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약 오류 은폐' 코로나 영아 사망 간호사 3명 구속

업무상과실치사 등 혐의

지난 4월 28일 강사윤 제주대학교병원 진료처장이 제주대학교병원에서 약물 과다투약 사고와 관련 사과 입장을 발표하면서 고개를 숙였다. 제주=뉴스1

코로나19에 확진돼 입원한 12개월 영아에게 치료제를 과다 투여한 사실을 은폐하려 했던 제주대병원 간호사 3명이 구속됐다.

제주경찰청은 업무상과실치사 및 유기치사 등의 혐의를 받고 있는 제주대병원 소속 간호사 A씨 등 3명을 구속했다고 25일 밝혔다. 제주법원은 이날 영장실질심사에서 증거인멸과 도주 염려가 있다며 이들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 3월 11일 제주대병원 코로나 병동에서 치료를 받던 영아에게 약물을 과다 투여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담당의는 영아에게 에피네프린 5㎎을 호흡기를 통해 천천히 흡수시키도록 지시했다. 하지만 간호사 B씨는 해당 약품을 정맥 주사로 투여한 것으로 조사됐다. 영아에게 정맥 주사를 통해 에프네프린을 투여할 시 적정량은 0.1㎎이지만, B씨는 기준치의 50배가 넘는 양을 투여했다. 주사를 맞은 후 몸 상태가 급격히 악화된 해당 영아는 얼마 지나지 않아 숨을 거뒀다. 사망 원인은 급성 심근염으로, 에피네프린 과다 투여 시 나타나는 부작용으로 확인됐다. 수간호사 A씨는 의료 사고가 발생한 사실을 인지했지만 담당의 등에게 3일이나 보고를 미뤘다. 그리고 병동 내 또 다른 간호사 C씨는 해당 의료 기록 중 약물 처방 내역과 처치 등 의료 사고와 관련한 내용을 수차례에 걸쳐 삭제했다. 경찰은 해당 간호사들에게 미필적 고의가 있었다고 보고 전날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제주= 김영헌 기자 tamla@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