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재해 은폐 시도"..제주 외국인 노동자 '인권 침해' 주장

천주교 제주교구·민주노총 제주본부 실태 파악 촉구
사업주 "모든 주장 사실무근..인권침해 없었다" 해명

제주 외국인 노동자인 크르소프 파블로(Krsov Pavlo·32)가 25일 제주도의회 도민카페에서 인권 침해 피해사실을 폭로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2022.10.25/뉴스1

(제주=뉴스1) 오미란 기자 = 제주의 한 외국인 노동자가 사업장에서 인권 침해를 당했다며 관계당국에 조속한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반면 사업주는 사실무근이라며 맞서고 있다.

우크라이나 국적의 크르소프 파블로(Krsov Pavlo·32)는 25일 제주도의회 도민카페에서 김상훈 천주교 제주교구 이주사목센터 사무국장과 김혜선 노무사, 임기환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제주본부장과 함께 기자회견을 했다.

지난해 5월부터 1년 간 제주시의 한 관광사업체에서 무용수로 근무하며 당한 인권 침해 피해를 폭로하기 위해서였다.

이 남성의 대리인인 김 노무사는 "피해자는 지난 4월 공연 후 연습 과정에서 왼팔을 다쳐 뒤늦게 수술을 받았는데 사업장은 치료비는 커녕 사업장을 이탈했다며 제주출입국·외국인청에 신고를 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근로복지공단은 지난 8월29일 크르소프 파블로의 산업재해를 인정했다"고 했다.

그는 이와 관련해 "해당 사업장의 조처는 노동자의 산업재해를 은폐하고 적극적인 치료조치를 취하지 않은 채 노동자를 방치한 것"이라고도 했다.

김 노무사는 "이 뿐 아니라 사업장은 피해자에게 최저임금 보다 낮은 임금을 지급하고 이마저 일부만 지급하는 등의 위법행위를 지속하는가 하면 공연장 바로 아래 슬레이트 구조의 공간을 기숙사로 쓰게 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크르소프 파블로 역시 "살면서 최악의 경험을 했다"며 "아직도 왼팔을 제대로 쓰지 못하고 있어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답답하다"고 했다.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제주도와 고용노동부 등 행정당국을 향해 즉각 해당 사업장에 대한 특별근로감독과 제주 공연예술 이주노동자에 대한 실태 파악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반면 사업장은 이 같은 주장에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이다.

사업주 A씨는 뉴스1과의 통화에서 "해당 외국인 노동자가 캐리어를 끌고 나가 버리는 바람에 제주출입국·외국인청에 신고를 하게 된 것일 뿐 산업재해를 은폐하려고 한 것은 절대 아니다"고 말했다.

A씨는 "실질적으로 해당 외국인 노동자에게는 월 150만원 수준의 계약금을 모두 지급했다"면서 "기숙사가 불법 건축물이라는 주장도 사실이 아니다"고 거듭 해명했다.

mro1225@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