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 한 병원서 무슨 일이..의사·약사가, 건물주 고소

"소음·악취로 업무방해"..건물주 "고소인 퇴거 의도 없다"

(여수=연합뉴스) 장덕종 기자 = 전남 여수의 한 병원 건물에 입주한 의사와 약사, 편의점 운영자가 건물주를 업무방해죄로 고소해 그 경위에 관심이 쏠린다.

25일 여수경찰서 등에 따르면 여수시 교동 한 5층 건물에서 병원·약국·편의점을 임대 운영 중인 의사· 약사·편의점 운영자 등 4명은 건물주 A씨를 업무방해·권리행사방해죄 혐의로 최근 경찰에 고소했다.

이들은 업무방해 행위를 금지해달라며 법원에 가처분 신청도 냈다.

고소인들은 2020년 11월 임대차 계약(2023년 2월까지)을 맺고 이 건물 1∼2층에서 병원·약국·편의점을 운영 중이다.

A씨는 지난해 9월 이 건물을 사들이면서 '건물을 철거하고 아파트를 신축하겠다'며 고소인들에게 비워 달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임대차 계약 조기 종료를 위해 몇 차례 협상했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이에 A씨가 고소인들을 강제 퇴거시킬 목적으로 용역업체를 동원해 업무를 방해했다고 고소인들은 주장한다.

고소인들에 따르면 무료로 이용해오던 주차장을 올해 6월부터 A씨 의뢰를 받은 용역업자가 통제하고 10분당 2천원의 주차비를 받기 시작했다.

또 병원 진료 시간에 맞춰 리모델링 공사를 한다며 소음과 악취를 발생시켰다.

건물 내·외부에는 '리모델링, 철거 예정'이라는 낙서를 써놓기도 했다.

고소인들은 영업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시설비용을 회수하지 못했고 새로운 곳으로 이전하기까지 비용과 시간이 필요하지만, A씨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이 때문에 직원과 환자까지 불안함을 느끼는 등 불특정 다수가 피해를 보고 있다고 호소한다.

고소인은 "임대차 계약이 종료되지 않았고,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에 의해 최대 10년까지 계약 갱신을 요구할 권리가 있다"며 "피고소인들은 고소인들에게 건물의 인도를 요구할 권한이 없는 데도 위세를 과시하는 방법으로 범행을 저지르는 것을 더는 좌시할 수 없다"고 밝혔다.

A씨는 "주차장 통제나 리모델링 공사는 건물 관리인으로서 행사하는 정당한 행위로 병원 등의 업무와는 관련이 없다"며 "고소인들을 퇴거시킬 목적이나 업무를 방해할 의도는 전혀 없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cbebo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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