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운동 산증인' 김금수 한국노동사회연구소 명예이사장 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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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노동운동 1세대이자 민주노조 운동의 산파 구실을 한 김금수 한국노동사회연구소 명예이사장이 25일 오전 11시 별세했다.
한국노동사회연구소와 노동계는 이날 김 명예이사장이 경기도 고양시 자택에서 숙환으로 숨졌다고 밝혔다.
1995년 노동계 싱크탱크 격의 한국노동사회연구소를 창립해 2003년까지 이사장을 맡았고 이후엔 명예이사장으로 활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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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창간 때부터 11년간 논설위원
한국 노동운동 1세대이자 민주노조 운동의 산파 구실을 한 김금수 한국노동사회연구소 명예이사장이 25일 오전 11시 별세했다. 향년 85.
한국노동사회연구소와 노동계는 이날 김 명예이사장이 경기도 고양시 자택에서 숙환으로 숨졌다고 밝혔다. 고인은 최근 폐렴 증세로 치료를 받아왔다.
고인은 노무현 정부 시절인 2003∼2006년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사회적 대화에 힘썼다. 이후엔 한국방송공사(KBS) 이사장으로 활동했다. 2020년까지 <세계노동운동사> 6권을 쓰는 등 노동운동의 기록에도 애썼다. 주요 저서로는 〈한국 노동문제의 상황과 인식〉, 〈노동의 자유와 미래〉, 〈노동운동론〉, 〈한국노동운동사 민주화 이행기의 노동운동〉, 〈세계노동운동사〉 1~6권 등이 있다. 국민훈장 동백장(1998), 노동문화상 대상(2000)을 받았다.
경남 밀양 출신인 김 명예이사장은 부산고 재학 시절부터 사회과학 학습 활동을 했고, 1961년 4월 혁명 뒤엔 민주민족청년동맹 중앙맹부 간사장을 맡았다. 1964년 8월 인민혁명당 사건으로 옥고를 치렀다. 이후 노동운동에 투신했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에 몸담아 연구위원과 정책연구실장으로 재직했다. 또 한국노동교육협회 대표와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소장과 이사장을 맡아 노동 현실을 알리는 한편 노동자 권익 보호 활동을 펼쳤다. 1995년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출범 땐 지도위원으로 일했다.
1988년 <한겨레> 창간 때부터 11년간 논설위원으로도 활동했다. 노동에 대한 따뜻한 시선과 사회를 향한 날카로운 시각의 ‘아침햇발’ 칼럼을 썼다. 1995년 노동계 싱크탱크 격의 한국노동사회연구소를 창립해 2003년까지 이사장을 맡았고 이후엔 명예이사장으로 활동했다. 연구소에서 김 명예이사장의 뒤를 이어온 김유선 이사장(전 소득주도성장위원회 위원장)은 “40여년 김 이사장님과 함께하면서 노동운동을 배웠다. 김 선배는 원칙을 원칙대로 지키면서 현실에서 유연성을 발휘할 줄 아는 분이었다”고 말했다.
김 명예이사장은 지난해 10월 <한겨레> 인터뷰에서 양대 노총의 권위가 일반 시민단체들보다 약하다는 점을 지적하며 노동운동이 직면한 문제에 제대로 대처하기 위해 주체적인 역량을 키워야 함을 역설했다. 그는 “민주노총이든 한국노총이든 장기 전략이 없다. 이념이 없고 노선이 없다. 민주노총이 산업별로 전환을 했는데, 정치 노선도, 조직 노선도, 투쟁 노선도, 총 노선도 없다. 그러니까 사회적 영향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날 선 비판을 마다지 않았다.
한국노동운동사에 관심이 깊던 고인은 일제시대 ‘경성 트로이카'의 지도자로 사회주의 노동운동가였던 이재유(1905∼1944·2006년 건국훈장 독립장 추서)를 기리는 기념사업회를 만들기 위해 최근까지 노력을 기울였다. 이날도 오후 5시 준비위원회 출범식을 앞두고 참석할 예정이었다. 한국노총은 이날 “‘멀리 보고 분명한 걸음으로 걸어가야 한다’, ‘(노동계급이) 혁명에 가까울 정도로 자기 개혁을 해야 하고, 권위를 찾아야 하고, 주눅 든 노동계급의 자존심을 되찾아야 한다’는 선배님 말씀 잊지 않겠다”는 입장을 냈다.
유족으로는 부인 이정희씨와 딸 김소남, 아들 지환씨, 며느리 이영하씨, 손자 채민씨 등이 있다. 빈소는 서울대병원, 발인 28일 오전 7시. (02)2072-2022.
전종휘 기자 symbi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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