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노총 "김문수 위원장 극우발언 계속되면 경사노위 탈퇴" 경고

유선희 기자 2022. 10. 25. 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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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수 신임 경사노위 위원장(왼쪽)이 지난 6일 여의도 한국노총을 방문, 김동명 위원장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동명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위원장은 25일 김문수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위원장의 ‘극우 발언’이 계속된다면 경사노위를 탈퇴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한국노총 대회의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말 한마디가 간단해 보이지만 사회적 대화기구 수장의 말은 그러면 안 된다. 대화를 중단할 수 있을 정도로 중요한 사안이다”며 “탈퇴는 신중해야겠지만, 사회적으로 용납할 수 없는 발언이 계속 나오면 탈퇴로 이어질 수 있다”고 했다.

김문수 경사노위 위원장은 지난 12일 국정감사에서 “문재인(전 대통령)은 김일성주의자”라고 말한 데 이어 지난 13일에는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을 만나 ‘노란봉투법’에 대해 “소유권 침해하면 공산주의”라고 말했다. 경사노위가 앞으로 다뤄야 할 의제가 진지하게 논의되기도 전에 위원장이 논란을 몰고 다니는 상황이다.

한국노총은 박근혜 정부 때인 2016년 1월 경사노위의 전신인 노사정위를 탈퇴했었다. 노사정이 2년 동안 대화를 거쳐 ‘노동시장 구조개선을 위한 노사정 대타협’에 합의했는데, 정부가 곧 바로 파견업무 허용범위의 확대 등을 담은 ‘노동개혁 5대 법안’ 개정안을 발의했기 때문이다. 한국노총은 문재인 정부 때 다시 경사노위에 합류했다.

김 위원장은 “한국노총이 사회적 대화를 끝까지 포기하지 않은 것은, 우리나라 노사관계를 발전시킬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김문수 경사노위 위원장의 행태는 시대착오적이다”라며 “경사노위 위원장은 첨예하게 대립하는 노사 가운데서 대화를 끌어내고 중재하는 역할을 충실히 해야 하는 자리다. 그런 역할은 방기하고 오히려 갈등을 조장하는 사람은 경사노위 위원장으로서 자격이 없다”고 했다. 이어 “또다시 분란을 일으킨다면 위원장을 임명한 윤석열 대통령에게 그 책임을 묻겠다”며 “경사노위를 자신의 정치적 욕망을 채우기 위한 도구로 사용하지 말라. 마지막 경고다”라고 했다.

김 위원장은 또 “SPC 계열사인 에스피엘(SPL) 평택공장과 충북도청 도로보수 중대재해, 안성 물류 건설 현장 산업재해 등 연이어 노동자들이 죽고 다치는 사고가 일어났다”며 “윤석열 정부는 중대재해처벌법을 완화해 경영책임자의 안전보건에 관한 책임마저 삭제하려 한다. 산재의 구조적인 문제를 파악하라고 하면서 손발로는 산재 문제를 악화하는 모순적인 상황이다”고 말했다.

노란봉투법에 대해선 “여전히 수많은 하청노동자, 특수고용 노동자들이 노조법상 노동자로 인정받지 못하고 노동조합 설립은 엄두조차 내지 못하고 있다. 취약계층을 위해서라도 개정 법안이 통과돼야 한다”며 “노총은 상당히 중요한 입법과제로 보고 있고, 절박한 마음으로 민주당과 교류하고 있다”고 했다.

한국노총은 윤석열 정부의 노동시간 유연화, 직무성과급 임금개편 등을 규탄하면서 하반기에 노동민생과 개악저지를 위해 투쟁하겠다고 밝혔다. 최저임금 업종 차별적용 철폐, 원·하청 노동자 보호를 위한 사업이전 시 고용승계 의무화, 노동중심 정의로운 전환 지원, 모든 일하는 사람의 기본적 권리 보장법, 공공부문 개혁 분쇄 등이다. 한국노총은 다음 달 5일 전국노동자대회를 연다.

유선희 기자 yu@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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