년간 유전자 검사·치료, 항암 치료, 희귀 질환 신약 치료 등을 위한 비용으로 쓰이게 된다. 소아암 환아 1만2000여명, 희귀 질환 환아 5000여명 등 1만7000여명이 도움을 받게 될 전망이다. 서울대병원은 지난해 8월 ‘이건희 소아암·희귀질환 사업단’을 발족하고 공모 방식으로 소아암 21건, 희귀 질환 12건, 공통 연구 21건 등 총 54건의 추진 과제를 선정했다.
한편 재계 안팎에서는 이 부회장이 ‘포스트 이건희’ 2년을 맞아 부친의 ‘신경영’을 이을 ‘뉴삼성’에 대한 구체적인 메시지를 언제 내놓을지 주목하고 있다. 이날은 별도의 메시지가 없었다. 승진 시점도 관심사다. 재계에서는 오는 27일 이사회 승인을 거쳐 다음달 1일 삼성전자 창립기념일에 이 부회장이 회장으로 취임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우상규 기자 skwo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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