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숙 장관, 뉴질랜드 대사 발언 왜곡하며 여가부 폐지 주장"

이주빈 2022. 10. 25.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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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이 여가부 폐지를 주장하는 과정에서 주한 뉴질랜드 대사의 발언을 왜곡하고 외교 규칙까지 어겼다는 지적이 나왔다.

25일 열린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한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김현숙 장관이 여가부 폐지를 주장하며 필립 터너 주한 뉴질랜드 대사의 발언을 왜곡 인용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김현숙 장관은 이 자리에 나온 말을 인용하며 주한 뉴질랜드 대사의 발언이라고 특정해 발언하고 있으므로 명백한 규칙 위반"이라고 한 의원은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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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국회 여가위 국감장서 한준호 민주당 의원 지적
25일 열린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한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에게 질의하고 있다. 한준호 의원실 제공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이 여가부 폐지를 주장하는 과정에서 주한 뉴질랜드 대사의 발언을 왜곡하고 외교 규칙까지 어겼다는 지적이 나왔다.

25일 열린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한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김현숙 장관이 여가부 폐지를 주장하며 필립 터너 주한 뉴질랜드 대사의 발언을 왜곡 인용했다고 지적했다. 김 장관은 언론 인터뷰 등에서 주한 뉴질랜드 대사가 ‘성평등 별도 부처는 중요하지 않고 리더의 의지가 중요하다고 했다’는 취지로 발언해왔다.

한준호 의원은 “주한 뉴질랜드 대사관에서 제공한 원문을 번역한 내용을 보면, (지난 6월 여가부 장관과의) 간담회 당시 뉴질랜드 대사는 독립부처로 운영 중인 뉴질랜드 여성부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는 전제 아래, 정치 지도자들의 리더십 등 다른 요인도 중요하다는 의미로 발언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김현숙 장관이 계속 인용하고 있는 발언 및 취지와 큰 차이가 있으며, 장관이 뉴질랜드 대사의 말을 왜곡해 사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김 장관은 지난 6월 정부서울청사 인근에서 주한 5개국 대사(미국·영국·캐나다·호주·뉴질랜드)와 오찬 간담회를 연 바 있다.

한준호 의원은 이날 여가위 국감장에서 주한 뉴질랜드 대사의 발언을 국회사무처 외국어지원센터에 의뢰해 번역한 내용을 소개했다.

“특정 집단과 소수의 이익을 대변하기 위해 설립된 다른 정부 부처와 유사하게 여성부는 뉴질랜드에서 다양성과 평등 증진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여성부는 정부가 형평성과 다양성을 추진하기 위한 유일한 수단은 아니다. 정치 지도자들의 의지와 리더십 등과 같은 요인 역시 매우 중요하다.”
“The Ministry of Women’s Affairs, like other ministries set up to represent the interests of particular groups and minorities, perform an important role in promoting diversity and equality in New Zealand. It is far from the only means by which the government pursues equality and diversity. Other drivers such as the commitment and leadership provided by political leaders are also critically important.”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여성가족위원회의 여성가족부 및 산하기관 국정감사에서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이 감사가 중지되자 자리를 뜨고 있다. 연합뉴스

한준호 의원은 “주한 뉴질랜드 대사관에 확인해보니 대사 쪽에서도 (발언 왜곡에 대해) 상당히 불편해 하고 있다고 한다”며 “대사관에서 여가부 쪽에 항의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김현숙 장관은 지난 7일 정부조직 개편방안 설명회에서 “뉴질랜드에는 여성부가 따로 있다. 그게 양성평등 추진체계에 효율적이냐고 (간담회 당시 주한) 뉴질랜드 대사에게 물었을 때, ‘그게 중요하지 않다. 그렇게 됐을 때는 오히려 다른 부처들이 모든 그런 업무를 이 부처가 혼자 한다고 생각하고 소홀히 하는 측면이 있기 때문에 중요한 건 리더십’이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국제사회는 성평등 정책을 주관하는 독립 부처의 중요성을 점차 강조하는데, 여가부 폐지는 그 흐름에 역행한다는 지적에 이렇게 반박한 것이다. 김 장관은 지난 7월 <연합뉴스>와 한 인터뷰에서도 같은 취지의 발언을 했다.

김현숙 장관이 주한 뉴질랜드 대사 발언을 왜곡했을 뿐만 아니라 국제사회 규칙을 위반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한 의원은 “5개국 대사와 한 간담회는 채텀하우스 규칙이 적용되는 자리였다. 김 장관의 발언은 이 규칙을 위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채텀하우스 규칙’은 오간 이야기를 외부에 전할 수 있지만, 발언자가 누구인지는 공개해서는 안된다는 규칙이다. 하지만 “김현숙 장관은 이 자리에 나온 말을 인용하며 주한 뉴질랜드 대사의 발언이라고 특정해 발언하고 있으므로 명백한 규칙 위반”이라고 한 의원은 지적했다.

김현숙 장관은 한준호 의원의 지적이 계속되자 “채텀하우스 룰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봤다”고 했다가 “채텀하우스 룰을 모른다”고 말을 바꿨다. 내용 왜곡 지적에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며 “(해당 발언에 대해) 대사가 불편하다고 하면 대사와 말씀을 나눠야 할 부분”이라고 답했다.

이주빈 기자 ye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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