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경제, 美추월 가능성 불투명..향후 40년간은 어림도 없다"-FT 칼럼

김예슬 기자 2022. 10. 25.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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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감소·부채·생산성 감소 등 복합적으로 영향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3일 (현지시간)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신임 상무위 기자회견에 리창, 자오러지, 왕후닝, 차이치, 딩쉐샹, 리시 등 새 최고 지도부와 입장하면서 손을 흔들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서울=뉴스1) 김예슬 기자 = 집권 3기에 들어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0년 안팎으로 중국을 중진국 반열에 올려놓겠다고 목표한 것과는 달리 '시진핑 3기'에서 경기 침체는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속속 나오고 있다.

특히 미국을 추월하고 세계 최대 경제국이 될 수 있을지 불투명한데 2060년 이전에는 불가능할 것이란 주장도 제기됐다.

24일(현지시간) 미국 자산운용사 록펠러 인터내셔널의 회장 루치르 샤르마는 '중국 경제는 2060년까지 미국을 추월하지 않을 것이다'는 제하의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기고에서 "시 주석의 목표처럼 향후 10년 안에 중국이 중진국으로 접어들기 위해서는 경제가 연평균 5%씩 성장해야 한다"며 "근본적인 추세는 중국의 전체 성장 잠재력이 그 절반(2.5%)에 불과함을 시사한다"고 지적했다.

시 주석은 지난 16일 제20차 전국대표대회(당대회) 보고에서 2035년까지 경제력과 과학기술력, 종합국력을 크게 높여 1인당 국내총생산(GDP)을 중진국 수준에 이르게 하는 것이 중국 발전의 총체적인 목표라고 재차 밝혔다.

'1인당 GDP 중진국 수준'에 대한 명확한 정의는 없지만, 전문가들은 1인당 GDP를 2020년 수준보다 2배 이상 키우는 것을 의미한다고 진단하고 있다. 이를 달성하기 위해선 13년 동안 중국 경제가 연평균 5% 가까이 성장해야 한다.

샤르마는 중국이 이 수치를 달성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보고 있는 셈이다.

14일(현지시간) 중국 쓰촨성(四川省) 다잉현(大英县)에 있는 한 수영성이 인파가 가득하다. ⓒ 로이터=뉴스1 ⓒ News1 최종일 기자

◇성장 동력이었던 인구, 줄어들 일만 남아

샤르마는 올해뿐만 아니라 장기적으로도 5% 성장은 달성하기 힘든 목표로 보고 있으며, 그 이유로 △줄어드는 노동인구 △과도한 부채 △생산성 증가율 감소 등을 거론했다.

그는 "장기적으로 성장은 더 많은 노동자가 더 많은 자본을 사용해 더 효율적으로 재화나 서비스를 생산하는 데 달렸다"며 "인구가 감소하고 생산성이 줄어드는 중국은 지속 불가능한 속도로 경제에 더 많은 자본을 투입해 성장해 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중국은 이제 중간 소득 국가에 접어들었고, 여러 요인을 고려했을 때 경제가 자연스럽게 둔화하기 시작하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중국 당국은 시 주석 집권 3기인 2022~2027년 인구 감소가 본격화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중국은 2012년부터 생산가능인구(만 15~65세)가 줄기 시작했다. 특히 내년에는 인도에 인구 대국 1위 자리를 내줄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저출산 원인으로 산업화, 여성의 교육 수준 및 노동 참여율 발전, 인구 유동성 증가, 피임 보편화 등 생활 방식의 변화를 꼽았다. 중국 당국은 산아제한 정책을 철폐하고 '세 자녀 정책'을 꺼내들었지만, 당장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폭발적인 성장을 견인해온 인구가 줄어들면서 경제도 성장 동력을 잃을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중국의 현재 1인당 국민소득은 1만2500달러로, 미국의 약 5분의 1 수준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인 38개국 중 대부분이 2차 세계대전 이후 수십 년에 걸쳐 1인당 국민소득 1만2500달러를 넘어섰고, 점진적으로 성장해왔다.

1인당 국민소득 1만2500달러를 달성한 뒤에도 2.5% 이상의 GDP 성장률을 보인 국가는 19개국뿐인데, 이들 국가의 성장 배경에는 노동인구의 증가가 있었다. 19개국의 생산가능인구는 평균적으로 매년 1.2%씩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생산가능인구가 줄었음에도 성장률을 유지한 국가는 리투아니아와 라트비아뿐이다.

샤르마는 중국이 2015년 시작된 생산가능인구 감소에도 GDP 성장률을 2.5%로 유지해왔지만, 인구 감소가 가팔라지며 향후 수십년 동안 GDP 성장률도 연간 0.5% 비율로 줄어들 것이라고 추산했다.

중국 내몽골 바오터우시의 한 공장 뒤편에 석탄발전소의 모습. ⓒ 로이터=뉴스1 ⓒ News1 금준혁 기자

◇'억지 성장' 이끄느라 투입된 자본, 부채로 돌아와

부채 역시 중국 경제의 발목을 잡는 요소다. 중국의 현재 1인당 국민소득에 도달한 뒤 GDP 성장률 2.5%를 지켜낸 19개 국가의 부채(정부, 가계 및 기업 포함)는 평균 GDP의 170% 수준이었다. 샤르마는 중국만큼 높은 부채를 가진 나라는 없었다고 꼬집었다.

2008년 전 세계를 강타한 경제위기 이전 중국의 부채는 GDP의 약 150%였다. 그러나 이후 중국은 성장을 촉진하기 위해 자금을 쏟아부었고, 2015년에는 부채가 GDP 대비 220%까지 치솟았다.

현재는 부채가 GDP 대비 275%인데, 이 중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게 부동산 거품이다. 자본을 투입해 GDP를 겨우 끌어올렸는데, 생산성은 지난 10년간 절반으로 떨어져 0.7%를 기록했다. 샤르마는 "중국은 이제 GDP 1달러를 올리기 위해 8달러를 투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2010년대에 경제 전문가들은 2020년이 되면 중국 GDP가 미국을 추월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중국의 GDP는 아직 미국 GDP의 약 60%에 머물고 있다. 게다가 중국의 경제 성장률은 2010년대 10%에서 지난 10년간 6% 이하로 곤두박질친 데 이어 올해는 3%대로 추락했다.

샤르마는 "2.5% 성장률은 중국과 미국 간 긴장 고조, 민간 부문 기술에 대한 정부의 간섭, 부채 등 모든 요소를 아주 낙관적으로 봤을 때나 가능하다"고 전했다.

yeseul@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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