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물살 타는 '李 대선자금' 수사..열쇠는 김용의 '입'
檢, 금품수수 정황 진술확보
"유원홀딩스서 김용 목격"
李 최측근 김용은 묵비권
김문기 모른다고 했던 이재명
유족 "李측근이 미안하다 해"
2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3부(부장검사 강백신)는 전날 서울 여의도 민주연구원에 대해 집행한 압수수색 결과물 분석 작업을 진행했다.
매일경제 취재 결과 검찰은 압수수색 당시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의 컴퓨터를 포렌식한 뒤 3개의 파일을 확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파일은 정무직 당직자 명단, 당내 위원회의 부위원장 명단, 지원자 이력서 등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앞서 지난 19일 김 부원장의 자택에 대해서도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했다. 검찰이 현재까지 확보한 '불법 대선자금' 관련 증거는 김 부원장 본인에 대한 압수수색 결과물, 유 전 본부장과 남 변호사 등 '대장동 일당'에게서 확보한 진술과 메모 등 기록으로 전해졌다. 민주연구원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에는 김 부원장과 유 전 본부장, 정민용 변호사가 지난해 4~8월 총 8억4700만원을 주고받은 장소로 서울 서초구 엔에스제이홀딩스 사무실, 성남 분당구 판교의 A아파트 지하 주차장과 유원홀딩스 사무실 등이 적시돼 있다. 특히 검찰은 유 전 본부장이 김 부원장에게 불법 자금을 전달했다고 특정한 시점에 돈 전달 장소로 지목된 유원홀딩스에서 김 부원장을 목격했다는 관계자의 진술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제 검찰로서 남은 주요 과제는 돈을 받은 것으로 지목된 김 부원장에게서 진술을 확보하는 것이다. 김 부원장은 지난 대선 당시 이 대표의 경선캠프 총괄부본부장과 민주당 대선 대책위원회 총괄부본부장을 지냈다. 그러나 김 부원장은 "8억원 수수는 사실이 아니다"며 혐의를 완강히 부인하고 있다. 검찰이 김 부원장을 구속 수사할 수 있는 시간은 1차적으로는 오는 28일까지이며, 한 차례 구속 기간을 연장하면 다음달 7일까지다. 검찰은 19일 그를 체포했는데 검사 수사 단계에서의 구속 기간에는 체포영장으로 인한 구금 기간이 포함된다. 검찰로서는 그때까지 김 부원장에게서 유의미한 진술을 얻어내야 하지만, 구속 수감된 김 부원장은 검찰 조사에서 진술 거부권을 행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이 일방적인 진술에 기대어 무리하게 수사를 하고 있다며 이에 대한 항의 차원이다. 이 대표의 또 다른 최측근 정 실장도 소환조사가 불가피해 보인다. 유 전 본부장은 최근 언론에 정 실장이 지난해 9월 30일 자신에게 전화해 '병원에 입원하면 체포하지 않기로 대장동 수사를 지휘하는 검사장과 얘기가 다 됐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주장했다. 이는 문재인 정부의 검찰이 민주당 대선주자가 연루된 사건에 '봐주기 수사'를 했다는 정황으로 읽힐 수 있다. 정 실장은 '성남FC 제3자 뇌물 광고비' 의혹에도 연루돼 있다.
검찰이 김 부원장과 정 실장 등 최측근뿐만 아니라 지난 대선 당시 이재명캠프에 있었던 주요 인사들을 소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김 부원장과 정 실장이 '불법 대선자금' 의혹에 대해 입을 열지 않으면 캠프 관계자들을 통해 확보한 진술로 당시 정황을 구체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검찰 수사에 정치적 입장 표명뿐만 아니라 법적 제재 수단을 동원해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지난 24일 이뤄진 민주연구원 압수수색에 대해 민주당은 절차적 하자를 주장하며 준항고를 예고한 상태다. 김남국 민주당 의원은 압수수색 당일 국정감사에서 "판례에 따르면 압수수색을 당하는 사람뿐 아니라 그 압수수색 관리책임자에게도 마찬가지로 영장을 제시해야 한다고 돼 있다"며 "(민주당사 건물) 1층에서도 (영장 제시가) 없었고, 8층에서도 역시나 영장 제시 없이 (검찰 관계자들이) 올라가 점유해서 적법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 대표가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기소된 근거인 "성남시장 당시 고(故) 김문기 전 성남도공 사업처장을 몰랐다"는 발언의 신빙성을 떨어뜨리는 통화 내용이 공개됐다. 고 김 전 처장의 유족은 최근 이 대표 측 인사가 지난 2월 연락해 와 "김 전 처장을 모른다"고 한 이 대표의 발언을 사과했다는 취지의 녹음 파일을 공개했다. 한 언론 보도에 따르면 유족 측은 지난 2월 2일 이 대표의 측근 A씨와 만났다. 유족은 이 대표가 성남시장 시절 김 전 처장을 모른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 설명을 요구했고 A씨는 "갑자기 누가 확 들이대면 그냥 깜빡 차에 타서 블랙아웃되고, 그럴 경우에는 모른다고 일단 대답한다"며 "돌아와서 보니까 미안하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윤식 기자 / 안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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