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급식 노동자 배치기준·노동환경 개선해달라".. 노동자들, 거리에서 오체투지 행진
경기지역 학교급식 노동자들이 “열악한 급식실 노동환경을 개선해달라”며 수원 경기도의회부터 경기도교육청까지 오체투지 행진을 했다.
성지현 전국교육공무직본부 경기지부장은 이날 오체투지 행진에 앞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기도에서는 학생과 교직원 200만명이 급식을 이용하고 있지만, 이 급식을 만드는 노동자는 1만3000여명에 불과하다”면서 “노동자 1명이 130명의 밥을 만들어야 한다. 이는 다른 공공기관들보다 2배 가량 더 많은 것”이라고 말했다.
성 지부장은 이어 “인력부족은 결국 산업재해로 이어진다”면서 “학교급식 노동자들은 근골격계질환과 직업성암에 시달리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문정복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교육부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학교 급식실에서 발생한 산재는 모두 3816건이다.
시·도교육청별로는 경기도가 1202건(31.5%)으로 가장 많았고 서울시 349건, 충남도 241건, 경남도 224건, 인천시 202건 등으로 집계됐다.
산재 유형별로 보면 미끄러운 바닥에 넘어지거나 조리기구에 화상을 입는 사례가 많았고 절단이나 베임 등의 사례도 있었다.
성 지부장은 최근 경기도의회 추경 예산 불발사태에 대해서도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도의회의 정쟁 탓에 급식 노동자들을 위한 예산이 아직 통과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경기도교육청은 고용노동부의 폐질환 특수건강검진 실시 지시에 따라 5년 이상 경력의 급식노동자 ‘폐암 발견을 위한 폐CT 촬영’ 사업비 15억원을 추경안에 반영, 지난달 도의회에 제출했으나 아직 예결위에 계류 중이다.
기자회견을 마친 뒤 급식노동자들은 오체투지 행진을 시작했다. 참가자들은 등 뒤에 ‘배치기준 개선하라’라는 팻말을 붙이고 북 소리에 맞춰 행진했다. 이들은 경기도의회에서 출발해 동수원IC를 거쳐 경기도교육청까지 4.5km 거리를 행진했다.
김태희 기자 kth08@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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