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브스레터 이브닝(10/25) : 본회의장 밖의 민주당, 본회의장 안의 정의당

김민표 D콘텐츠 제작위원 2022. 10. 25. 18:12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퇴근길에 보는 뉴스 요약, 스브스레터 이브닝입니다.

윤석열 대통령 시정연설 전면 보이콧. 민주당의 결정이었는데요, 헌정사상 처음이라고 하네요. 민주당 의원들은 오늘(25일) 윤 대통령 시정연설에 불참하고 본회의장 밖에서 피켓(손팻말) 시위를 했죠. 반면에 정의당 의원들은 본회의장 안의 자리에 피켓(손팻말)을 붙여놓고 연설을 들었는데요, 민주당과 같은 듯 다른 전략을 쓰고 있네요.     
 

시정 연설 전면 보이콧한 민주당  


윤석열 대통령이 내년도 정부 예산안 관련 시정연설을 위해 국회를 찾은 게 오전 9시 반쯤이었는데요, 윤 대통령 도착에 앞서 민주당 의원들은 국회 로텐더홀 계단에 모쳐 피켓(손팻말) 시위를 했죠. 의원들 손에는 '국회무시 사과하라!' '야당탄압 중단하라' '이xx 사과하라!' 등의 문구가 적힌 손팻말을 들고 있었는데요, 이재명 대표도 '야당탄압 중단하라!'는 피켓을 들었습니다. "국회 모욕 막말 욕설 대통령은 사과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기도 했죠.


윤 대통령이 잠시 뒤에 국회에 도착했는데요, 애초에 민주당 의원들은 윤 대통령이 도착하면 침묵시위를 벌이기로 했지만, 곳곳에서 "사과하세요"라는 고성이 터져 나왔죠. 김진표 국회의장이 윤 대통령을 맞아 환담실로 이동한 다음에는 민주당 의원들이 다시 구호를 외치면서 시위를 이어갔고요.

민주당 의원은 단 한 명도 본회의장에 입장하지 않았는데요, 대통령 시정연설을 전면 보이콧하는 건 헌정사상 처음이라고 해요. 169석의 민주당 의원이 불참했으니 본회의장 절반 넘게 빈 상태였는데요, 반쪽 시정연설이 된 거죠. 
 

본회의장서 "이×× 사과" 피켓 시위한 정의당 


또 다른 야당인 정의당의 대응을 볼까요. 윤석열 대통령은 시정연설에 앞서 국회의장 접견실에서 주요 인사들과 환담했는데요, 5부 요인과 국민의힘·정의당 지도부가 참석했지만 민주당 지도부는 이 자리에도 불참했죠.    


날씨 등을 소재로 3분 정도의 대화만 언론에 공개됐고요, 이후 비공개로 환담이 전환됐죠. 참석자들이 전한 이후 상황을 종합해 보면 기자들이 빠져나가자마자 정의당 이은주 비대위원장이 윤 대통령을 향해 "환담장에 오면서 편하셨나. 사과에는 시기가 따로 있지 않다. 사과하시라"고 사과를 요구했다고 해요. 민주당이 로텐더홀에서 "국회 모욕, 욕설 대통령은 사과하라"고 요구한 것과 같은 요구를 한 거죠.

이에 대해 윤 대통령은 "사과할 일은 하지 않았다"고 이 비대위원장의 요구를 일축했다고 해요.  

정의당 의원들은 본회의장의 자리에도 '이XX 사과하라!'는 피켓과 '부자감세 철회! 민생예산 확충!'이라는 피켓을 붙인 채 연설을 들었는데요, 피켓을 붙이는 과정에서 국민의힘 의원들과 설전이 벌어지기도 했죠.  
 
"정의당 웬만큼 해라, 웬만큼!" (국민의힘 의원) 
"이 정도면 웬만큼 한 거지. 들어온 걸 감사하게 생각하세요" (정의당 의원)
"예의 지켜" (국민의힘 의원)
"이 정도면 예의 지킨 거지" (정의당 의원)

18분 남짓되는 연설이 끝난 직후 정의당 의원들은 윤 대통령과 악수하지 않고 본회의장을 빠져 나갔습니다. 
 

"시정연설 불참이 오히려 윤 대통령 돕는 것"


정의당은 아침에 의원총회를 열고 시정연설에 참석해 윤 대통령에게 사과를 요구하자는 방침을 정했는데요, 시정연설에 불참하는 것이 오히려 윤 대통령을 돕는 일이라 판단했다고 해요.

의원총회에서 이은주 비상대책위원장은 "정부 출범 이후 거듭된 인사 실패, 국정 무능에도 윤 대통령은 단 한 번의 사과도 하지 않고 있다. 국회를 향한 비속어 파문은 그 정점을 보여줬다"면서 윤 대통령의 사과를 요구했죠.

또 "국회 파행과 극단적 정쟁이야말로 윤 대통령이 바라는 바이며 국회가 그런 윤 대통령의 의도에 끌려가서는 안 된다" "윤석열 정부 임기 내내 정치가 중단된다면, 시행령 통치와 민생 파국의 책임은 결국 야당에 돌아오고 말 것"이라면서 "본회의 시정연설에 참석해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계속된 무능과 실패에 단호히 항의하겠"다고 했네요.

정치를 살리겠다는 말로도 들리는데요, 정의당의 시정연설 참석이 그런 책무를 고심하고 내린 결론으로 보이네요.   

정부 출범 이후 거듭된 인사 실패, 정책 실패, 국정 무능에도 윤석열 대통령은 단 한 번의 사과도 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 가운데에서도 해외 순방 중 우리 국회를 향한 윤석열 대통령의 비속어 파문은 그 정점을 보여줬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에게 정의당은 다시 한번 강력히 촉구합니다. 국회 모욕에 대해 사과하십시오.
윤석열 대통령이 부른 국회 파행에도 정의당은 민생 야당으로써의 역할을 내팽개치지 않겠습니다. 국회 파행과 극단적 정쟁이야말로 윤석열 대통령이 바라는 바이며, 국회가 그런 윤석열 대통령의 의도에 끌려가서는 안 됩니다. 이대로 21대 국회, 아니 윤석열 정부 임기 내내 정치가 중단된다면, 시행령 통치와 민생 파탄 파국의 책임은 결국 야당에 돌아오고 말 것입니다.
정의당은 오늘 본회의 시정연설에 참석해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계속된 무능과 실패에 단호히 항의하겠습니다.
 

사과받지 못한 정의당


정의당 의원들이 시정연설에 참석했지만 연설 도중 박수를 치지도 않았고, 연설에 대해서도 혹평을 내놨네요. 김희서 정의당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빈 수레 자화자찬'으로 연설을 규정했는데요, "사과도 변화도 없는 실망뿐인 연설" "어불성설의 연속"이라고 비판한 뒤 특히 박근혜 전 대통령을 소환하기도 했죠. "국회 파행과 극단적 정쟁 정치의 중심에 있는 대통령이 초당적 협력을 이야기하는 마지막 장면에서는 과거 실패한 어떤 대통령의 유체이탈 화법이 겹쳐졌다"면서 박근혜 전 대통령을 연상시킨다는 점을 지적했네요. 
 
돌아오는 것은 사과도, 변화도 없는 실망뿐인 연설이었습니다.
빈 수레 자화자찬으로 민생 실패, 국정 실패를 가리는데 집중하니, 진실성과 국가 운영 비전은 고사하고 앞뒤가 맞지 않는 어불성설의 연속이었습니다.
(..) 국회 무시, 법치 무시로 국회 파행과 극단적 정쟁 정치의 중심에 있는 대통령이 초당적 협력을 이야기하는 마지막 장면에서는 과거 실패한 어떤 대통령의 유체이탈 화법이 겹쳐졌습니다.
이번 시정연설은 인사 실패, 정책 실패, 국정 무능에 단 한 번의 사과도 없던 윤석열 대통령 국정 실패의 화룡점정입니다. 이런 인식과 태도로는 이미 싸늘해진 민심을 돌이킬 수 없음을 강력히 경고합니다.

정의당은 윤 대통령 시정연설에 대한 평가에서 민주당과 큰 차이가 없지만, 민주당과 차별화된 역할을 하려는 모습은 엿볼 수 있죠. 김희서 대변인 브리핑 말미에 "정의당은 말뿐인 약자 복지, 가진 자들만을 위한 정부 정책과 예산에 분명한 경고와 대안을 제시하겠습니다. 올해 정기 국회를 민생 국회로 반드시 되돌려 야당의 책무를 다하겠습니다"고 밝힌 대목도 그런 모습의 하나로 읽을 수 있죠. 무엇보다 시정연설에 참석하는 결정이 민주당과 차별화되죠. 

박근혜·문재인 전 대통령 때부터 야당이 '침묵·팻말' 시위로 항의의 뜻을 표현했는데요, 정의당은 그런 방식을 선택한 거죠. 하지만 윤 대통령에 대한 사과 요구 등이 민주당에 묻히고, 국회 파행과 극단적 정쟁을 막겠다는 취지를 살리지도 못한 것으로 보이네요. 정의당의 변신 노력에도 존재감이 아직은 미미한 게 현실이죠. 


경남 함양군의 들깨밭에서 노부부가 가을걷이하는 사진이에요. 고된 일이지만 부부의 손발이 척척 맞는 느낌이 사진을 통해 전달되네요.  

(사진=연합뉴스)

김민표 D콘텐츠 제작위원minpyo@sbs.co.kr

Copyright ©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