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일약품 폭발부터 안성 붕괴까지 한달 사이 대형 산재만 3건.. "노동자가 죽지 않는 세상 만들어달라"
불과 한달사이 경기지역에서 대형 산업재해 사고가 3건이 연달아 발생하면서 노동자들이 “죽지 않는 일터를 만들어달라”고 촉구했다.
민주노총 경기도본부와 파리바게트 SPL 산재사망 대책회의, 화일약품 중대재해 사망사고 대책위는 25일 고용노동부 경기지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이들은 기자회견에서 “화일약품 폭발사고와 파리바게뜨 SPL 평택공장 산재사망, 안성 KY로지스 물류센터 붕괴사고 등 세 건의 사고에서만 5명이 사망했다”면서 “산재사망은 비일비재한데 노동부의 예방과 감독이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특히 SPL 평택공장 사고에서 적나라한 현실을 목격할 수 있었다. 사망사고를 목격한 노동자를 일요일에 특근 시켰고 사고 현장에 출근 시켜 생산량을 맞추게 했다”면서 “비인간적인 노동을 바꿔야 하며 생명이 존중받고 노동자가 존중 받는 노동현장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사고가 재발하는 것을 막기 위해 노동부는 유족이 사건조사와 재발방지대책에 참여할 수 있도록 보장해야 한다”면서 “유족과 민간 전문 기관이 참여하는 민관합동조사기관을 구성할 것을 요구한다”고 했다.
강규형 화섬식품노조 SPL지회장은 “노동자들이 수년간 회사에 안전 조치를 마련해달라고 요구했지만, 무시하다 결국 일이 벌어졌다”면서 “더 아쉬웠던 것은 이런 사안을 제대로 관리 감독해야 하는 감독기관인 노동부가 형식적으로 현장 점검을 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난달 30일 오후 2시22분쯤 화성시 향남읍 제약공단 소재 화일약품에 폭발로 인한 큰 화재가 발생해 1명이 사망하고 17명이 다쳤다. 사상자는 모두 화일약품 소속 노동자였다. 내부에서 취급하는 아세톤이 유출됐고 여기에 불이 붙어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15일 평택 SPL 공장에서는 20대 노동자가 샌드위치에 들어가는 소스 교반기를 가동하던 중 기계에 말려 들어가는 사고를 당해 숨지는 사고가 났다. 안전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지켜야 하는 ‘2인 1조’ 근무 수칙도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고, 사고를 방지하기 위한 자동방호장치가 설치되지 않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지난 21일 오후 1시5분쯤에는 안성시 KY로지스 저온물류창고 신축공사장 4층에서는 콘크리트 타설작업 중 거푸집이 내려앉으면서 노동자 5명이 13m 아래로 추락해 3명이 숨지는 사고가 났다. 노동부 조사 결과 SGC이테크건설이 시공사인 해당 현장에는 동바리(가설 구조물) 조립도가 제대로 작성되지 않았고, 콘크리트 타설 방법도 준수하지 않는 등 기본적인 안전조치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김태희 기자 kth08@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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