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동수 경기도의회 '민생추경' 표류..김동연 소통·조정 능력 도마 위에

김기성 2022. 10. 25. 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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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의 추가경정예산 편성이 한달 넘게 표류 중이다.

여야 동수인 경기도의회의 정당 간 힘겨루기 탓이 크지만 김동연 지사의 조정 능력도 도마 위에 오른다.

경기도의회 국민의힘 소속 한 의원은 "김 지사 등 집행부가 특정 예산안에 대해선 민주당에만 설명하고 우리한테는 일언반구 얘기도 하지 않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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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 민생예산으로 편성된 경기도의 2차 추경예산안이 경기도의회 여야의 정쟁 등으로 한달 넘게 표류하고 있다. 사진은 경기도의회 본회의장 모습. 경기도의회 제공

경기도의 추가경정예산 편성이 한달 넘게 표류 중이다. 여야 동수인 경기도의회의 정당 간 힘겨루기 탓이 크지만 김동연 지사의 조정 능력도 도마 위에 오른다.

25일 경기도의 말을 종합하면, 도는 지난달 8일 6200여억원 규모의 추경안을 경기도의회에 제출했다. 추경안에는 △지역화폐 발행예산 385억원을 비롯해 △고금리 대출 사용 저신용·저소득자 대환대출 예산 114억원 △영·유아 보육료 지원 296억원 △난임부부 시술비 지원사업 121억원 △코로나 격리입원치료비 3036억원 등이 포함돼 있다.

애초 도의회는 이달 11~20일 중 예산결산위원회를 열어 추경안을 논의한 뒤 21일 본회의에서 처리하려 했다. 그러나 양당 이견이 불거지며 예결위 문턱도 넘지 못한 상황이다. 국민의힘은 “경기도가 아무런 설명도 하지 않은 채 버스업체에 대한 유류비(기름값) 지원을 추경안에 끼워 넣었다”며 반발한다. 200억원 상당의 쪽지 예산을 경기도가 추경안에 슬쩍 넣어둔 것 아니냐는 취지다.

합의 처리가 어려워지자 도의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예결위 의결을 건너뛰고 본회의에 안건을 올려 강행 처리를 추진했다. 그러나 이마저도 되지 않았다. 21일 공지된 본회의가 국민의힘 쪽 불참으로 무산됐기 때문이다. 안건 의결을 위해선 재적의원 과반수(79명) 출석에 출석의원 과반수가 찬성해야 한다. 경기도의회는 양당이 78석씩 나눠 갖고 있는 터라 한쪽이 불참을 하면 안건 의결 정족수를 채울 수 없다.

이에 따라 추경안에 반영된 영·유아 보육료 지원이나 긴급 복지 사업, 행복주택 건설사업과 같이 국가와 지방이 함께 예산을 내어 진행하는 국고보조사업은 최악의 경우 국비 반납 위기에 몰리게 됐다.

일부에선 이런 난맥상의 원인으로 김 지사의 소통 능력 부재를 꼽는다. 여야 동수인 도의회의 구조를 염두에 둘 때 야당을 대상으로 한 김 지사의 더 적극적인 설명과 설득 작업이 있어야 했다는 것이다. 경기도의회 국민의힘 소속 한 의원은 “김 지사 등 집행부가 특정 예산안에 대해선 민주당에만 설명하고 우리한테는 일언반구 얘기도 하지 않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경기도의 한 관계자도 “도의회와의 가교 역할을 강조하며 기용된 참모들이 추경 편성의 당위성과 절실함을 설득해주면 좋겠다. 아쉬운 점이 없지 않다”고 말했다.

김 지사는 본회의 무산 이후 독립야구단 행사 참석, 농산물 직거래장터 방문, 접경지역 주민 민생 토크 및 친환경 벼 베기 행사 등 공식 일정에 집중하고 있다.

김기성 기자 player0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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