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쓰레기 수거..인천 '반려해변'을 입양해 주세요
지난 9월 30일 서울시설관리공단 임직원 56명은 인천 중구 을왕리 선녀바위해수욕장 해변에서 쓰레기를 수거하는 정화활동을 벌였다. 길이 700m의 해변에서 1시간 남짓 수거한 해양쓰레기는 생활폐기물을 비롯해 폐어구와 폐건설자재, 스티로폼 등 1480㎏이다. 서울시설관리공단이 이날 선녀바위해수욕장 해변에서 쓰레기를 수거한 것은 이곳을 지난 9월 28일 ‘반려해변’으로 입양했기 때문이다.
‘반려해변’은 기업·단체·학교 등이 자발적으로 특정 해변을 맡아 자신의 반려동물처럼 가꾸고 돌보는 해변입양 프로그램이다. 반려해변 관리자들은 2년 동안 관리하며 수거한 쓰레기 정보를 정부에 제공해야 하고, 연 3회 이상 정화활동을 해야 한다. 해양수산부는 반려해변을 입양하면 해변 입간판 설치와 우수기업 표창, 친해양환경기업 인증 등의 인센티브를 제공한다.
해양수산부는 정부 주도의 해양쓰레기 수거 정책의 한계를 극복하고, 민간의 해양쓰레기 관리를 유도하기 위해 2020년 9월 제주도 3개 해변에서 시범사업을 시작했다. 2년 만에 전국 8개 광역지자체로 확대됐으며, 현재 전국 61개 해변에 80개 기관이 반려해변을 지정·관리하고 있다.
인천은 2021년 8월 CJ제일제당이 처음으로 중구 용유도 마시안해변 3㎞를 입양하는 등 현재 12곳 7.2㎞가 반려해변으로 지정됐다. CJ제일제당이 관리하는 마시안해변은 지난 6월 주한미대사관도 입양했다.
2021년 10월에는 (사)해양생태보존회가 옹진군 선재도 드무리해변 240m, 고프로 다이브가 옹진군 영흥도 농어바위해변 370m를 입양했다. 효성첨단소재와 인천대학교 평생교육 트라이버시티가 중구 용유해변 1.2㎞, KT&G도 서울시설관리공단과 을왕리해변 700m, 포스코와 알엘에이피(주)는 중구 왕산해수욕장 800m, 메드트로닉코리아와 (주)제이앤케이사이언스가 중구 하나개해수욕장 900m를 입양해 관리하고 있다.
인천시는 올해 12개 기관이 입양해 관리하는 반려해변에서 수거한 해양쓰레기는 10t에 이른다고 설명했다.
한국은 1만4962㎞의 해안선과 많은 섬이 있다. 인천은 100여개의 섬에 인천시가 관리하는 해안가만 1066㎞이다. 인천시는 긴 해안선과 유입경로가 다양한 해양쓰레기의 특성상 인천시의 대응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보고, 기업·단체·학교 등의 반려해변 입양과 관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반려해변은 1986년 미국 텍사스에서 개발한 해변입양 프로그램을 벤치마킹한 것이다. 텍사스 해변입양제도는 지금까지 540만명의 자원봉사자가 9700t의 쓰레기를 수거하는 성과를 거뒀다. 이 프로그램은 현재 미국 48개 주에서 시행하고 있다.
인천시 관계자는 “반려해변은 특정 해변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해양쓰레기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의식과 해결방안을 사용자와 함께한다는 것에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박준철 기자 terry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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