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바이오 서밋 개막 "코로나19 경험으로 불공평 완화해야"

바이오 서밋 韓 정부·WHO 공동 주최, 올해 처음 열려
제롬 김 국제백신연구소 사무총장 기조 연설
백신 불공평, 사망 발생 지속..더 큰 경제 위기, 변이 문제
2일차, '서울선언문' 선포 예정

[이데일리 박경훈 기자] 코로나19 대유행 경험을 토대로 다음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에서는 세계가 협력을 강화해 더 신속하고 공평하게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고 세계 백신·바이오 리더들이 입을 모았다.

윤석열 대통령이 25일 오후 서울 광진구 그랜드 워커힐 호텔에서 열린 2022 세계 바이오 서밋 개회식에 참석, 개회사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롬 김 국제백신연구소(IVI) 사무총장은 25일 서울 워커힐호텔에서 열린 ‘2022 세계 바이오 서밋’ 기조연설에서 “미래 팬데믹을 준비하려면 진단, 연구개발(R&D) 펀딩·백신 제조·백신 공급·접종 등 5개 분야 불공평을 완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건복지부와 세계보건기구(WHO)가 올해 처음으로 개최한 세계바이오서밋은 세계 여러 국가와 기업, 국제기구의 백신·바이오 분야 리더를 초청해 코로나19 대응 경험을 공유하고 미래 감염병 팬데믹에 대응하기 위한 국제 공조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백신·바이오헬스의 미래’라는 우리나라에서 열렸다.

김 사무총장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전 세계가 위기를 맞았지만, 백신 혁신이라는 성과가 나왔다고 언급했다. 적극적인 자금 제공(펀딩) 노력 덕분에 임상에서 172개, 전임상에서 199개 백신이 개발됐고, 메신저 리보핵산(mRNA) 백신 등 새로운 백신도 등장했다는 설명이다.

현재는 많은 백신이 폐기되고 있고 공급량도 축소되고 있지만, 85%의 백신이 상위·중상위 소득국가에서 사용되고 저소득국가에서는 국민의 70∼80%가 백신을 접종하지 못하는 등 불공평 문제는 해소되지 않고 있다.

이같은 불공평 문제는 코로나19 사망자가 지속해서 발생하게 만들고, 더 큰 경제 위기와 더 많은 새 변이 등장 문제로 이어졌다. 김 사무총장은 이점이 세계 감염병 위기를 장기화하는 원인이 됐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백신이 생명을 살리는 게 아니라 접종이 살린다”며 미래 팬데믹을 준비하려면 전 세계가 힘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제 백신 공동구입 프로젝트인 코백스(COVAX)와 제조 분산이 불공평 문제를 완화하는 대책이 될 수 있다면서 그 외 다른 방안도 모색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날 개회식에서는 김 사무총장과 함께 리처드 해쳇 감염병혁신연합(CEPI) 대표도 연설에 나섰다.

기조연설에 앞서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은 온라인 축사에서 감염병 대응을 위해 국제적 협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행사에 직접 참석한 무함마두 부하리 나이지리아 대통령도 축사에서 국제 공조로 감염병 대응 역량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면서 한국에 적극적인 역할을 기대한다고 표명했다.

기업대표 분과에서는 코로나19 팬데믹 초기부터 백신·치료제·원부자재 등 혁신에 힘쓰고 협력해온 세계 주요 기업들이 ‘포스트 팬데믹을 위한 미래전략’을 논의했다.

화이자, 모더나, SK바이오사이언스, 엠에스디(MSD), 시오노기, 일동제약, 머크, 아프리젠, 바이오백 등 9개 기업 대표들은 온·오프로 코로나19 대응 경험과 미래 백신·바이오 시장 전망, 기업별 미래 전략 등을 발표하고 협력 방안을 함께 모색했다.

행사 2일 차인 26일에는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을 비롯한 각국 복지장관이 특별 연설에 나서고, 세계바이오서밋의 정신을 집약한 ‘서울선언문’이 선포될 예정이다. 서울선언문은 미래 팬데믹 대응 역량 강화를 위해 인력양성, 연구개발, 공급망, 규제 개선 등 분야에서 국제 사회가 협력해야 한다고 촉구하는 내용이 담길 예정이다.

코로나19 대응노력, 백신 연구개발, 진단기기 개발과 전망, 백신·바이오의약품 규제협력 등 6가지 주제에 관한 토의도 진행될 계획이다.

박경훈 (view@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