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 수출도 미국에 발목 잡히나? 폴란드 부총리 "웨스팅하우스 가능성 아주 높다"

워싱턴/김진명 특파원 2022. 10. 25.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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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체크 사신(오른쪽) 폴란드 부총리가 24일(현지 시각) 워싱턴DC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왼쪽에 안나 모스크바 기후환경부 장관이 서있다. /폴란드 기후환경부

총 6기를 건설할 예정인 폴란드 원자력발전소 건설 수주 경쟁에서 한국수력원자력이 미국 원전 기업 웨스팅하우스에 밀릴 우려가 커지고 있다. 웨스팅하우스가 지난 21일 한수원이 개발한 한국형 원전 ‘APR 1400′은 자사의 디자인을 사용해 만든 것이기 때문에 미국 에너지부의 허가가 있어야 제3국에 수출할 수 있다며 한수원과 한국전력을 상대로 지적재산권 소송을 제기한 데 이어, 폴란드 정부가 미국 측으로 기우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폴란드의 영문 뉴스 채널 TVP 월드에 따르면 미국을 방문 중인 야체크 사신 폴란드 부총리 겸 국유자산부 장관은 24일(현지 시각) 제니퍼 그랜홈 미국 에너지부 장관과 회담한 뒤 기자들과 만나 “폴란드 첫 원전 건설의 외국 파트너 선택이 임박했다”면서 웨스팅하우스가 선정될 “가능성이 아주 높다(very good chance)”라고 말했다. 원전 건설 문제를 상의하기 위해 안나 모스크바 기후환경부 장관과 함께 미국을 찾은 그는 “에너지 위기의 영향을 받고 있기 때문에 완전히 새로운 에너지원을 기반으로 우리 에너지 안보를 구축하기 위한 결정을 빨리 내려야 한다”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환경 영향 평가와 입지 선정 등에 관여하는 기후환경부의 모스크바 장관은 “오늘 미국 측 제안의 결정적 요소들을 논의했다. 미국 측이 명확히 해주기를 바라는 몇 가지 문제가 여전히 있다”라며 “조만간 이 문제에 대한 정부의 결정을 발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2026년 착공이란 목표를 현실적으로 맞추려면 올해 말까지는 어느 기술을 사용해 원전을 건설할지 결정해야 한다”라고도 했다.

웨스팅하우스가 한수원과 한전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이유는 폴란드 원전 수주 경쟁에서 한수원을 견제하기 위해서라고 풀이된다. 한수원은 웨스팅하우스 측이 제기한 소송에 대해 “한국 원전이 웨스팅하우스 기술을 사용하고 있어 미국의 수출 통제를 받아야 한다는 취지로 파악된다”며 “원전 수출에 차질이 없도록 최선의 대응책을 모색해 나갈 계획”이라고 했다. 지난 5월 한·미 정상회담에서 양국이 원전 협력을 다짐한 만큼 범정부 차원의 대응도 필요할 전망이다.

한편 폴란드 기후환경부는 이날 미국 에너지부와의 회담에서 ‘러시아의 국제원자력기구(IAEA) 회원 자격을 정지하자’는 폴란드 측 주장도 논의했다고 밝혔다. 폴란드 정부는 “자포리자 원전에서의 러시아의 행동은 용납할 수 없다”라며 이같은 제안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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